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대표 제진훈)이 ‘중저가시장은 진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올 가을·겨울 시즌에 런칭 예정이었던 할인점 중심의 신규 중저가 신사복도 중도 하차되고 계획을 전면 백지화시켰다.
이는 지난달 14일 이태리 밀라노에서 열린 삼성 이건희 회장의 디자인 전략회의가 열린 그 다음주에 결정된 것으로, 이 회의가 적잖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된다.
밀라노 회의는 이건희 삼성 회장과 구조본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 삼성전자 사장단, 제일모직 제진훈 사장 등 주요 계열사 사장들과 이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와 둘째딸 이서현 제일모직 상무보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 회장은 ‘월드 프리미엄 브랜드’ 육성계획을 확정하고, 그룹 차원의 디자인 역량 강화를 위한 ‘밀라노 4대 디자인 전략’을 발표했다.
이 회장은 회의에서 “최고경영진부터 현장 사원까지 디자인의 의미와 중요성을 새롭게 재인식해 세계 일류에 진입한 삼성 제품을 품격 높은 명품으로 만들 것”을 강조하고 “월드 프리미엄 제품이 되기 위해서는 디자인, 브랜드 등 소프트 경쟁력을 강화해 기능과 기술은 물론 감성의 벽까지 모두 넘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은 누가 봐도 한눈에 삼성 제품임을 알 수 있도록 고유의 철학과 혼을 반영한 독창적 디자인을 모든 계열사에서 만들어내고, 국적·성별 등을 가리지 않고 디자인 트렌드를 주도할 천재급 인력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제일모직도 고부가가치의 일류 글로벌 브랜드 육성이라는 기존 방침에 초점을 맞추고 외도는 하지 않겠다는 것.
당초 올 가을에 런칭 예정이었던 이 중저가 신사복은 작년 초부터 TF팀이 구성돼 오랜 기간 준비해 왔으며, 5명의 초슬림 조직으로 글로벌 소싱을 통한 고품질 초저가 정책을 구사할 예정이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철저하게 준비된 브랜드라 성공 확률이 높다고 자신했으나, 검토한 결과 회사의 명품 브랜드 육성 전략과 방향이 맞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자연스레 정리된 것”이라고 했다.
강범창 기자
kbc@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