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주와 경북 등지에서 한낮 수은주가 28도를 넘는 여름 날씨를 보이는 등 날씨가 들쭉날쭉 종잡을 수 없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미 지난해 잦은 한파로 겨울 판매에 커다란 차질을 빚었던 패션업체들은 날씨의 예측 여부가 올 한 해 장사를 판가름할 정도로 중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올 여름 날씨는 사상 최악의 폭염이 지속될 것이라는 발표가 확산돼 패션업체들의 여름장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월 미 항공우주국(NASA)은 소속기관 고다드 우주연구소 제임스 핸슨 박사의 분석을 인용해 올해 전 지구 연평균기온이 19세기 후반 이후 가장 높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를 근거로 국내 일부 언론이 ‘100년 만의 폭염’을 보도하자 기상청이 여름철 더위와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비판하고 나서 한때 더위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재 기상청은 “다음달에 여름철 예보가 나와봐야 알 수 있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올 여름 폭염이 올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 내리기 힘든 상태다.
그러나 대부분의 패션업체들은 이들의 예보와 상관없이 갈수록 봄, 가을이 거의 사라지고 더운 여름이 길어지고 있다는 데 동의하고 이에 대한 대응에 들어갔다.
여성복의 경우 여름이 길어질 것으로 예측, 전반적으로 가볍고 경쾌한 소재기획 비중을 확대하고, 여름 시즌을 세분화해 성하(盛夏)기 상품을 크게 늘렸다. 특히 정장 비중이 높은 여성 커리어 브랜드의 경우 단품 재킷류가 매출을 이끄는 주요 아이템이었으나, 올해는 가벼운 느낌의 아우터성 블라우스 단품 비중을 늘려잡고 있는 추세다.
아우터성 블라우스는 단품 재킷을 대체할 수 있는 폭염 대비 아이템으로 핫 서머 기간인 6~7월 매출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코디되는 상품으로 원피스와 볼레로, 스커트 등 단품 아이템도 대폭 늘리고, 가을 간절기 상품을 크게 줄일 계획이다.
남성복은 현재 신사복업체들이 오는 여름과 가을에 대한 고민이 가장 많다. 남성 정장은 여름이 비수기일 뿐 아니라 주요 아이템으로 여름 소재를 이용한 정장과 재킷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상품을 이용한 특별한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태다.
대부분 이번 세일 기간에 봄상품을 최대한 소진하고 여름 소재 상품을 조금 늘려 잡아 QR을 최대한 활용해 적극적으로 올 여름을 대비하는 정도에서 그치고 있으며, 그보다는 가을상품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에 더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극히 일부 업체의 경우 시즌 초기에 행사 등을 활용해 상품 소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또 끝없는 할인경쟁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강범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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