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연희동, 버스가 다니는 큰 길에서도 몇 블럭 더 안으로 들어간 한적한 주택가. 이곳에 자그마한 디자이너 브랜드 스토어가 오픈해 눈길을 끈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76㎡’는매장 겸 쇼룸으로,남성 구두 「바이바또마스티」의 이도명, 안경및 선글라스 「토모아이웨어」의 이정귀, 여성 플랫슈즈「토레로」의 이경묵 등 3명의 디자이너가 의기투합해 만든 곳이다.
창고로 사용하던 단독주택 반지층을 디자이너들이 직접 개조하면서 거친 콘크리트의 느낌은 그대로 살리고 따뜻한 조명으로 아늑한 느낌을 연출했다.
이도명 「바이바또마스티」 디자이너는 “가로수길이나 홍대는 너무 복잡하고 임대료도 터무니 없이 비싸다”면서 “유동인구는 많지 않지만 조용한 동네 분위기 때문에 고객들과 여유롭게 얘기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76㎡’는 23평 남짓한 작은 공간이지만 디자이너들이 직접고객과 소통하며 판매까지 하고 있어 이미 ‘동네 편안한 쉼터’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시장에 다녀오는 아주머니나 학교를 마친 학생들이 지나가는 길에 한번씩 들러 매장을 구경하기도 하고 일부러 멀리에서 찾아오는 손님도 적지 않다. 브랜드별로 아이템도 겹치지 않아 각자 다른 고객층을 불러들일 수 있다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이정귀 「토모아이웨어」 디자이너는 “한번은 남성 구두를 사려는 대학생 커플 고객이 왔는데, 매장에 들어오더니 플랫슈즈가 예쁘다며 「토레로」 제품을 사갔다”면서 “서로 다른 아이템을 가진 세 브랜드가 모여 있으니 이런 시너지 효과가 생기더라”고 웃으며 말했다.
향후 세 브랜드는 콜래보레이션 작업을 통해 새로운 콘셉의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며, ‘76㎡’라는 이름으로 쇼룸비즈니스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또 ‘유통 판로를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는 다른 신진 디자이너들에게 공간을 제공해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경묵 「토레로」 디자이너는 “대부분 디자이너 브랜드는 1인 체제로 움직이기 때문에 뜻이 맞다면 서로 뭉쳐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도 좋다”면서 “앞으로 ‘76㎡’가 어떤 모습으로 발전할지 기대해달라”고 각오를 내비쳤다.
한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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