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트래디셔널 브랜드들의 틀깨기 작업이 한창이다.
흔히 패션업계에서 보수세력이라고 불리던 여성 트래디셔널 브랜드들이 새로운 컨셉 제안, 신상품군 개발, VMD 교체 등을 통해 현실 안주형에서 미래 지향형으로 탈바꿈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고정고객 중심의 영업에서 탈피해 신규고객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고정고객 중심의 영업을 한다는 것은 좋게 얘기하면 고객층이 탄탄해 불황이 없음을 뜻하지만 역으로 말하면 그만큼 성장성이 낮고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키이스」 「비꼴리끄」 「비씨비지」 3개 브랜드의 롯데본점, 잠실점, 현대 본점 3개점의 지난 4월과 5월 매출 신장세가 전년대비 10∼15%에 불과하다는 점도 이를 대변한다.
신규고객 창출을 위한 움직임은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고 있는 데서 찾아볼 수 있다.
롯데백화점 상품본부 바이어는 “스포츠와 캐주얼이 패션계의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스포티 라인과 트래디셔널을 접목시킨 제품들이 눈에 띈다. 「랄프로렌」이 캐주얼하고 스포티브한 감각에 가까운 반면 이들 브랜드들은 「랄프로렌」과 정통 트래디셔널의 중간 형태를 지향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본점 바이어는 “세계적으로도 프린트물, 자수 등을 강조하는 영국 정통의 트래디셔널에서 미국의 모던 트래디셔널로 트렌드가 옮겨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비꼴리끄」 이용섭 차장도 “천연소재의 재킷과 바지 등 수트 판매비가 높아지고 있다. 물론 여름 주력 상품인 원피스가 전체 판매비중의 약 50%를 차지하지만 예년에 비하면 큰 변화”라고 말했다.
인테리어에서도 부분적인 변신이 진행되고 있다.
「키이스」가 최근 매장 바닥을 대리석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며 「비꼴리끄」도 일부 매장의 벽면을 화이트로 바꾸는 등 우드(WOOD)를 중심으로 한 VMD를 보다 모던한 이미지로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트래디셔널 브랜드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강남상권 공략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롯데(본점, 잠실점)의 경우 3개 브랜드가 모두 입점, 한 군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반면 현대 본점과 무역점은 「키이스」만이 홀로 영업을 하고 있다. 이는 현대가 롯데에 비해 매장면적이 협소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그러나 면적의 문제를 차치하고 얘기했을 때 트래디셔널 브랜드들이 강남 상권의 고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지를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이라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키이스」의 현대 본점 매출이 4월 9천만원, 5월 7천만원대로 롯데 본점, 잠실점에 크게 못미친다는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 중 하나다.
브랜드들의 조용한 혁신이 현재의 그마그만한 매출 편차를 벌릴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3개 브랜드가 모두 입점돼 있는 롯데 본점과 잠실점을 보면 본점에서는 「키이스」가 잠실점에서는 「비꼴리끄」가 약간의 차로 앞서나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또 잠실점에서 지난달 「비씨비지」가 8천만원으로 약간 주춤했던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1억원을 상회하면서 안정적인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비씨비지」도 행사 축소로 인해 외형이 줄었을 뿐 정상매출은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타 브랜드와 같은 추이를 보이고 있다.
3개 브랜드가 앞서거니 뒷서거니 행보를 계속하는 가운데 향후 이들 브랜드들의 움직임이 트래디셔널의 순위 경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두고 볼 일이다.
김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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