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독립군’에서 주류 시장 리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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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패션 성장 이끈 주역 '다코너' '카시나'

2012-08-20 오전 9:39:38



국내 스트리트 패션이 전성기를 맞았다.


최근까지도 국내에서 ‘스트리트 패션’이란 키워드는 서브 컬처라는 인식이 강했다. 소수의 마니아들이 공유하는 언더그라운드 문화라는 것이다. 하지만 불과 2~3년 사이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반 소비자들까지 열광하는 대중 문화로 부상하고 있다. 백화점 주요 3사가 앞장서 스트리트 브랜드 유치에 열중하는 현재, 지금의 전성기를 이끈 주역들은 누구일까? 스트리트 패션 골수 팬들은 셀렉트숍 『다코너』와 『카시나』라고 입을 모은다.


◇1세대 스트리트 문화 집결지 『다코너』
90년대 중반 『다코너』는 스트리트 문화의 ‘집결지’였다. 1995년 국내는 해외 스트리트 브랜드의 공급 경로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였고, 소수의 마니아들만이 ‘비주류’ 문화로 즐기고 있었다.


이 때 각지에 흩어져 있던 마니아들이 모이게 된 계기가 『다코너』였다. 「스투시」「러스티」「빌라봉」 등 당시만해도 보기 힘들었던 인기 스트리트 브랜드를 구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세를 탔다. DJ·뮤지션·비보이·그래피티 아티스트 등 마니아들은 문화를 공유하고 소통하기 위해서도 『다코너』를 찾았다. 방문객들끼리 모여 동호회를 만들고, 함께 스트리트 패션 관련 사업을 구상하기도 했다. 


최근 홀세일 시장이 활성화하기까지, 『다코너』는 많은 도메스틱 브랜드들이 성장 기반을 다지는데 도움을 줬다.


『다코너』 김권영 대표는 1999년부터 ‘토종’ 스트리트 브랜드를 기획하기 시작했다. 사업 초반 동대문 도매 시장에서 제품을 공급 받았던 김 대표가 생산을 담당했고, 함께 모였던 그래피티 아티스트, 스케이터 등 스트리트 마니아들이 그들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상품을 디자인했다. 이 때 도메스틱 브랜드의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위자드」와 「제이기어」가 탄생했다.


이후 김 대표는 상품 기획, 제작, 유통 등 브랜딩 전반에 관한 노하우를 도메스틱 업체들에게 전수했다. 특유의 인맥을 바탕으로 필요한 인력을 알선하기도 했고, 유통망이 부족한 업체에게 입점할 만한 매장을 소개하기도 했다. 김 대표의 노하우를 듣기 위해 『다코너』 판매사원을 자청한 사람도 있었다.


현재 홀세일 시장을 주도하는 「브라운브레스」를 비롯해 「하이비션」 「오리지날컷(ORC)」 「브리즈웨이」 「트로피칼사운드」 등의 도메스틱 브랜드들이 자신들을 ‘다코너 키즈’라고 표현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최근 『다코너』는 리테일 비즈니스 외에도 ‘코너웍스’와 ‘다커스텀’으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코너 웍스는 아티스트의 작품을 판매하고 서브 컬처를 공유하는 카테고리이고, 다커스텀은 스트리트 패션 아이템을 고객 맞춤형으로 제작하는 사업이다. 이달 초 재단, 가봉, 봉제의 논스톱 작업이 가능한 생산 공장을 마련했고, 올 가을 시즌부터 다커스텀을 전개할 계획이다. 『다코너』는 90년대부터 『다코너』를 함께 만들어 왔던 스트리트 마니아들이 나이가 들어서도 패션과 문화를 이야기 할 수 있는 ‘집결지’로 다시 돌아가겠다는 각오다.


◇스트리트 컬처 대중화에 앞장 『카시나』
『카시나』는 서브 컬처 마니아들에게 알려진 ‘알짜배기’ 숍이다. 남다른 브랜드 안목과 고집스러운 비즈니스 철학을 고수하기로 유명해 고객들 사이에서 『카시나』는 ‘믿고 살 수 있는 매장’으로 통한다.
1997년 스케이트보드 전문 매장으로 출발한 『카시나』는 「DC」 「스투시」 「슈프림」 등 디자인과 품질 경쟁력이 높은 스트리트 브랜드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확대했다. 특히 명확한 아이덴티티와 메시지가 담긴 브랜드를 선별하려고 애썼다.


리테일 매장을 구성하는데도 마찬가지. 『카시나』는 브랜드 고유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한 데 모았을 때 시너지 효과를 내는 상품들을 선택했다. 상업성이 좋은 상품이라도  『카시나』 색깔과 맞지 않으면 과감히 포기했고, 소규모 브랜드나 신규 브랜드라고 해서 입점을 마다하는 일도 없었다.
정품만을 고집하는 것도 소비자들이 『카시나』를 신뢰하는 이유 중 하나다. 국내에 정식 수입원이 없는 경우에도 해외 본사와 직접 연락해 상품을 공급받는다.


부산에서 시작한 『카시나』는 2002년 초반 서울에 매장을 열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스케이트보드 관련 이벤트를 열거나 스케이트보드 대회와 보더들을 후원하면서 스트리트 문화가 국내에 정착하는데 앞장섰다.


『카시나』는 「나이키」 「리복」 「뉴발란스」 등 메가 스포츠 브랜드와의 콜래보레이션으로 대중 패션에 스트리트 감성을 불어 넣었다. 특히 2010년 「리복」과 함께 출시한 ‘카시나 자이언트’와 지난해 선보인 ‘둘리팩’은 한국의 문화적 요소를 반영해 더 주목받았다.


디스트리뷰션 사업과 PB 제작도 병행하는 『카시나』는 정기 수주회 ‘김치 앤 라이스’를 통해 홀세일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카시나』는 추후 도메스틱 브랜드와 연합해 수주회 규모를 확대하며 홀세일 브랜드 성장을 적극 도울 계획이다.


또한 『카시나』는 2005년부터 주요 상권에 직영 매장을 확대해 나가며 서브 컬처와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가 대중들에게 인식되는 전환점을 만들었다. 현재 『카시나』가 운영 중인 매장은 8개. 정통 스트리트 브랜드로 구성된 『카시나 프리미엄』과 스포츠 도메스틱 브랜드들이 함께 있는 『카시나 피나클』로 구분된다. 프리미엄 숍은 압구정동과 명동, 홍대, 부산 남천동에, 피나클 숍은 압구정과 명동에 자리 잡고 있다.


『카시나』는 올 하반기부터 백화점에 입점해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설 계획이다. 현재 롯데백화점 명동 영플라자 1층에 138㎡(42평) 규모의 매장 오픈을 준비 중이고, 부산 광복점도 추진하고 있다.



김하나 기자
khn@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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