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을 빛낸 패션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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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유내강’ 패션CEO의 모범

2006-02-21 오전 9:27:38

정재봉 한섬 사장, 제진훈 제일모직 대표, 김창수 F&F 사장, 제환석 FnC코오롱 대표, 민복기 EXR코리아 사장, 김성민 리얼리더스 대표, 임용빈 이에프이 대표, 서동범 서양물산 사장, 김성주 성주디앤디 사장, 이의평 신영와코루 사장이 2004년을 대표하는 베스트 패션 경영인에 선정됐다. 본지는 전국 500여명의 백화점 바이어를 대상으로 경영인, 디렉터, 부서장, 디자이너 네 부문에 걸쳐 실시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입체적이고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 베스트 패션인을 선정했다. 디렉터 부문에는 이문호 미샤 상무, 차동윤 로가디스 상무, 박재홍 폴햄 상무, 정성식 휠라 상무, 오수경 핑 전무, 조강현 아가방 이사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실무 부서장 부문에서는 김명자 SK패션 부장, 장만 헤드 부장, 신규보 울시 부장, 알로봇 이범 부장, 노스페이스 박대진 차장 등이 각 복종을 대표했다. 또한 디자이너 부문에서는 강진영 오브제 사장, 우영미 솔리드옴므 실장, 방유정 마에스트로 실장, 조보영 성주디앤디 부장이 1위를 차지했다. ◇ 서병탁 C.K진코리아 사장 단단하고 직선적인 것이 강한 것은 아니다. 때로는 부드러운 물줄기가 바위를 뚫는 법. 유연하고 부드러운 사람이 진정한 강자일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서병탁 사장은 탁월하다. 그에게는 강함과 부드러움, 공격성과 온화함이 함께 느껴진다. 피아노시모와 크레센도를 적절히 밟을 줄 아는 게 그의 경영 방식. 바이어들은 “공격적이면서도 부드럽고 정체돼 있는 듯하면서도 활발한 활동을 보인다”며 서병탁 사장을 최고 경영자로 추천했다. 서병탁 사장은 언제 만나도 겸손하다. 그의 겸손은 ‘의도된 예의’가 아닌 ‘타고난 체질’로 느껴진다. 브랜드를 내세우는 말은 거의 하지 않는 그는 거듭 캐물으면 그제서야 “아직 부족한 게 많다”는 말로 먼저 단상을 깎아 내린 후 대화를 시작한다. 하지만 그의 그런 온화함 이면에는 공격적인 승부욕이 도사리고 있다. 서병탁 사장이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C.K진코리아로 자리를 옮긴 건 지난 2000년 가을. 「C.K진」은 이미 라이선스로 국내에 몇 차례 들어왔다 실패해 바이어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었다. 직진출로 한국 시장 공략에 재도전한지 1년이 채 안 된 터라 규모도 자그마했다. “10명도 채 안 되는 직원 중 남자는 저와 고재환 이사뿐이었어요. 그 때는 축구팀을 만들 정도로 남자 직원수가 늘어나는 게 꿈이었어요” 만 4년을 이제서야 넘긴 지금, 「C.K진」의 시장 지배력은 「리바이스」 수준까지 올랐다. 바이어들은 “점당 매출은 「리바이스」 수준까지 올랐으며, 강남 주요 매장의 매출은 이미 1위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10여명이 채 안 되던 직원 수는 38명으로 늘었고, 매장은 84개(상설매장 13개 포함)로 확대됐다. 수직적 확대 뿐 아니라 수평적 확대도 함께 진행됐다. C.K진코리아는 그 간 언더웨어와 키즈를 런칭했으며 세 브랜드 매장을 모두 합치면 130개가 넘어선다. 승부욕이 브랜드를 키운 양식이라면, 온화함은 조직을 안정시킨 도구. 탄탄한 기업과 부드러운 조직 운영은 바이어들에게 호평을 받은 요인이다. 취임부터 줄곧 함께해 온 고재환 이사, 김은하 상품기획 팀장을 비롯해 주요 멤버들의 이탈 없이 서병탁 사장은 조직을 원활히 운영해왔다. 김은하 대리는 “공적인 일에 있어서는 단호하지만, 이외에는 삼촌처럼 친근한 분”이라고 말했다. 한 해에도 몇 차례씩 열리는 옥상의 가든 파티와 볼링 대회 덕분이지, C.K진코리아는 늘어난 식구 수에도 이전과 같은 끈끈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서병탁 사장은 “조직 문화와 분위기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경영자에게 더 없이 좋은 상”이라며 “가족적인 회사 분위기가 좋아 입사하고 싶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경영자에게 가장 보람 있는 일이 사람들의 성장을 돕는 일이에요. 경영의 궁극적인 목표 역시 직원들의 성장과 발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그의 바램은 사내 축구팀을 만드는 것. 부천고 후배 김남일 선수가 자랑인 그에게 ‘축구팀’은 꼭 갖고 싶은 선물이며, 이루고 싶은 목적인 셈이다. 올해 C.K진코리아는 적극적인 영업과 다양한 변화로 여느 때보다도 두드러진 성장세를 기록했다. 「C.K진」은 대리점 진출을 본격화해 현재 17개 매장을 확보했으며 이달 중으로 5개 매장을 추가 오픈 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키즈 라인을 런칭했고 10대를 위한 언더웨어 ‘초이스’를 선보이는 등 활발한 움직임과 다양한 변화로 주목 받았다. 조용한 듯 활발하고, 부드러운 듯 힘찬 서병탁 사장. 브랜드의 외형과 조직 규모가 커질수록 고민 역시 늘어난다는 이 최고의 경영자는 이제 또 어떤 결정으로 업계에 생동감을 불어넣어 줄까.

안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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