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밸류 유통에 대한 패션업체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성장이 정점에 다다른 백화점과 달리 수익창출과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을 수 있으리란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패션업체들의 기대를 중족키 위해서는 매스밸류 유통 역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 산을 넘지 못하면 시간만 3~4년 지체될 뿐 결국 지금의 백화점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패션업체가 말하는 매스밸류 유통 진입장벽 4가지를 취재했다. <편집자 주>
높은 수수료, ‘손 안 되고 코풀기’
가장 큰 장벽은 높은 수수료 부담이다.
할인점 평균 수수료 22∼25%. 여기에 중간관리 수수료 15%를 더하면 37∼40%. 대리점 평균배수 33∼35%에 비해 5% 높다. 현실적으로 할인점 매출이 가두점보다 결코 높지 않은 현실을 감안할 때, 브랜드들이 고스란히 이를 부담하고 있다. 여기에 할인점 정책에 따른 판촉비용 등 암암리에 들어가고 있는 각종 비용을 더하면 가두점과 비교해 할인점 영업 시 업체들이 부담하는 비용은 최소 6∼7%는 더 든다고 볼 수 있다.
6∼7% 부담은 패션 브랜드들의 현재 이익률이 10% 전후인 현실을 감안할 때 엄청난 부담이다.
이런 와중에 최근 또다시 업계에 할인점 수수료 인상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현행 법규상 백화점과 달리 할인점 수수료는 최대 28%를 넘지 못한다. 달리 말하면 수수료가 현재보다 3% 이상 높아진다는 말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할인점 측의 최근의 변화와 투자를 감안할 때 그 시기도 그리 멀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할인점 위주로 영업을 펴고 있는 아동복 A 브랜드는 이에 지난해부터 할인점 수수료를 아예 28%라 생각하고 여기에 맞춰 사업전략을 펴고 있다. 이를 위해 이 회사 생산을 맡고 있는 사장은 소싱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한 달에 반 이상을 해외에서 살다시피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순차적으로 할인점 매장 수십 개를 비롯해 비효율매장 50개를 철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생산과 유통전략으로도 한계를 느끼며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할인점에서 제기되는 수수료 문제는 할인점 위주 브랜드들의 배수가 낮다는 점에서 백화점에서 제기되는 수수료 문제보다 심각하다. 백화점은 중고가로 배수를 많게는 7배까지 볼 수 있는 데 반해 가격저항이 심한 할인점 브랜드는 배수를 많아야 4∼5배수, 경우에 따라서는 3배수 이하인 경우도 허다하다.
생산 소싱 강화를 통해 비용을 줄인다 해도, 가격 상한선 제한이 존재한 할인점 실정을 감안할 때 배수를 높이는 데도 한계가 있다.
통일된 정책, 브랜드 획일화 우려
합리적인 가격에 색깔 있는 브랜드를 지향하는 신규 아동복 B. 이 브랜드는 올해 유통 계획을 ‘선 가두점 후 마트’로 정했다. 이 때문에 올 상반기는 매장 수를 20개 내외로 시작한다. 합리적인 가격대를 지향하는 이 브랜드 입장에서 매장 수가 많으면 물량도 그에 비례해 증가, 결국 원가절감 이점이 생긴다.
더욱이 이 브랜드는 인지가 높아 마트 입점이 용이하므로 단번에 많은 매장을 열 수 있다. 그럼에도 이 브랜드가 좋은 매장 내기 쉽지 않은 가두점에 우선 진출하려는 것은 가격보다는 색깔 있는 상품으로 사업을 펴고 싶어서다.
할인점에 입점하면 그곳 정책과 요구에 따라 입점 브랜드 특성이나 전략과 배치된 상품이나 영업전략을 펴게 되고, 그러다 보면 자칫 브랜드 색깔을 잃는다는 것이다.
도저히 브랜드 특성과 맞지 않아 협조를 하지 않으려 해도, 할인점 측에서 여지없이 ‘퇴점카드’를 내밀게 뻔해 속수무책 따를 수밖에 없다.
반면 가두점은 상품이든 영업전략이든 주변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브랜드 위주로 사업을 펼 수 있다. 만일 비협조적인 대리점주가 있으면 철수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할인점은 수십 개 매장이 연대책임으로 묶여 있어, 울며 겨자 먹기로 따를 수밖에 없다.
PB의 들러리, ‘내가 니 시다바리가’
할인점 위주로 영업을 펴던 C 아동복 브랜드. 최근 이 브랜드는 꿈을 접고 사업을 포기했다. 이유는 자신이 결국 할인점 PB 브랜드 들러리에 불과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한때 내셔널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 이 브랜드는 유명 브랜드 출신의 디자인실장을 영입하고, 내셔널 브랜드도 1년에 한두 번 보내는 해외출장을 두세 달에 한 번씩 보내며, 차별화된 상품을 제안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할인점의 가격
박찬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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