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제로 속 브랜드 차별화 관건

그간 최악의 상황을 지낸 남성 정장군의 상황은 올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남성 정장군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불안감과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 의식에 긴장감마저 감돌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혹독한 시기를 이겨내기 위해서 브랜드 차별화를 꾀하는 과감한 시도가 필요한 때”라고 입을 모았다.
A 브랜드 사업부장은 “경기 불황 여파로 판매율이 눈에 띄게 떨어졌고,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날씨까지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신장은 꿈일 뿐, 현상 유지도 급급해 앞이 보이지 않는 캄캄한 터널 속을 헤매고 있는 기분”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SPA 브랜드, 수입 브랜드, 라이선스 브랜드 등 홍수처럼 쏟아지는 경쟁 업체 속에서 내셔널 브랜드의 입지가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시장 상황이 판이하게 달라졌는데 우물 안 개구리처럼 좁은 시야로 과거 방식에 안주한다면 결국 모두 전멸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제는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틀을 깬 신선한 시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타 조닝과 마찬가지로 정장 업계도 변화와 혁신이 불가피한 상황에 마주했다. 경쟁이 심화될수록 소비자에게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는 차별화된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곧 경쟁력으로 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누구와 경쟁할 것을 따지기 전에 브랜드가 먼저 철저한 준비를 하는 것이 관건이다. 어렵고 불안한 때일수록 위기를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당연한 말이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파악해 진정성으로 다가가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이야말로 브랜딩에 주력할 때”라고 강조했다.

올해 남성 정장군은 Δ브랜드 아이덴티티 재정립 Δ반응 생산 강화 Δ유통 채널 확장 Δ소비자 밀착 마케팅 등 다양한 변화로 돌파구를 찾을 전망이다. 소비자 선호도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방어와 공격을 동시에 펼치는 적극적인 전략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 다소 부진해도 하반기부터는 긍정적으로 풀릴 것으로 바라보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공급 물량 전체는 전년과 비슷하지만 반응 생산 비중을 평균 20% 정도로 책정했다. 예측이 어려운 기후와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절기에 맞는 상품 공급뿐 아니라 졸업, 입학, 결혼 등 시즌마다 전략 상품 판매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현장 실행력을 높이는 소비자 밀착 마케팅도 강화할 예정이다.
기존 고객을 확실하게 잡으면서 신규 고객을 고정 고객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쌓는 것이 주효하다. 할인, 행사 등 무분별한 저가 경쟁은 단기 매출 상승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나 장기적으로 브랜딩에 있어 돌이킬 수 없는 손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올해 정장업계는 가두 상권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포화상태나 다름없는 백화점과 더불어 대체 유통 채널을 찾아 활로 개척에 나선 것. 제일모직의 「로가디스」가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백화점 유통 중심의 「로가디스 컬렉션」과 가두점 유통 중심의 「로가디스 스트리트」로 사업부를 분리했다. 유통 채널뿐 아니라 상품 기획 단계부터 개별적인 독립 브랜드로 운영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냈다. 「로가디스 스트리트」는 올해 유통망을 130개까지 바라보면서 가두 상권 확장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또 「갤럭시」는 지난해 30주년을 기념한 「GX1983」을 론칭해 이탈리아,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처럼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정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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