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경쟁력 중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사우매출이다.
모 패션 대기업에서 전개하는 라이센스 A 브랜드는 지난해 매출이 4천억이다. 그런데 이 중 500억이 계열사를 포함한 직원들의 사우매출이다. 4천억이라는 볼륨으로 인해 그 비중이 크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한해 500억이라는 든든한 매출 기반이 사우매출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러한 사우매출의 힘은 볼륨이 작은 매출을 보면 그 진가를 더 잘 알 수 있다. 이 회사에서 이번시즌 신규 런칭하는 B 브랜드의 올해 예상 목표 매출은 200억이다. 그런데 이 회사는 이 중 100억을 사우매출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이 브랜드가 예상하는 올해 전체매출의 50%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사우매출의 힘
일반 패션업체도 신규 매장을 오픈하면 소위 연고판매란 명목으로 협력업체 등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기업의 인적 네트워크는 해당 기업 전 계열사 직원은 물론 그 가족과 협력업체까지 이른다. 대기업의 이러한 방대한 인적 네트워크는 패션 사업을 함에 있어 중요한 경쟁력이다. 실제 대기업들은 이러한 방대한 인적 네트워크를 사업에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매출의 일정 부분을 직원들에게 할당하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대기업의 경우 소위 팔 만한 상품이 많고, 직원 수와 협력업체 등 인적 네트워크가 방대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할 경우 그 효과도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과거 대기업에 근무한 바 있는 모 골프웨어 본부장도 이 때문에 한때 협력업체에 자동차를 팔기도 했던 경험을 토로했다.
사우매출을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팔만한 상품이 한정된 중소기업과 달리, 대기업들은 팔 상품이 다양해 이를 통한 평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기업 출신인 업계의 한 인사는, “직원카드를 통해 구매한 상품과 금액이 고스란히 데이터베이스화되고, 이는 추후 인사고과를 평가할 때, 애사심의 척도로 간주되기도 한다”고 실토했다.
자사 상품을 애용하는 것이 조직내 불문율로 취급되는 분위기도 빼놓을 수 없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상사와 골프를 치러갔을 때 어느 누가 자사 브랜드가 아닌 타사 브랜드 옷을 입겠는가”라며 “강제성은 없다 해도 자사 상품 이용은 조직생활을 함에 있어 불문율과도 같다”고 말했다.
대기업 직원의 소비능력이 일반 중소기업 직원에 비해 높다는 점과 직원 우대혜택도 사우매출의 힘을 배가시키는 요인이다.
중소기업 시장 진입 갈수록 어려워져
대기업 사우매출은 안정적이고 기본적인 매출원이란 면에서 브랜드 사업을 함에 있어 든든한 기반이기도 하다. 한 전문가는, “패션시장이 갈수록 규모의 경제화되고 있어 자금력과 함께 브랜드 성장을 위한 기반이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성장기 브랜드의 경우 이러한 기반의 중요성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며, “기반이 있는 브랜드와 그렇지 못한 브랜드는 출발점부터 다른 것이기에 중소기업의 시장 진입은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사복 시장이 대기업 5대사만 살아 남은 것을 두고 사우매출을 요인으로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최근 사업전개를 포기한 모 신사복업체 관계자는, “신사복은 조직생활을 강조하는 대기업 직원이나 이들과 거래하거나 관련된 기업이 주 고객이다”며, “신사복 시장에 대기업들만 남은 것에는 대기업의 든든한 자금력이 뒷받침된 것도 이유가 되지만, 사우매출을 비롯한 그들의 든든한 인적 네트워크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고 주장했다.
박찬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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