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생태 환경에 시장 판도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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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유통 전문가 설문, 리테일 시대 걸맞는 新 비즈니스 모델 절실

2012-12-05 오전 10:08:34

복합쇼핑몰 및 지역밀착형 유통 활성화…백화점 시대 내리막길 가속



국내 패션시장은 소비자의 스타일 변화와 욕구에 맞춰 새로운 감성으로 발빠르게 무장한 셀렉트형 점포와 가격이 저렴한 국내외 SPA를 중심으로 향후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패션인사이트>가 지난달 11~23일 패션 전문가와 백화점 및 복합쇼핑몰 바이어 등을 대상으로 내년 경기흐름에 대해 설문한 결과(6~9쪽 참고), 45%가 넘는 응답자가 경기침체의 첫 번째 요인으로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한 위기감과 이에 따른 구매심리 위축을 꼽았다.


특히 국내는 최근 몇 년간 부동산 경기가 현상유지 내지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교육비를 비롯한 생활비는 늘어남에 따라 ‘일단 아끼고 보자’는 심리가 강하다는 것이다.
청년실업률 증가로 인한 구매 인구 감소 또한 패션 시장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하듯 최근 국내 패션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브랜드는 가격 경쟁력이 우수한 국내외 SPA 브랜드. 일본 「유니클로」는 2009년 매출은 1226억원이었으나 지난해는 3279억원으로 매년 1000억원씩 늘고 있으며, 올해는 5500억원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매장수도 올해만 22개 늘어난 87개가 영업중이다.


2010년 진출한 스웨덴 「H&M」 역시 지난해 6개 매장에서 올린 매출은 631억원. 올해는 11개 까지 유통망을 늘렸고, 내년에는 상반기에만 4개의 초대형 매장을 낸다. 스페인 「자라」는 지난해 167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 국내외 SPA, 복합쇼핑몰 업고 성장세 예고
국내 SPA 브랜드 또한 적극적으로 반격하고 있다. 최근 주목받는 신성통상의 「탑텐」은 출시 첫해인 올해 18개 점포를 낼 만큼 적극적이며, 매출도 명동과 홍대 등 주요점에서 월 6억~7억원대를 올리며 탄력을 붙이고 있다. 제일모직의 「에잇세컨즈」와 이랜드의 「스파오」  「미쏘」도 국내 SPA 브랜드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SPA 브랜드의 강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들을 주요 콘텐츠로 구성하고 있는 복합쇼핑몰이 수도권 뿐 아니라 전국 주요 도시로 확산되고 있으며, 일부 백화점들은 20% 안팎의 저렴한 판매 수수료를 감수하고도 이들을 무조건 입점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한 메이저 백화점의 임원은 “백화점 입장에선 수익이 크게 줄겠지만 전체 외형을 맞추기 위해선 저가 SPA를 외면할 수 없다. 특히 최근 확산되고 있는 복합쇼핑몰과 경쟁하기 위해서라도 가격경쟁력 높은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착장 스타일 변화, 내년이 문제
유통 전문가들은 최근 패션기업 매출 감소의 원인을 △착장 스타일 변화(26.5%)에서 찾았다. 경기 침체로 전체 구매력은 줄었지만, 스타일은 유니크하고 감성이 묻어나는 디자인을 찾는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욕구 변화와 달리 기업들은 변화에 둔감하다”는 것이 응답자들이 말하는 공통된 아쉬움이었다. 외환위기와 2000년대 이후 금융 위기 등을 거치면서 대세를 이뤘던 ‘매스 밸류(Mass value)’ 영향으로 변화에 둔감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20여년간 국내 패션시장의 근간이었던 ‘원 숍 원 브랜드’로는 급변하는 소비자들의 감성에 부합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복수의 응답자들은 “33~66㎡ 규모의 백화점과 대리점 매장에서는 다양함을 보여주는데 한계가 많았다. 특히 디자이너 책상 위에서 시작되는 기획 시스템으로는 수시로 변화하는 현장의 목소리에 대응할 수 없었다”며, “최근 브랜드 간 실력차가 뚜렷해지고, 특히 중국 소싱 기반이 무너짐에 따라 트렌드가 크게 변화하는 시점에서 기업간 편차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 높지만
새로운 시대 흐름에 걸맞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유통 전문가들은 앞으로 디자이너의 차별화된 감성과 기업의 시스템이 결합된 모델이 한 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내다봤으며, 최근 코오롱인더스트리와 베이직하우스 등 기업 차원에서 디자이너 브랜드를 인수하는 것에 관심이 높았다. 코오롱은 최근 「쿠론」과 「럭키슈에뜨」에 이어 「슈콤마보니」를 인수했으며, 베이직하우스는 「겸비」를 인수했다.


또 상당수 기업에서 시도하는 기업형 셀렉트숍도 향후 시장 활성화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응답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상품 바잉과 콘텐츠 구성 등 시스템이 안정되지 못하고,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아 유통에서 적극적으로 수용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사진> 변화하는 유통환경과 소비자 착장 스타일이 패션 시장 변화의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사진은「H&M」이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와 제휴한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명동 눈스퀘어에 소비자 400여명이 몰려든 모습.



정인기 기자
ing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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