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S/S 시즌, 디자인 영감은 자연?
새와 물고기, 활짝 핀 꽃과 싱그러운 초록 식물 등 많은 디자이너들이 자연의 모티프를 컬렉션 무대 위에 올렸다. 디자이너 노승은은 무대 중앙의 연못 속에 작은 물고기들을 풀어놓고 천장에 알록달록한 새가 있는 새장을 달아 평화로운 정원을 연출했고, 디자이너 박윤수는 바다 배경과 큼직한 잎사귀, 나무 바닥 등으로 컬렉션 테마인 카리브 해변의 모습을 재현했다. 니트 디자인으로 유명한 임현희는 모델의 풍성한 머리에 새 장식을 꽂았고, 앤디앤뎁은 물고기 모양 프린트와 곤충 브로치를 제안했으며, 지춘희는 도마뱀 브로치를 재킷 뒤에 달아 옷 위로 도마뱀이 기어가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이상봉은 무대 중앙과 관객의 의자 위에 장미꽃을 뿌려놓았고, 남성복 디자이너 손성근은 꽃 모양 코르사쥬를 VIP와 기자들에게 선물로 나눠주었다.
모든 것이 새롭게 탄생하는 봄을 위한 컬렉션이기에 자연에서 가져온 모티프는 가장 안전하면서 강한 임팩트를 선사한다. 게다가 내년 봄·여름 시즌에는 로맨틱 미니멀리즘이 빅 트렌드로 떠오르기 때문에 이렇게 평화롭고 사랑스러운 모티프가 특히 많이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어떤 시즌에는 퍼포먼스가 많고, 어떤 시즌에는 자신의 어린 딸이나 아들과 함께 피날레 무대에 서는 일이 많으며, 또 어떤 시즌에는 유독 프레스 기프트가 많다. 컬렉션에 앞서 디자이너들이 따로 담합(?)이라도 하는 것일까?
남성들이여 근육을 키워라!
몇 시즌 전 여성 모델 못지않게 깡마르고 가녀린 몸매의 남성 모델들이 서울컬렉션에 많이 등장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두툼한 어깨 근육과 탄탄한 복근을 자랑하는 남성 모델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일부 연예인에서 시작된 몸짱 열풍이 패션계에도 불고 있는 것. 다양한 이미지의 옷을 소화해야 하는 모델이기에 미스터코리아처럼 울퉁불퉁한 근육을 온 몸에 붙여놓지는 않았지만 적당한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늘씬한 체구에 어울리는 매끈한 바디라인을 완성한 모델들이 증가했다(비록 다음 시즌 에디 슬리먼의 슬림한 팬츠를 입기 위해 다시 다이어트에 돌입할지도 모르지만…).
송지오, 장광효, 정욱준 등 남성복을 전개하는 디자이너들이 내년 봄·여름 시즌 섬세하고 부드럽지만 강렬한 카리스마가 저변에 깔려있는 패션을 선보였고, 이에 걸맞게 근육질의 모델들이 검게 그을린 피부와 터프한 표정의 얼굴로 무대 위에 올랐다. 특히 스타일리시한 패션 감각과 카리스마 넘치는 얼굴로 최근 10∼20대 젊은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모델 배정남과 핸드폰 CF에서 근육질의 몸매를 자랑했던 김성현, 마른 편이지만 탄탄한 몸매의 강걸 등 몸짱 모델들은 여성 관객들의 황홀한(?)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잠은 집에서 주무세요
후덕한 어머니 역할로 오랜 시간 연기 생활을 해온 K씨. 최신 유행 패션을 선도하는 연예인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매시즌 컬렉션 행사장을 부지런히 찾아오는 그녀다. 이번 시즌에도 어김없이 서울컬렉션이 열린 10일 중 4일 이상을 찾아오는 열의를 보였다. 게다가 그녀는 일부 몰지각한 연예인들처럼 크게 떠들지도 않고 지각을 해서 쇼를 지연시키지도 않는 관람 매너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그녀의 모습에 실망을 하고 말았다. 맨 앞줄에 앉아 쇼를 지켜보던 그녀가 졸고 있는 것 아닌가! 쿵쿵거리는 음악소리와 번쩍이는 조명에도 분명 그녀는 달콤한 낮잠을 청하고 있었다. ‘많이 피곤하신가 보구나…’ 이해하려 했다. 그러나 다음날 같은 장소에서 만난 그녀는 또 잤다. “K모씨∼ 잠은 집에서 주무세요∼”
서울컬렉션? 연예인 컬렉션!
디자이너와 연예인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최신 유행 스타일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연예인에게 패션의 유행을 선도하는 디자이너는 훌륭한 스승이고, 디자이너 역시 연예인이 자신의 옷을 입은 것 자체가 훌륭한 홍보 수단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들을 아끼고 사랑한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연예인들은 매시즌 컬렉션마다 디자이너와의 끈끈한 우정을 과시하며 모델로 서거나 실레브러티로 초대된다.
그러나 컬렉션 행사장에서 일어나는 지나친 연예인 취재 경쟁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연예인이 행사장 안으로 입장하면 그 뒤로 무수히 많은 기자들이 따라와 사진을 찍기 위해 무대 위에 올라가고 통로를 막아 관객의 입장을 지연시키는 등 행사 진행에 차질을 입히기 때문. 쇼가 끝난 후에도 마찬가지다. 모델들이 옷을 다 갈아입기도 전에 백 스테이지로 불쑥 들어가고, 컬렉션 후 디자이너에게 던지는 질문은 쇼에 관한 내용이 아닌 연예인과의 친분에 관한 이야기뿐이다. 그러다가 연예인의 퇴장으로 취재가 끝나면 패션채널 한두 군데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매체들이 우루루 빠져나간다. 수많은 사람들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
김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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