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패션위크 빛낸 韓 디자이너 비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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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돈·이정선, 기업 후원 통해 훨훨

2013-03-10 오전 9:33:08

지난달 15일부터 5일간 열린 런던패션위크에서 두 명의 한국인 디자이너가 주목을 받았다. 영국 런던을 거점으로 전세계를 종횡무진 누비는 디자이너 최유돈(38)과 이정선(36)이 그 주인공. 재능으로 똘똘 뭉친 이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멋지게 활약할 수 있는 이유는 ‘기업의 후원’이라는 든든한 뒷받침 덕분이다.


◇SFDF 2회 연속 수상자 최유돈 「유돈 초이」



런던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최유돈 디자이너는 제일모직의 후원을 받고 있다. 최 디자이너는 삼성패션디자인펀드(이하 SFDF)의 7, 8회 수상자로 연속 선정됐다. 제일모직은 2005년부터 SFDF를 통해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계 신진 디자이너에게 10만 달러(약 1억원)를 지급하고, 자유로운 창작 활동을 위해 전반적인 지원을 돕고 있다.


최유돈 디자이너의 「유돈 초이(Eudon Choi)」는 론칭 첫 해 런던패션위크에 진출했다. 2012 F/W 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 런던패션위크 온스케줄, 공식 무대에 선 최 디자이너는 ‘영국 패션의 새로운 경향을 이끄는 신진 디자이너’로 불리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최유돈 디자이너는 “옷을 만드는 제작 비용은 제외하고 모델 선정부터 장소, 무대 연출, 조명 등 5분 남짓한 컬렉션을 여는 데만 실로 엄청난 비용이 소요된다. 많은 신진 디자이너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옷만 보여주는 패션쇼를 하는 상황이지만 「유돈 초이」는 SFDF의 후원을 통해 좀 더 수준 높은 컬렉션을 선보일 수 있어 만족스럽다”며 소감을 밝혔다.



러시아 포크 아트에서 영감을 받아 진행한 이번 컬렉션은 무대 연출 또한 빛났다. 러시아 포크 밴드가 라이브 연주를 하면서 패션쇼의 생동감을 높였다. 조명 또한 옷이 돋보일 수 있도록 조절하는 등 무대 연출까지 멋진 쇼를 선보였다.


「유돈 초이」의 이번 F/W 컬렉션은 ‘창의성과 상업성이 적절히 조화를 이뤘다’는 호평 속에서 런던패션위크 데일리 뉴스의 1면 표지를 장식했고, 스타일닷컴의 메인 화면으로 선정되며 런던 컬렉션의 하이라이트로 불릴 만큼 많은 주목을 받았다. 지난 S/S 컬렉션을 본 영국의 셀프리지 백화점은 컬렉션 전체를 바잉해 영국 내 독점 판매했다. 전세계에서 단 14명의 디자이너를 선별해 후원하는 ‘스와로브스키 컬렉티브’는 이번 시즌 「유돈 초이」를 선택했다.


◇한국인 최초 헤롯 어워즈 이정선 「J. JS LEE」



런던에서 「J. JS LEE」를 선보이고 있는 이정선(Jackie JS Lee) 디자이너는 영국 헤롯 백화점의 후원으로 빛을 본 케이스다. 헤롯 백화점은 해마다 새로운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디자이너의 상품을 사입해 직접 판매하는 것은 물론, 브랜드 운영 전반에 대해 컨설팅도 해준다.


이 디자이너는 영국 런던의 패션스쿨 센트럴 세인트 마틴의 졸업 패션쇼에서 최고 디자인상인 헤롯 어워즈를 한국인 최초로 수상했다. 헤롯 백화점은 이 디자이너의 졸업 작품을 전량 사입하고 비즈니스 전반에 대한 컨설턴트까지 적극적으로 도왔다. 이어 「J. JS LEE」는 영국 패션협회에서 선정하는 뉴 제너레이션에 선정되면서, 협회의 후원을 통해 2011 S/S 시즌 첫 컬렉션을 마쳤다. 일본 브랜드 「타비오」는 이정선 디자이너의 컬렉션에 스타킹을 제작 후원하는 등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에 전세계의 관심과 지원이 이어졌다. 지난 2011년에는 SFDF 6회 수상자로 선정되며 제일모직의 후원을 받았다. 파리에 쇼룸을 오픈한  「J. JS LEE」는 영국 런던을 비롯해 미국, 이탈리아, 일본, 중국, 홍콩 등 세계 각지로 뻗어나갔다.



「J. JS LEE」의 2013 F/W 컬렉션은 ‘아프리카의 전통 위빙 기법을 디테일에 적용한 점과 들꽃을 연상시키는 컬러 팔레트를 통해 깨끗한 자연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반적으로 바잉은 런던 컬렉션이 끝난 뒤 파리 쇼룸에서 이뤄지는데 이번에는 쇼가 끝나자마자 비즈니스 미팅이 쇄도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이정선 디자이너는 “헤롯 어워즈와 SFDF의 후원을 발판 삼아 성장할 수 있었다. 헤롯 백화점은 비즈니스에 대해 무지할 때 세팅부터 차근차근 알려줬고, 제일모직은 자금 후원뿐 아니라 브랜드 홍보 등 대내외적인 지원을 해줬다. 앞으로 국내 기업과 다양한 형태로 작업을 함께 해보고 싶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신진 향한 후원 더욱 많아져야
실력이 출중해도 자금 부족으로 빛을 보지 못하는 디자이너에게 기업의 후원은 가뭄에 단비 같은 요소다. 국내의 경우 지원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갖춰져 있지 않은 편이지만 일정액의 후원금을 지원하는 제일모직, 디자이너 브랜드를 인수해 매니지먼트하는 코오롱FnC 등이 대표적이다.


김현민 SFDF 담당자는 “SFDF는 디자이너가 좀 더 좋은 컬렉션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마련됐다. 많은 비용이 드는 컬렉션을 SFDF의 후원금을 통해 금전적 부분을 해결함으로써 디자이너는 더욱 완성도 있는 컬렉션에 집중할 수 있다. 준비 과정에서 소재 준비나 디자인 리서치 등도 보다 좋은 조건에서 할 수 있어 동반 상승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K-패션이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의 한국 디자이너들을 향한 후원이 적극적으로 필요한 때다.



정민경 기자
jmk@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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