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Place - 서울 합정동 ‘더북소사이어티’(The Book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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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그 이상의 가치가 담긴 곳

2012-12-06 오후 5:57:56


“나 사고 싶은 책이 있는데 돈이 모자라. 만원만 빌려줄래? 응. 응. 맞아 거기. ‘더북소사이어티’로 오면 돼!”
더북소사이어티에 들어서자마자 한 여학생의 통화 소리가 조붓한 매장 안에 울려 퍼졌다. 책 하나를 손에 든 이 여학생은 마치 보물을 발견한 듯 들떠 있었다.
홍익대학교에서 디자인을 전공한다는 그는 더북소사이어티 ‘단골’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 여학생은 “과제에 필요한 서적을 구매하기 위해 자주 들르지만, 또 북소사이어티에 넘쳐나는 예술적 영감, 그 자체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서울 합정동 더북소사이어티는 서점이다. 그렇다고 그냥 서점은 아니다. 국내서는 드물게 희귀한 해외 서적과 국내 독립 작가들의 출판물을 취급한다. 대부분이 미술과 디자인에 관한 책으로,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 작가의 에세이나 소설은 눈 씻고 찾아 봐도 없다.


이렇다 보니 더북소사이어티엔 ‘없는 것’이 2가지 있다. 그 흔한 ‘베스트셀러’가 없고, ‘지나가다 들르는 고객’이 없다. 이 곳은 유명하진 않지만 자신의 예술 세계를 대중과 공유하고자 구슬땀을 흘리는 독립 작가들의 철학과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그들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소수의 고객들이 매장을 찾는다. 




북소사이어티의 주인장인 임경용 대표는 1인 출판사 ‘미디어버스’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미디어버스는 아티스트 북, 디자인, 자주 출판, 소규모 출판물 등을 기획하고 출간하는 출판사.


그는 “주변의 많은 독립 작가들의 설 자리를 만들기 위해 자연스럽게 출판사와 서점을 열게 되었다”고 동기를 설명했다. 도쿄와 뉴욕만 해도 독립 출판물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서점이 여럿 있지만 국내서는 2007년 홍대를 중심으로 번진 이 움직임을 조명하는 곳이 극히 드물다는 것.
임 대표의 진심이 세상에 닿은 것일까. 최근엔 그와 같이 독립 출판물에 애정을 가진 이들이 많아지면서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설 자리’도 부쩍 늘었다. 




전 세계 신진 아티스트들과 디자이너들의 독립 출판물, 그 중에 진(Zine: 적은 분량의 텍스트와 이미지로 구성한 얇은 독립 간행물)을 중점적으로 전시하는 ‘진 페이지스 페스트(Zine Pages Fest) 2012’가 대표적. 지난달 진 페이지스 페스트에 참가한 더북소사이어티는 이달 초 대구 ‘아트북 팩토리’도 종횡무진 누비며 비주류 작가들의 작품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또한 ‘문화역 서울 284’의 ‘인생 사용법’ 전시회와 최근 한 달간 진행한 『에이랜드』 홍대점에서의 팝업 스토어도 대중 문화에 한 발짝 더 다가가는 기회가 됐다. 



 


<사진>더북소사이어티에는 독립 작가들의 삶과 이야기가 담긴 책들이 가득하다. 임정국 기자 ljg@fi.co.kr
(맨 아래)‘미디어버스’에서 제작한 독립 출판물 <길종상가>. 청년 목수 ‘박길종’씨의 목공 작업에 관한 이야기가 담겼다. 더북소사이어티 제공.



김하나 기자
khn@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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