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강화에 국내 패션업계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CSR은 기업이 경제적 책임이나 법적 책임 외에도 폭넓은 사회적 책임을 적극 수행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이는 기업 경영방침의 윤리적 적정, 제품 생산 과정에서 환경파괴, 인권유린 등과 같은 비윤리적 행위의 여부, 국가와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 정도, 제품 결함에 대한 잘못의 인정과 보상 등을 내용으로 한다. 국제표준화기구(ISO)는 지난해 CSR을 표준화한 ISO26000의 국제규격을 공표했으며, CSR 라운드라 불리는 이 규격은 환경경영, 정도(正道)경영, 사회공헌을 그 기준으로 정하고 있다.
패션업계에서는 2009년 「리바이스」가 남아프리카 빈국 레소토에서 환겸오염을 유발하는 염색약품을 무단 투기하면서 노동자와 주민의 질환을 유발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관심이 증폭했다. 올해 8월에는 「자라」의 브라질 하청업체에서 14세가 안 된 아동에게 노동을 시키면서 하루 12시간 동안 노동력을 착취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스웨트숍(sweat shop: 노동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취약한 작업 환경+노동 착취) 논란에 빠지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싸게, 빨리, 많이 만들어서 대량 판매를 통해 성장해온 패션업계의 치명적 결함이 노출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국내 패션 기업들은 기존의 연말 단발성 기부를 넘어 산학 협력, 구호단체 정기 지원, 낙도 도서관 지원 캠페인 등 다양한 형태로 CSR 강화에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도나카란」 「겐조」 등 7개 브랜드와 함께 CSR 전용 티셔츠를 개발하고 수익금 전액을 청각장애인의 인공와우 수술비 지원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EXR그룹은 「이엑스알」이 매년 낙도 프로젝트를 통해 소외 지역에 어린이 도서관을 지어 기부하고, 「카파」는 정기적으로 유소년 축구대회를 개최하는 등 브랜드별로 사회적 책임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형지어패럴은 전주대, 숙명여대, 단국대, 순천향대학교에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여기에 그치지 않고 패션정보기획실 구축에 필요한 재원을 지원하는 등 인재 육성에 앞장서고 있다.
「유니클로」를 국내 전개하고 있는 에프알엘코리아는 고객이 입지 않는 「유니클로」 제품을 매장에 맡기면 유엔난민기구(UNHCR)과 함께 난민 캠프에 전달하는 ‘리사이클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또 평화와 응원의 메시지를 담은 ‘UT UNHCR Charity’를 제작해 수익금을 기부하는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경기 침체와 이상 기온으로 경영 환경이 어려운데다 지금까지 기업 내부적인 선택의 문제였던 사회적 책임 문제가 필수적인 요소로 부각되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면서 “윤리 기준이 엄격해지는 것은 분명한 일이기 때문에 적극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입장이다.
김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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