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옷을 구매할 때는 여러 가지 조건을 고려한다. 품질이 좋은지, 가격은 그에 맞게 합당한지, 또 디자인은 요즘 유행에 부합하는지. 그런데 요즘에는 따지는 항목이 하나 더 늘었다.‘옷의 생산과정에서 환경과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것이다.
이 같은 ‘윤리적 소비’에 대한 인식은 패스트패션 열풍이 거세지면서 더욱 부각되고 있다. 최신 트렌드의 옷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패스트패션은 스타일에 대한 만족감은 높였지만, 대량 생산으로 인한 화학염료 사용량을증가시켜 환경 부담을 키웠다. 품질이 뒤쳐지기 때문에 유행따라 한 철 입고 마는 옷으로 치부되며 버려지는 옷의 양도 크게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저가에 옷을 제작하기 위한불공정 거래가 빈번히 발생하며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에 대한 고민은 환경을 생각하는 패션을 탄생시켰다. 오르그닷, 「그리니치뉴욕」, 「메이크」&「메이크어게인」 등은 환경과 나눔을 우선시하는 패션 상품을 제작해 소비자들의 착한 소비를 유도하고 있다.

윤리적 패션을 지향하는 사회적 기업 오르그닷은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옷을 만든다. 주로 사용하는 것은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원단이다.
이 원단으로 만든 친환경 유니폼은 SK 와이번스 야구단이 입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밖에 너도밤나무에서 추출한 천연 섬유, 모달원단이나 오가닉 코튼 등 환경 친화적 소재를 사용한다.
오그르그닷은 브랜드로써의 입지도 굳히고 있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만든 「A.F.M」은 활동적이면서도 감각적인 캐주얼 브랜드로 다채로운 색감, 섬세한 디테일을 선보이며 젊은층에게 어필하고 있다.
또한 오르그닷은 공정한 노동조건에서 생산한 제품만을 판매하며 수익금의 일부를기부하는 등 사회적 기업으로의 역할에도충실하고 있다.

「그리니치뉴욕」은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브랜드 철학으로 삼고 있는 가방 브랜드다. 천연 가죽이 아닌 합성 가죽으로만 제품을 만들며 “불필요하게 동물을 희생시키지 않고도 얼마든지 좋은 상품을 만들 수 있다”는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상품 생산시 환경 파괴를 최소화 하기위해 좋은 염료, 접착제 등을 사용하고, 면 캔버스 등 식물성 소재를 적극 이용한다. 또 인건비가 아무리 저렴해도 공장 노동자들에게 부당 대우하는 공장과는 거래를 하지 않으며, 한국동물자유연대와 연계, 전 상품에 태그를 부착함으로써 유기동물 입양운동을 홍보하고 사료를 후원하고 있다.
김성준, 박용규 「그리니치뉴욕」 공동대표는 “10년 전 파슨스 재학 당시 ‘지속 가능한 디자인’에 대한 과제를 수없이 이행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그때부터 이미 디자인의 쓰임새, 상품 개발 시 미치는 환경적·사회적 영향, 고객이 소비 하면서 어떤 가치를 소유할 수 있느냐에 대해 고민했던 것이다. 이 같은 철학을 한국에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름다운가게의 리사이클링 브랜드 「에코파티메아리」와 「리블랭크」에서 함께 일했던 윤진선·홍선영 디자이너는 올해 독립해 「메이크」&「메이크어게인」를 만들었다. 「메이크어게인」은 버려지는 헌 옷을 해체한 뒤 재구성해 새로운 패션 상품으로 만드는 라인이다.
각기 다른 무늬와 색을 가진 옷들이 마치 하나였던것 처럼 어우러져 패션상품으로써의 가치도 높지만 무엇보다도 희소성이 높고 윤리적인 소비까지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메이크」는 브랜드의 상용성을 높이기 위한 레이블이다. 일반적인 패션 상품과 같은 대량 생산 구조를 거치지만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에 주안점을 둬 환경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리사이클링 브랜드로써는 드물게 패션성도 인정받았다. 윤진선 디자이너는 이전에 전개하던 브랜드 「리블랭크」를 통해 서울컬렉션 제네레이션넥스트 무대에도 여러 차례 올랐으며, 최근 「메이크」&「메이크어게인」과 프랑스 3대 셀렉트숍 『레끌레르』의 미팅도 성사시켰다.

Interview with 윤진선 디자이너
리사이클링 브랜드 「메이크」 & 「메이크어게인」
-리사이클링 옷은 어떻게 만드는가?
우선 버려지는 헌 옷들 중에 쓸만한 것을 찾아내는 일부터 시작된다. 이게 참 고된 일이고, 또 헌옷 수급이 원할하지 않아 어려운 점이 많다. 이렇게 찾아낸 원단을 부분별로 조각내어 조합하는데, 기대밖의 재미있는 결과물이 나올때가 많아 보람을 느낀다.
-브랜드를 운영하며 가장 인상깊었던 일은?
내가 만든 리사클링 옷을 입고 프랑스 파리로 여행갔는데 『레끌레르』 바이어가 나를 발견하고 “네가 입은 옷 정말 멋지다. 「마르지엘라」거냐?”고 물었을 때다. 덕분에 미팅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으며 브랜드 카탈로그와 샘플을 보내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할 것이다. 지난 10월 ‘몽구스’라는 인디 밴드가 ‘리믹스’ 콘셉의 공연을 하며 우리에게 무대 의상을 맡긴적이 있다. 덕분에 소비자들에게 「메이크어게인」이라는 브랜드와 의의에 대해 많이 홍보할 수 있어 좋았다. 앞으로도 장르를 넘나들며 리사이클링에 대해 알리고 싶다.
최은시내 기자
cesn@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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