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도시 프랑스 파리. 지난 16일부터 5일간 열린 2013 FW 파리 멘즈 컬렉션을 보기 위해 전세계에서 패션피플들이 몰려들었다. 도시는 또 한번 축제 열기로 들썩거렸다. 다음 시즌 남성복 트렌드를 선보인 자리에 한국 패션이 빠질 수 없다. 전세계 패션의 중심, 파리에 우뚝 선 한국 남성복 디자이너 우영미, 송지오, 정욱준. 아직도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그들의 패션쇼 현장을 공개한다.
◇우영미 「WOOYOUNGMI」


파리 멘즈 컬렉션 넷째 날인 지난 19일 오후 4시(현지시각). 해가 뉘엿뉘엿 저물 무렵 우영미 디자이너의 22번째 파리 컬렉션이 시작됐다.
이번 컬렉션의 주제는 ‘바우하우스(Bau haus)’다. 바우하우스는 2차 세계대전 직전 독일에서 시도된 새로운 개념의 미술학교를 말한다.
우 디자이너는 미래 지향적이었던 바우하우스의 정신을 프린트, 색깔, 실루엣, 재단 등 컬렉션 전반에 걸쳐 나타냈다.
색깔은 한층 더 선명하고 생생해졌다. 바우하우스 건축 이론에서 영감을 받아 파랑, 노랑, 네이비, 회색 등을 옷에 녹여냈다. 또 동일 색상으로 톤을 다르게 배색하는 톤온톤 방식은 우 디자이너만의 미묘하고 섬세한 감성을 표현하기에 충분했다.
패브릭은 울, 펠트, 플란넬 등을 사용했고 니트, 수트, 가죽 재킷, 레인코트 등 다양한 아이템이 등장했다. 니트를 레이어해서 편안한 느낌을 강조했고, 비니, 배낭 등 액세서리를 매치해 일상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스타일을 선보였다.
◇송지오 「SONGZIO」


19일 12시. 벌써 11번째 파리 컬렉션 무대에 선 송지오 디자이너의 「SONGZIO」는 이번에도 현지의 호평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쇼를 마쳤다.
송 디자이너는 지금까지 자신의 디자인 세계를 상징하는 ‘도령’을 통해 서정과 동경의 디자인을 선보여 왔다. 이번 시즌 그는 1949년 노벨상을 수상한 미국 작가 윌리엄 포크너의 1931년 작 ‘성역’에서 영감을 받았다. ‘성역’은 폐쇄와 억압, 성적 욕망 및 관음증 등을 통해 죄악에 대한 불감증에 빠진 현대 사회를 강하게 비판하는 소설이다.
송 디자이너는 컬렉션에서 작품 전체를 짓누르는 강력하고 어두운 이미지를 적용해 ‘도령’의 양면성을 표현했다. 소재는 양가죽과 소가죽을 주로 사용하고 페인팅 기술을 활용해 기존 소재에서는 볼 수 없었던 질감과 볼륨을 강조했다. 컬러는 작품의 배경이 된 1900년대 초 미국 남부 시골마을을 상징하는 검정, 흰색, 브라운, 회색을 주로 사용했다.
◇정욱준 「JUUN.J」


한국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 「JUUN.J」의 인기는 이번 시즌에도 여전했다. 지난 18일 열린 컬렉션에는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패션쇼 전문 사진기자와 해외 유명 패션블로거, 스타일리스트, 바이어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2013 F/W 「JUUN.J」의 주제는 ‘Reversing, 상반된 아름다움’이이었다. 남성과 여성, 고전과 미래, 간결과 장식 등 서로 상반된 요소가 결합되어 만들어 내는 새로운 형태의 디자인이 무대를 수놓았다.
특히 상반된 요소를 표현하기 위해 컬렉션 중간 중간 모델 두 명이 동시에 등장해 한 의상을 뒤집어 입으면 전혀 다른 형태의 옷으로 바뀌거나 지퍼로 서로 다른 옷을 탈·부착 할 수 있음을 연출해 보여 전세계 취재진들의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한지형 기자 hjh@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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