디자인 무심사등록제 보완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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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권 존속기간 20년으로 연장, 업계 논란 예고

2013-03-07 오전 8:53:14


디자인 등록제도 보완에 대한 업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소송과 맞소송으로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LG패션과 영국 버버리간의 분쟁을 비롯해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쿠론」이 유사상품 단속을 통해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또 「유니클로」 「8세컨즈」 「스파오」는 영세 디자이너 제품을 카피했다는 의혹에 휘말려 공식적인 사과를 하는 등 최근 2~3년 사이 분쟁이 부쩍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상은 디자인과 상표, 특허 등에 대한 권리인 ‘지적재산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나타난 것이다. 독창적인 디자인에 대해 존중하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앞으로도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디자인 침해에 대한 범위와 해석이 엇갈리는 데다 개별 업체가 자사의 이익을 위해 ‘디자인 무심사 등록제’를 악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최근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쿠론」은 「피에르가르뎅」 핸드백이 자사 제품의 디자인을 도용했다며 지적재산권 행사에 나섰다. 「피에르가르뎅」이 「쿠론」 제품 출시 이후 비슷하게 디자인한 상품을 출시해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부당 이익을 편취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피에르가르뎅」은 해외브랜드 ‘C’사 제품을 참고했을 뿐 「쿠론」 제품을 도용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쿠론」과 「피에르가르뎅」 모두 해외 브랜드 ‘A’사 제품과 유사한데다 「쿠론」 제품이 독창적인 디자인이라고 볼만큼 특별하지 않기 때문에 먼저 등록했다는 이유로 우선권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디자인 권리를 보호하고 관련 산업을 진흥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디자인보호법’이 오히려 공정한 경쟁의 발목을 잡는다는 데 있다.
현재 특허청은 유행성이 강하고 라이프사이클이 짧은 의류, 액세서리 등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디자인 무심사 등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제품 출시 전 간단한 요건을 갖춰 특허청에 제출하면 해당 디자인에 대한 권리를 인정받는 제도다.


‘신규성’과 ‘창작성’이라는 디자인권 등록 요건에 대한 모호성은 업계의 반발을 가장 크게 사는 대목이다.
실제 지난해 제일모직과 이랜드 등 주요 패션기업이 디자인무심사제도를 통해 신규 등록한 상품들을 확인한 결과 일반적인 디자인의 백팩과 숄더백, 심지어 구두굽과 밑창까지도 기존에 등록되지 않은 디자인은 꾸준히 신규 등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견패션업체 김모 대표는 “디자인보호법상 디자인이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신규성과 창작이 용이하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가 있는데 패션 디자인 중에는 이에 해당하는 것이 드물다”면서 “악의적인 모조품에 대해서는 적절한 조치를 해야겠지만 불필요한 제도로 논란을 불러일으켜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당초 취지와 달리 일부 기업에게만 혜택이 편중되고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기업들은 자사 법무팀이나 외부 법무법인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이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이나 인디 디자이너들은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이 현실. 제품 1개당 등록비용이 20만원에 달하는데다 관련 업무를 담당할 인력이 없기 때문이다. 또 독창적인 디자인에 대한 인정 범위가 모호해 악의를 갖고 모조품을 만든 경우를 제외하고는 패션업계에서는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또 법정 분쟁으로 비화해 사건이 확대되는 경우가 피해가 막대하고 대기업의 경우 자칫 사회적인 논란이 되는 ‘대기업-중소기업’ 간의 분쟁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선제적인 대응 측면에서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애당초 취지와는 다르게 운영되고 있지만 최근 특허청이 디자인권 존속 기간을 15년에서 20년으로 늘리는 등 패션업계에는 실정과 맞지 않는 내용으로 관련 법안 개정을 서두르고 있어 더 큰 혼란을 예고하고 있다.



김정명 기자
kjm@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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