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몇 년간 우리 패션업계 전반에 걸쳐 위기감이 증폭돼 온 것은 대부분의 업계 종사자라면 공감하는 사실일 것입니다. 아웃도어와 스포츠 등 새로운 성장 시장이 있기는 하지만 업계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여성복과 남성복, 캐주얼 시장의 위축은 업계 전반을 다루는 전문매체에 종사하는 저로서는 우려할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인디 브랜드 페어’를 개최하면서 이같은 우려를 말끔히 씻을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패션 기업 경영자들에게서 느껴지던 위기감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한결 같이 새로운 흥분과 열정, 열의의 눈빛으로 가득 차 있음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틀 동안 행사장에서 여러 흥미로운 사건들을 목격했습니다. 60대 후반의 패션기업 사장이 20대 젊은 디자이너와 머리를 맞대고 심도 있는 상담을 펼쳤는가 하면 또 어떤 사장은 정장 재킷을 벗어 던지고 2~3층을 오르내리며 담당 직원과 신진 디자이너를 매치 시켜 상담을 하게 했습니다. 첫날 홀로 방문했던 임원은 다음날 오너와 직원들을 대동하고 다시 나타나기도 했고, 같은 시간에는 품평회도 하지 않는다는 유력 백화점 바이어들이 서로 눈치를 보며 경쟁적으로 전시 부스 구석구석을 살폈습니다. 온라인 유통업체 바이어들도, 신규 편집숍 사업을 추진중인 기업 임직원들도 눈에 불을 켜고 새로운 보석을 찾아내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습니다.
중국에서 방문한 바이어들이 디렉토리에 밑줄을 그어가면서 일일이 디자이너들을 찾아 상담하는 모습에서는 가슴 깊이 뿌듯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감사한 일도 많았습니다. 제일모직·이랜드그룹·LG패션을 비롯한 국내 주요 패션기업과 롯데백화점·CJ오쇼핑·트라이시클 등 유통기업들은 물심 양면 후원을 아끼지 않았고, 새로운 행사를 격려하기 위해 학계와 업계 원로 여러분들께서 꼬리를 물고 행사장을 방문해 주셨습니다.
또 이번 행사의 공동주최를 흔쾌히 허락해주신 원대연 한국패션협회장님과 꼼꼼히 실무를 챙기며 지원해주신 김명호 부회장님, 며칠씩 밤을 새면서도 마지막까지 행사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애쓴 박영수 차장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패션 기업과 유통 기업이 서로 손을 맞잡고 우리 패션산업의 주역이 될 신진 디자이너들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또 이를 통해 한국 패션 산업이 세계 무대의 주인공이 될 그날을 마음속으로 그려봅니다. 으레 하는 말이라고 여기실지 모르지만 저에게는 불과 2~3년 안에 이뤄질 일로 느껴집니다. 자, 우리 이제 힘차게 파이팅을 외치고 다시 한 번 시작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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