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관, 이수영, 정용하, 장흥수, 정경택, 송진우’.
「리트머스」 「니」 「행텐」 「노튼」 「쿨하스」 「콕스」의 본부장 이름이다. 이들은 2000년대 초반 캐주얼 시장 성장을 이끌었던 강덕남, 김성민, 김창환, 박재홍, 조춘호 등 선임 본부장들이 경영자가 되거나 창업을 하면서 바통을 이어받아 본부장을 맡게 됐다.
새로운 시대정신이 열리던 2000년 초반 새로운 영웅과 제국이 탄생됐고 영웅들에게는 영광과 칭송이 선사됐다. 그러나 그들로부터 영토와 통치권을 물려받은 차세대 주자들에게는 ‘영광’을 지켜내야하는 무거운 책임이 주어졌다. 성장시대였던 2000년대 초에는 스타 브랜드, 스타플레이어가 탄생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지만 성숙기로 접어든 2000년대 중반에는 ‘잘해야 본전’이고 잘못하면 쇠락의 길로 접어들지도 모르는 수많은 위험 요소가 이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100년 브랜드’의 기강과 기틀을 다져야 하는 중요한 임무가 맡겨진 차세대 캐주얼 사업본부장들의 전략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2000년대 초반은 한국 패션에서 캐주얼 브랜드들이 중흥기를 맞는 시기였다. 많은 브랜드가 생겨나고 없어지는 과정을 거치면서 연간 외형 1천억원대를 넘나드는 대형 브랜드들이 생겨났다. 차세대 본부장들이 브랜드를 맡아 이끌고 있는 2006년 현재는 시장성숙기에 접어들면서 기회요소보다는 곳곳에 위험요소가 더 많이 도사리고 있는 것도 사실.
외형위주에서 내실위주로 바뀌어
이에 따라 공격적인 영업으로 외형을 확대하는 것이 캐주얼 본부장의 최고 덕목으로 쳤던 2000년대 초와는 달리 매출을 어떻게 유지하고 이익을 늘릴 수 있는지가 본부장의 역량을 가늠하는 잣대로 바뀌었다. 신임 본부장들 스스로도 “성장 시대를 거치면서 외형 확대는 이미 정점을 쳤다. 이제 내실 경영을 통해 수익률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시장 판도가 가름난 상황에서 브랜드의 역량을 넘어서는 무리한 투자를 하다보면 자칫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장사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000년대 초반이 미지의 세계에서 무에서 유를 개척하는 서부개척의 시대였다면 2000년대 중반을 넘어서는 현재는 지금까지 쌓아올린 성과를 관리·유지·지속해내는 시스템을 만들어야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김희관 리트머스 이사는 “연간 500억원을 파느냐 1천억원을 파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500억원을 팔고도 50억원을 남길 수 있고 1천억원을 팔고도 적자를 낼 수 있다”고 말한다.
정용하 행텐코리아 이사는 “해외 선진 브랜드들이 전세계에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글로벌 소싱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마당에 우리의 생산 환경은 아직 수준이 미흡하다. 매출이 정체된 상황에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글로벌 소싱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필수다”라고 말한다.
과거에는 ‘얼마를 팔았냐’가 브랜드의 위상을 나타냈지만 이제 ‘얼마를 남겼냐’가 더 중요한 요소다. 이를 위해서는 해외 각처의 소싱 네트워크를 활용한 원가 절감이 중요하다는 것. 그러나 2000년대 초반 성장시대에서는 변화에 대응하고 덩치를 키우는 것이 먼저였기 때문에 이런 기초체질을 다지기 위한 여력이 부족했다.
소싱전문 컨설턴트 김삼용 씨는 “국내 패션기업들이 국제적인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야 한다. 그러나 과정을 생략한 채 결과를 요구하는 지금까지의 체제에서는 생산의 질을 요구할 수는 없다. 때문에 해외 생산 시스템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작업지시서 작성 방법부터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마케팅이 성패의 주요 요소
송진우 「콕스」 본부장은 “잘 만들면 잘 팔릴 것이라는 단차원적인 사고방식은 이제 소비자들에게 통하지 않는다. 극단적인 예로 상품과 유통을 잘 갖춘 브랜드들도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접근하지 못해 외면당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상품력에서 수준 차이가 났지만 이제 상향 평준화 됐다. 앞으로 마케팅력이 브랜드의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가 닥쳤다”라고 말했다.
이수영 「니」 본부장도 “소비자들의 정보력이 브랜드를 앞서는 상황에서 지금까지의 마케팅 기법으로는 소비자들을 감동시킬 수 없다. CRM, IMC 등 시스템화된 마케팅 기법을 도입하는 등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노력을 해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또 본부장들은 브랜드 아이덴터티 확립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요소라고 강조했다.
정용하 이사는 “소비자들이 메가트렌드에 휩쓸려 다니던 시절은 이제 끝났다. 브랜드가 명확한 색깔을 갖춰야 인정받는 시대가 왔다. 상품과 매장, 마케팅이 모두 한 목소리로 브랜드의 아이덴터티를 소비자에게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유통에 대한 시각은 할인점 유통에 대해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김희관 이사
김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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