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뉴욕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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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디자이너 3인의 美 『오프닝세레모니』 입성기

2012-09-03 오전 11:28:21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모든 신진 디자이너의 공통된 꿈이다. 자신의 디자인을 세계적으로 알려 인정받는 길이기도 하고, ‘해외 어디에서 팔리더라’ 하면 국내에서의 인지도도 동반 상승하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이들에게 아주 특별한 기회가 찾아왔다.


미국의 셀렉트숍 『오프닝세레모니』* 가 한국 브랜드 기획전을 준비한 것이다. 특히 10개의 입점 브랜드 중 독창적인 색깔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세계 시장에 이름을 알릴 행운을 거머쥔 이명신 「로우클래식」 디자이너, 김도원 「휴먼포텐셜」 대표, 윤홍미 「레이크넨」 디자이너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이제 한 계단 더 올라왔을 뿐”
     이명신 「로우클래식」 디자이너
「로우클래식」 사무실에서 만난 이명신 디자이너(26)는 생글생글 웃으며 기자를 맞이했다.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에서 보여준 귀여운 그 미소 그대로였다. 


“저는 출장 중이라 아쉽게도 『오프닝세레모니』 바이어를 직접 만나보지는 못했어요. 대신 브랜드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 황연지(26), 박진선(28) 디자이너가 응대했죠. 그때 미팅도 바로  이 사무실에서 했어요. 방문한다기에 인테리어에도 신경 많이 쓰고 꾸며놨더니 ‘작업실도 옷도 정말 예쁘다’고 칭찬했다고 하더라고요.”


바이어들은 미팅을 마치고 이번 가을/겨울 상품과 지난 봄 상품 일부를 사가기로 결정했다. 그들은 러프한 워싱진, 자수 포인트 라이더 재킷 등 캐릭터가 강한 캐주얼 의류를 선호했다고 한다. 미국 뉴욕과  LA 그리고 영국 런던과 일본 도쿄 매장에도 전시될 예정이다.


설명을 듣고 있노라니 의문점이 생겼다. 대중적이면서도 실용적인 여성복을 선보여왔던 「로우클래식」이었기에 러프한 의상을 상상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이 디자이너는 재빠르게 가을/겨울 시즌 룩 북을 꺼내 보여줬다.
“이번 시즌은 스포티즘을 가미했거든요. ‘온 더 로드(On the load)’를 테마로 서울의 거리를 담았어요. 도로를 프린팅한 스커트와 원피스, 아스팔트의 질감을 그대로 표현한 니트 등이 있죠. 하지만 과하지 않기에 일상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답니다.”
재치있는 컬렉션을 완성한 이명신 디자이너는 이제 다음 시즌 준비에 한창이다. 그는 “『오프닝세레모니』 입점했다고 해서 브랜드가 확 뜰꺼라 기대하지는 않아요. 또 하나의 계단을 올랐을 뿐이죠.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이 뒷받침 되야해요”라며 당찬 소신을 밝혔다.


◇ “선망하던 숍이기에 감회가 남달라요”
     김도원 「휴먼포텐셜」 대표
유니섹스 캐주얼 「휴먼포텐셜」을 전개하는 김도원 대표(31)의 얼굴에는 들뜬 기색이 역력했다.
“4월쯤이었나? 일요일에 집에서 쉬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가 온거에요. 자신을 『오프닝세레모니』 바이어라고 소개하면서 ‘『데일리프로젝트』에서 옷을 봤는데 인상깊었다’고 ‘쇼룸에 가면 만날 수 있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부랴부랴 달려 나와 미팅을 했죠.”


김 대표는 미팅을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설렜다고 전했다. 해외 유통망을 늘리려던 차에 좋은 기회가 생긴 것이다. 게다가 ‘알렉산더 왕’ 같은 유수의 디자이너를 발굴해온 『오프닝세레모니』가 「휴먼포텐셜」에 관심을 가졌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무척 기뻤다고 한다.


미팅할 당시에는 아직 가을/겨울 상품이 나오지 않았기에 오더는 추후 서면으로 진행했다. 사진만 보고 바잉한 옷은 어떤 것일까? 김 대표에게 부탁해 실제 상품을 살펴보니 ‘그럴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한 테마와 비주얼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주제는 ‘신들은 죽었다’입니다. 잘려나간 뱀꼬리에 날개를 달아 ‘죽은 신’을 형상화했죠. 스태디움 재킷 무늬의 연결고리에 그려진 것도 이 심볼이고, 티셔츠 그래픽 속, 타오르는 불길 속에 자리한 것도 ‘뱀꼬리 신’입니다. 아우터의 안감에도 넣고 모자에도 수놓았죠. 이 상품들은 이번 달부터 『오프닝세레모니』 뉴욕, LA , 런던 매장에 걸리게 됩니다.”


김도원 대표는 앞으로 해외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홍콩, 일본, 영국 등지에서 이번 가을/겨울 상품에 대해 관심을 보여왔는데, 홀세일이 처음이다보니 비즈니스 스킬이 부족해 성사되지 못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내년 봄/여름 상품으로 재도전할 겁니다. 미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직접 만나러 갈 각오도 되어있습니다”라고 호탕하게 웃으며 포부를 밝혔다.


◇ “또 다른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윤홍미 「레이크넨」 디자이너
윤홍미 디자이너는 시종일관 겸손한 태도를 보였지만 반짝이는 눈빛에서 설렘과 기쁨이 엿보였다.
“『오프닝세레모니』 바잉팀이 지난해 12월부터 한국에서 디자이너들을 찾아다닌다는 소문을 들었어요. 미팅한 브랜드만 해도 100군데가 넘는다고 하더라고요. 그 중 10개  브랜드만 입점 시킨다기에 별로 기대를 걸지는 않았어요. 미팅도 30분만에 끝나버렸거든요.”


그의 예상과는 달리 『오프닝세레모니』는 주문서를 보내왔다. 여타 브랜드에서 볼 수 없는 개성 강한 디자인이 통한 것이다.


「레이크넨」은 이번 한국 기획전에 입점하는 브랜드 가운데 유일한 슈즈 브랜드이기도 하다.
「레이크넨」의 해외 시장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달부터 미국 뉴욕뿐만 아니라 미국 LA, 일본 도쿄, 영국 런던점에도 윤홍미 디자이너의 컨템포러리 슈즈가 전시 판매된다.


“미국와 영국에서는 밝은 색상의 구두를 선호했어요. 특히 하얀색과 금색이 조화를 이룬 옥스퍼드화를 좋아했습니다. 아마도 국내 처럼 ‘봄/여름에는 밝은 구두, 가을/겨울에는 어두운 색 구두’라는 편견이 없나봐요. 반면 일본에서는 어두운 계열의 구두를 바잉해 갔습니다.”


주문이 들어오자 윤 디자이너는 더욱 바빠졌다. 서양인의 체격에 맞춰 큰 사이즈의 신발을 제작해야 됐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255mm나 260mm까지 생산했지만 해외 수출을 위해 4개 사이즈를 늘려 생산했다.


윤 디자이너는 여전히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건 전량 사입이라는 점이에요. 다양한 사이즈를 생산해도 재고 남을 걱정 없어 좋아요”라고 말했다.


윤홍미 디자이너는 ‘이번 『오프닝세레모니』 입점은 또 다른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갈 길이 멀어요. 이번에는 한국 디자이너에 대한 관심이 늘어서 운좋게 「레이크넨」도 함께 주목받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해요. 한 시즌 한 시즌 완성도를 높여서 브랜드에 대한 관심을 감탄과 확신으로 바꿔가고 싶어요.”


* 오프닝세레모니(opening ceremony)
미국 뉴욕 맨해튼의 유명 셀렉트숍 중 하나. 미국 및 해외 디자이너들을 소개하는 쇼룸의 역할을 수행하며 자체 브랜드도 함께 전개한다. 매년 특정 국가를 선정해 그 나라 문화와 패션을 선보이는 특별 기획전을 선보이는 등 디자이너 발굴에 앞장서고 있다. 현재는 사세를 확장해 미국 LA와 영국 런던, 일본 도쿄 등지에도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은시내 기자
cesn@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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