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패션 기업의 패션시장 진출이 눈에 띄게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국내 리테일 시장이 활성화하면서 지금까지 유통 구조 차이로 인해 국내 시장에 진출하지 못했거나, 해외에서 새롭게 주목 받는 브랜드 도입에 나선 몇몇 비패션 기업이 적극적으로 패션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그중에서도 문구류 온라인 유통이나 IT기기 액세서리를 취급했던 기업들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IT주변기기와 액세서리, 문구·리빙·디자인 소품 등 패션과 인접한 상품군을 취급해오면서 젊은층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 변화를 가장 민감하게 사업에 적용해왔기 때문에 대상 소비자가 패션 브랜드와 거의 유사하다. 때문에 이러한 이점을 활용해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충족시킬만한 콘텐츠로서 패션 아이템을 선택하고 있는 것. 이들은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기존 사업 플랫폼을 유통과 콘텐츠 측면의 패션 비즈니스로 확대시켜 나가고 있다.
유통에서는 ‘1300K’와 ‘mmmg’, ‘텐바이텐’의 행보가 눈에 띈다. 모두 문구류 전문 온라인 쇼핑몰로 출발해 사업 영역을 확대한 케이스다.
생활 디자인 대표 기업 1300K는 최근 키치 감성의 영국 캐주얼 브랜드 「레이지오프」를 국내 독점 론칭하며 패션 홀세일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mmmg도 스위스 재활용 가방 브랜드 「프라이탁」을 국내 유통하며 패션 브랜드 전개 사업에 발을 들였다. 특히 mmmg는 이태원 매장 2층에 국내 최초 「프라이탁」 단독 매장을 선보일 정도로 쇼룸 사업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텐바이텐은 신진 디자이너 육성에 적극적이다. 국내 패션 디자이너들의 의류, 잡화 브랜드와 콜래보레이션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편집숍 ‘29cm’를 운영하면서 디자이너 패션 분야 활성화에 한 몫 하고 있다.
콘텐츠 공급을 앞세워 패션 시장에 뛰어든 사례도 적지 않다.
카이젠트레이딩컴퍼니의 한국인 대표는 애플 기기 관련 사업에 종사하다가 자연스럽게 IT 주변기기와 액세서리 용품을 접하게 되었다.
IT 분야에서 패션 아이템의 가능성을 엿본 한 대표는 2010년 프랑스 랩탑 가방 및 IT 액세서리 브랜드 「꼬떼씨엘」을 론칭하며 패션 시장에 뛰어들었다.
스웨덴 슈즈 브랜드 「그램」의 국내 공식 수입원인 킵스코는 패션 브랜드 디스트리뷰션을 위해 사업부를 확대 편성한 케이스. 화학 트레이딩 전문 회사인 킵스코는 패션 시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지난해 패션사업부를 신설해 전문 인력을 투입했다. 현재 「그램」뿐 아니라 독일 아동용 가방 브랜드 「에르고」의 시판을 앞두고 있으며 추후 패션 브랜드 국내 유통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욕구를 포착하고 사업의 기회로 만드는 데 발빠르게 움직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기존 패션·유통 기업이 관행과 구조적인 문제로 변화에 더딘 반면 오히려 비패션 분야의 기업들이 패션 시장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호혁 1300K 대표는“문구류나 패션 아이템이나 결국 새로운 것을 찾는 소비자들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점에서는 비즈니스에 큰 차이가 없다”면서“제조에서부터 유통까지 다 해야 한다면 리스크 때문에 진입이 쉽지 않겠지만 소비자들이 원하는 좋은 브랜드를 국내에 소개하는 일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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