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의 여성복이 예전만 못하다. 영 캐릭터 존에서 선두를 고수하던 「시스템」이 동일 존에서 올 상반기에 매출 3위(롯데백화점 기준)으로 내려 앉았고 8월에도 두 자리 수 역신장을 보였다.
영 캐주얼 존의 「SJSJ」 역시 지난해보다 부진하다. 고객층이 보수적인 「타임」만 조닝 내 1위를 고수하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섬을 바라보는 패션 및 유통 업계 시선은 긍정적이다. SK네트웍스에 매각된다는 소문이 돈 후 상품 출고가 늦어지면서 일시적으로 주춤할 뿐 브랜드력이 약해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매각이 공식적으로 확정되면 어려움을 겪었던 상품 공급이 다시금 원활해질 것이고 탄탄한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상품 및 마케팅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이미 「오브제」 인수를 통해 여성복 시장의 특성과 대응 방법에 대해 이미 검증을 끝냈을 것”이라며 특히 “향후 5년간 한섬을 별도 법인으로 운영하면서 기존 체제를 유지해 간다면 ‘강진영 없는 오브제’와 같은 고전은 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한섬은 내셔널 브랜드 외에 편집숍 ‘무이’를 비롯, 「발렌시아가」 「클로에」 「랑방」 등의 명품 브랜드를 통해 지난해 477억원의 매출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대비 48% 가량 성장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랑방」 컬렉션을 필두로 한 수입 명품군의 매출 급증이 외형 성장의 축을 담당할 것”이라며 “인수를 통해 편집매장 ‘무이’ 및 수입하는 명품 브랜드의 수익은 물론 인지도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대기업들이 너도 나도 해외 명품 브랜드 수입·판매에 열을 올리는 이유도 이러한 보장된 수익성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올해 백화점 명품 브랜드의 매출실적은 20% 가까이 두 자리수 신장율을 거듭하고 있다.
따라서 인수 이후 이들 명품 브랜드에 대한 SK의 지원 사격이 어디까지 진행될 것인가 역시 주목할만 하다. 사업영역이 확대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 현재 SK네트웍스가 보유한 수입 브랜드는 「타미힐피거」 「DKNY」 「클럽모나코」 등 미국산 중고가로 해외 명품 소비자들을 위한 상품군이 빠져 있다.
따라서 한섬 인수는 하이엔드에서부터 컨템포러리를 아우름은 물론 복종 역시 여성복 남성복 캐주얼 아동복 패션잡화 등 전방위에 걸친 영향력을 가지게 된다.
패션관계자들은 대표 패션 기업으로써 한섬의 신화가 유지되는 것이 시장 전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한다며 한섬의 고유 이미지가 지속되기를 원하고 있다. 따라서 SK네트웍스가 한섬을 인수하더라도 기업이 갖는 위상과 영향력 등을 고려해 브랜드 아이덴터티와 매니지먼트 역량을 지속지키는 데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임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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