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책 당국자들과 민간 경제연구소들의 올 하반기 경기전망이 엇갈려 남성복 업계의 F/W 물량 계획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실물 경기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남성복 시장은 경기상황을 예측해 물량 수급 조절에 의한 적중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F/W 상품들은 점퍼류와 수트, 코트 등과 같이 객단가가 높아 연 매출에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지난 상반기 비관론으로 일관했던 관련 기관들의 빗나간 경기 전망으로 낭패를 본 사례가 속출 했다.
가두점 위주의 영업을 펼치고 있는 한 중저가 남성복 브랜드는 해외에서 생산한 9만 9000원짜리 정장을 지난 상반기에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치솟는 환율로 인해 생산을 포기했다. 이로 인해 뻥 뚫린 매출을 대체 상품으로 메우느라 담당자는 밤잠을 설쳤다.
이 회사의 상품기획 담당자는 한 민간 경제연구소의 올 상반기 최고 환율이 1300원을 넘지 않을 것이라는 말만 철석같이 믿었으나 지난 3월 미 달러 환율은 1600원에 육박해 생산을 취소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현지 생산업체에게는 신용까지 잃었다.
또 다른 한 남성 캐릭터 브랜드는 지난 상반기 얼어 붙은 내수 경기로 인해 남성복 시장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말에 물량을 대폭 줄였으나 지난 3, 4월에 무려 4차까지 리오더를 진행하는 일이 일어났다. 이마저도 시장의 불확실성을 연일 강조하는 각 언론사가 발표하는 바람에 리오더 진행을 하는데도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반면 시장 경기 전망과는 관계 없이 충분한 물량을 가져간 몇몇 남성복 브랜드들은 톡톡히 재미를 보았다. 「지이크 파렌하이트」는 5월 들어 전년대비 매출이 두 자릿수 상승하는 등 상반기 마감 누계 매출이 점 평균 5% 이상 상승했다.
이상진 차장은 “지난 상반기 시장 경기가 풀릴 것을 예측해 물량 공급을 늘였다기 보다는 유통망 확대 방침에 따라 물량을 충분히 가져간 것이 주효했다”며 “하반기에도 물량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오지아」는 경기가 좋아진다 해도 물량을 늘릴 계획은 없으며, 대신에 반응 생산 비중을 38%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협력 업체들과의 유대 관계 강화에 집중하고 비효율 매장을 3개 정도 철수하는 등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 할 방침이다.
「엘르옴므」의 김준환 전무는 “상반기 예상보다 남성복 시장이 나쁘지 않았다. 하반기 경기가 좋아진다 하더라도 눈에 보이는 경제 지표를 믿고 물량을 늘리기 보다는 점 효율을 높이는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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