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올림픽에서 만나는 미래의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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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디자인 파워 드러나…세계 디자인 흐름 실마리 역할

2012-08-14 오후 7:04:07

올림픽의 주인공은 선수도, 금메달도 아닌 ‘문화’다.
북경 올림픽을 떠올려 보자. 1,2,3위를 기억하는가? 오히려 개막식 때 장예모 감독이 보여줬던 중국 고대 문화에 대한 퍼포먼스가 더 인상 깊었다. 런던 올림픽 또한 그런 사실을 강렬하게 확인시켜줬다.


런던의 개막식은 역사적 권위와 대중적 가치, 과거의 영화와 현대의 비판정신, 예술과 대중문화의 조화를 잘 보여 주었다. 아울러 현대인들의 보편적 감수성을 건드리면서 보는 사람과 하나가 되는 매우 설득력이 있는 미감을 보여주었다. 산업 혁명기를 재현하는 장면에서는 현대 세계가 영국으로부터 많은 빚을 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했지만, 그것은 과장된 미감이 아니라 영국인들의 노고를 표현하기 위함이다.


영국의 권위를 상징하는 여왕이 007 제임스본드와 함께 등장하고, 미스터 빈과 런던 심포니가 어울린 장면들은 대중적 재미를 주면서도 여유있는 권위를 느끼게 해주었다. 영국 대중음악 메들리는 전 세계인들에게 추억을 환기시키면서 텔레비전을 보는 사람들을 개막식장 안으로 초대했다.
노래를 부른 가수와 추억을 회상하는 동안 관객들은 이미 개막식 현장에서 같이 노래 부르고 춤추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대미를 장식한 폴 메카트니의‘헤이 주드(Hey Jude)’는 살아있는 전설의 모습을 드러냈다. 70대 노인의 몸으로 혼신의 힘을 쏟는 모습은 전 세계인들에게 깊은 감동을 심어 주었다.


이런 과정 속에서 보는 사람들은 같이 노래하고 눈물을 흘리는 등 감동에 빠졌고, 영국과 영국인들의 문화에 대해 깊이 동감하게 되었다. 바로 이점이 자기 자랑하기에 바쁜 여느 개막식들과는 다른 이번 개막식의 가장 큰 특징이었다.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이런 개막식을 포함하여 올림픽 전체에 영국의 디자인 파워가 강렬하게 표현되고 있다는 점과, 앞으로 세계 디자인의 흐름에 대한 실마리들이 즐비하다는 것이다.


박태환 선수가 은메달을 딴 수영장은 이라크 출신이면서도 영국을 중심으로 활약하는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작품이다. 원래 모양은 유기적인 곡면의 천정이 건물 전체를 감싸는 모양이었다. 유기적 천정을 가진 건물의 디자인은 입방체로 대표되는 20세기의 기능주의 건축과는 완전히 문법이 다른, 21세기의 새로운 디자인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영국을 대표하는 산업 디자이너 로스 러브그로브나 론 아라드 같은 세계 정상급 디자이너들의 디자인에서 보편적으로 볼 수 있는 양식이기도 하다. 그리고 최근 독일이나 미국, 프랑스 등지에서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건축양식이 되고 있는 중이다.


아울러 이번 런던 올림픽을 보면 2012라는 글자와 스파이더맨의 거미줄이 얽혀 있는 듯한 그래픽이 눈에 띈다. 모두가 기하학적인 규칙을 취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역대 올림픽들의 그래픽 이미지들과는 확연히 차별화되고, 시선을 끄는 힘이 강하다. 이런 경향들도 영국을 중심으로 눈에 띄게 세계적으로 전파되고 있는 그래픽 스타일이라 할 수 있다.


포스트 모더니즘이나 펑크 문화로부터 기원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원래는 기존의 권위에 비판적 태도를 견지하면서 나온 디자인들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완벽한 하나의 양식으로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다.


영국의 국기가 분해되었다가 불규칙하게 재조합된 것 같은 영국 대표팀 유니폼도 결국 건축이나 그래픽 디자인에서 나타나는 경향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개성과 시대정신은 이렇게 눈에 보이지 않게 만나고 있다.


아무튼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의 디자인 경향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으며, 앞으로 세계 디자인의 흐름에도 기대 해봄직하다.



최경원 현디자인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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