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패션업계의 매출 역신장이 심각하다. 지난 16일 현재 여성복과 남성복, 캐주얼 등 대부분의 복종에서 전년 대비 10~30%대의 마이너스 신장율을 기록하고 있어 대다수 기업들이 극도의 위기감에 빠져 있다.
더욱이 그동안 나홀로 성장세를 기록하던 아웃도어 브랜드들 조차 두 자릿수대 역신장율을 나타내고 있어 겨울 시즌 장사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한다.
매출 침체의 가장 큰 원인은 단연 날씨다. 가을 장마로 매기를 놓쳤던 기업들은 연중 최대 성수기인 11월 들어서도 20도 이상의 이상고온이 계속되면서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한 영 캐주얼 업체 임원은 “11월 들어 백화점 상품권을 사은품으로 증정하고 있는데, 상품권이 쌓여있을 만큼 반응이 냉랭하다. 그나마 저가 기획행사 매출만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특별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볼멘소리를 했다. 가두상권 볼륨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중견 브랜드 사장은 “예년 같으면 20~30%대로 가야 할 겨울 판매율이 10%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유통망 확장으로 매년 20% 이상 신장했는데, 올 11월은 20% 역신장을 보이고 있다. 지금이 한 해 옷장사의 성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겨울 장사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웃도어 업체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 15일까지 빅3 백화점 기준으로 「노스페이스」가 30% 가까운 역신장을 기록했으며, 「코오롱스포츠」 12% 등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10%대의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올 겨울 점퍼 물량을 크게 늘린 것을 감안하면 조만간 대규모 가격전쟁이 예상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날씨 외에도 새로운 경쟁세력들의 등장으로 기존 브랜드 고객 이탈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 캐주얼 업체 사장은 “「유니클로」가 올해 회계연도에 33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자라」 「H&M」 등도 유통망을 늘려나가고 있다. 또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 마트의 패션 상품 PB의 파격적인 가격을 앞세운 파상공세도 위협적이다. 볼륨 시장에서 치열한 가격경쟁을 피할 수 없으며, 상대적으로 원부자재값과 생산공임이 상승하는 등 2중, 3중고를 겪고 있다. 최근 실감하는 경기체감 지수는 IMF 위기의 2~3배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홈쇼핑, 인터넷 등 온라인 유통을 통한 패션 상품 매출 확대도 기존 오프라인 브랜드들의 고객 이탈을 가중시키고, 핫 스트리트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셀렉트 숍 또한 유통 변화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경기 불황 영황으로 신규 사업도 중단 혹은 연기된 상태다.
에프앤에프는 「시슬리옴므」 출시를 내년 가을로 연기했으며, LG패션은 여성복 「레이」를 재검토하고 있다. 아이올리는 내년 봄 출시 예정이던 「JJ프로젝트」를 중단하고 신규사업부를 해체했다.
불안정한 날씨와 급변하는 소비자들의 구매 트렌드, 치열한 가격경쟁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패러다임 전환을 통한 상품과 유통전략, 핵심인력 재배치 등 사업 전반에 걸친 과감한 변신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정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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