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사람의 삶과 풍류’…‘영감과 소통의 예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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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 김홍도의 풍속화에서 패션디자이너 이상봉 의상까지

2013-01-10 오후 5:53:39

새해 볼 만한 전시


주빈 메타는 최근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내한 공연 전 "음악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죠. 하지만 음악의 힘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생각이 다른 두 사람조차도 베토벤 연주를 듣는 약 두 시간 동안 만큼은 하모니와 화합의 장 안에 있게 합니다"고 말했다.


한 공간에서 같은 목적을 갖고 모인 사람들이라면 음악 뿐아니라 전시장 관람에서도 같은 마음일 것이다. 거장의 컬렉션을 숨죽이고 바라보는 동안 그와 공감하기 위해 몰입하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새해를 맞아 국내 미술관과 갤러리들은 이런 거장의 마음을 꿰뚫기라도 한 듯 힘찬 출발과 우리 것에 의미를 다시 되새기자는 메시지를 화두로 삼았다. 한국적인 것과 희망, 그리고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표현하는 작품들을 첫 전시작으로 내놓은 것.



◇ ‘옛사람의 삶과 풍류-조선시대 풍속화와 춘화', 갤러리현대
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현대는 15일부터 본관과 두가헌 갤러리에서 '옛사람의 삶과 풍류-조선시대 풍속화와 춘화'를 연다.


조선 후기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풍속화와 춘화를 아우르는 이번 전시에서 평민 출신의 기산(箕山) 김준근(金俊根.19세기 중엽-20세기 초)의 작품 중 기존에 알려진 1572점 이외에 새로 발굴된 미공개작 79점 중 5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그림은 조선후기의 천재화가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의 작품으로 전칭(傳稱)되는 춘화 15점이다. 노골적인 장면들을 묘사하면서도 예술성을 잃지 않은 단원 전칭 '운우도첩(雲雨圖帖)'과 혜원 전칭 '건곤일회첩(乾坤一會帖)'은 원화 화첩 전체로는 처음 일반에 선보이는데 '19금(禁) 춘화'로 성인 관람객만 볼 수 있다.


갤러리현대는 작품 이해를 돕기 위해 오는 23일과 2월 13일 오후 2시 유홍준 교수 '옛사람들의 삶과 풍류'와 이태호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가 '조선 춘화의 에로티시즘'을 주제로 각각 강연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2월 24일까지. 02-2287-3591



◇ '향기가 움트다' 전, 일우스페이스
서울 중구 서소문동 대한항공 빌딩 1층 일우스페이스는 따뜻한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담아 매화를 소재로 한 작품을 모은 '향기가 움트다' 전을 열고 있다. 구성연, 차규선, 허달재, 홍지연, 홍지윤 등 작가 5명이 매화를 소재로 한 회화 20여 점을 내놨다. 구성연은 나뭇가지에 매화 꽃봉오리 대신 하얀 팝콘이 피어난 정물 사진을, 분청사기 기법을 응용한 회화 작업을 이어온 차규선은 캔버스 가득 꽃잎을 흩날리는 매화 그림을 내놨다. 2월 27일까지. 02-753-6502



◇ '전통의 울림'전, 이랜드 스페이스
서울 구로구 가산동 이랜드 스페이스에서 새해 첫 기획전 '전통의 울림'을 진행하고 있다.
박영길, 서정국, 서희화, 송운창, 임현경, 장세일 등 작가 6명이 전통에 대한 현대의 관점을 보여주는 회화, 조각,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24일까지. 02-2029-9885


서울 강남구 신사동 예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보자기, 마음의 기하학’전은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전시회이다. 화면을 가득 메운 화려한 원색 꽃 그림으로 유명한 '설악산 화가' 김종학(76) 화백이 50년 가까이 모은 전통 보자기 150여 점 중 모시 조각보와 비단 조각보 35점을 선보인다. 쓰고 남은 조각천을 하나하나 이어붙여 만든 까닭에 어느 것 하나 똑같은 작품이 없을 만큼 독창적이다.  23일까지. 02-542-5543


◇'옷, 한복, 허상 또는 실상-귀한 사람들'전, 아뜰리에 에르메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는 여성 국악인의 초상작업을 진행한 사진작가 김영일(52)의 개인전 '옷, 한복, 허상 또는 실상-귀한 사람들'이 열리고 있다. 작가가 지난 20년 동안 ‘우리 옷과 여성’을 주제로 기록해 온 국악인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만날 수 있다. 전시에서는 작가와 인연을 맺은 국악인들의 초상 사진과 오늘날 여성 한복의 의미와 제작과정을 기록한 동영상 등을 선보인다. 전시기간에는 여성 국악인이 전시장에서 국악 공연을 하고 이를 페이스북, 유튜브 등 온라인 미디어를 통해 대중에 공개한다.  3월19일까지. 02-544-7722


서울 강남구 청담동 조현화랑에서는 조각가 김동우(63·세종대 회화과 교수)의 개인전이 열린다. 서로 마주 보고 꼭 껴안은 남녀상에서 대리석이라는 소재가 주는 차가움이나 딱딱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모성애 물씬 풍기는 엄마와 아이, 가족, 사랑하는 남녀처럼 인간을 형상화한 작품 22점을 선보인다.  25일까지. 02-3443-6364



◇'한글 트랜스(TRANS): 영감과 소통의 예술'전, 남서울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은 서울 남현동 남서울미술관에서 '한글'을 소재로 한 서울미술대전 '한글 트랜스(TRANS): 영감과 소통의 예술'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에는 강익중, 김종원, 이상봉, 밀물현대무용단, 이상현, 정도준, 한재준 등 한글을 소재로 작품활동을 펼쳐온 동시대 작가 17명(팀)이 참여했다.
한글의 조형미와 과학적인 원리, 창제정신을 예술적으로 승화한 서예, 손 글씨, 패션, 디자인, 순수미술 등 5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2월17일. 02-2124-8936


이외에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는 한미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오는 3월 29일까지 ‘미국 인상주의 특별전: 빛과 색의 아름다움’이 열리고 있다. 미국 인상주의 대표작가 90명의 작품 130여점을 만날 수 있다.



서울 인사동 아라아트 갤러리에서는 한·중남미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중남미 현대미술전 '하바나, 열정을 말하다'를 열고 있다. 전시는 멕시코, 중앙아메리카, 남아메리카 각국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면서 비수교국인 쿠바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2월20일까지. 02-743-1643


이 외에도 미디어아트 전문 전시관인 종로구 서린동 아트센터 나비(02-2121-1031)에서는 '디지털 퍼니처(Digital Furniture)' 전이 열리고 있으며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는 ‘바티칸 박물관전-르네상스의 천재화가들’이 오는 3월31일까지 열린다.



강선임 기자
ks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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