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랜드(회장 박성수)는 4월에만 3개의 브랜드를 런칭하고 상반기 6개의 신규 런칭 계획을 밝히면서 내부적으로는 비효율 브랜드 가지치기에 나서는 등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랜드가 이번 상반기에 런칭하는 브랜드는 모두 6개. 3월 영등포 1호점을 연 1천원숍 「에코마트」를 시작으로 4월에는 패션 주얼리 「클루」, 아동 「유솔」, 패션 슈즈·잡화 「비아니」를 런칭했으며, 유니섹스캐주얼「데이슨」과 여성복 「헤닌」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또 연초부터 비효율 사업부문에 메스를 들이대 「더팬」 「스코필드」의 국내 영업을 잠정 중단시켰다. 「헌트」「뉴트」도 ‘뉴 헌트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사업의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상태. 「더데이」 「투미」도 리뉴얼에 들어갔다. 이랜드의 이 같은 움직임은 2001년 「후아유」 이후 런칭한 브랜드들이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비즈니스 환경에 걸맞은 조직구조를 갖추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중저가 시장에서 「지오다노」 「베이직하우스」에 빼앗긴 명성을 초저가 브랜드 시장을 개척해 되찾겠다는 의지가 바탕에 깔린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런칭하는 신규 브랜드들은 조직구조나 운영방식이 기존 브랜드들과 확연히 다르다.
브랜드별 10명 미만으로 전담 인력을 구성하고 마케팅, VMD는 그룹 본부에서 담당한다. 상품 소싱은 공동으로 한다. 또 신규 브랜드들은 초저가 시장을 공략한다는 점에서 기존 브랜드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지난 28일 신촌에 1호점을 낸 「비아니」는 2001아울렛의 PB 「유겟」과「비프리」를 통합해 만들었다. 20∼30대 여성을 타겟으로 ‘프레시&컬러풀(Fresh&Colorful)’을 콘셉트로 잡았다. 시즌 초반에 모든 상품을 보여주는 기존 브랜드와 달리 ‘비위클리 필업 시스템(Bi Weekly Fill up System)’을 통해 2주 단위로 매장에 신상품을 공급한다. 고객들에게 구경하는 재미와 신어보는 재미를 주기 위해서다. 샌들·펌프스·뮬 등 다양한 슈즈와 가방 등 액세서리 전 품목의 가격이 1만∼1만5천원 사이로 초저가다.
「비아니」 런칭을 위해 투입된 전담 인력은 2명. 영업만 담당한다. 마케팅은 CMO실에서, 인테리어는 VMD실에서 담당하고 상품 구성은 2001아울렛 상품기획팀에서 맡는다. 의사결정은 3BU장 김광래 이사가 직접 한다. 브랜드장 중심으로 운영됐던 기존 구조와 상당 부분 달라졌다.
아동복 「유솔」도 2001아울렛 PB다. 21일 개점한 수유점은 오픈 첫날 1천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평균 객단가가 2만2천원으로 450명 가량의 고객이 구입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17평 매장 운영을 위해 20평의 창고를 기본으로 갖춰야 할 만큼 물량이 많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서 재래시장·할인점 수준의 가격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단가가 낮아 대리점에는 행사·정상 구분 없이 27% 균등 마진을 적용한다.
패션 주얼리 「클루」도 지난달 15일 명동점을 오픈한 뒤 바로 전국 주요 상권 13개점이 확보될 만큼 가두상권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2만∼5만원대의 저렴하고 독특한 상품과 신선하고 다양한 제품과 감각적인 VMD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명동 오픈 첫날 2천만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3월 영등포에 첫 매장을 연 「에코마트」는 ‘고품격 1천원숍’. 싼 가격만 내세운 기존 1천원숍과 차별화해 제품 품질과 인테리어, 서비스에서 한 단계 격을 높이겠다는 의미에서 ‘고품격’을 내걸었다. 「에코마트」 영등포 1호점은 18평 가량의 공간에 인테리어용품, 생활잡화, 문구, 사무용품, 주방용품 등으로 구성했다.
「데이슨」과 「헤닌」도 2001아울렛 PB로 뉴코아아울렛 일산점에서는 월 2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브랜드다. 런칭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
이 브랜드가 가두상권에 진출하면 「베이직하우스」 등 저가 베이직캐주얼과 한판 경쟁이 예상된다.
이랜드의 이 같은 움직임은 업계 관계자들의 적잖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 관계자는 “신규 브랜드 런칭 비용이 100억원 가까이 치솟은 마당에 최소 비용과 인원으로 브랜드를 런칭할 수 있는 점이 흥미롭다”며 “가두상권 브랜드 대리점들의 수익이 급감한 요즘 상황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성공한다면 이랜드 위주로 가두상권이 재편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명 기자
kjm@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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