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석(42, 골드윈코리아) 대장이 이끄는 북극원정대가 지난 5월 1일 오전 4시 45분(한국시간 4월 30일 오후 7시 45분) 북극점에 깃발을 꽂았다. 박 대장과 3명의 원정대원이 54일 동안 2000km의 북극 빙원을 뚫고 이뤄낸 쾌거다.
박영석 대장의 성공에는 골드윈코리아(대표 성기학)의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의 기술력이 뒷받침됐다.
북극의 평균 기온은 영하 50도. 원정대원은 100kg이 넘는 썰매를 직접 끌어야 하고 초속 14m가 넘는 강풍(블리자드)에도 맞서야 한다. 리드(얼음이 녹으면서 드러나는 바다)에 빠지면 운행을 중단하고 장비를 최단시간에 건조시켜야 한다. 이 때문에 고기능 전문 장비는 안전과 탐험 성공을 위해 필수다.
「노스페이스」는 이번 북극점 탐험을 위해 별도 기획팀을 구성해 원정용 장비를 특수 제작했다.
‘Park’s Gland Slam Expedition Collection’으로 이름 붙여진 특수 장비는 모두 6가지. 운행용 바지 2종, 운행용 재킷 1종, 보온용 재킷 1종, 보온용 바지 1종, 보온조끼 1종이다.
박 대장은 이번 제품 개발에 기획단계부터 직접 참여했다. 4개월에 걸친 개발기간 동안 박 대장은 소재 선택에서부터 완성품 테스트까지 모두 직접 챙기며 장비 개발에 의지를 보였다. 그는 “남극과 북극을 한 차례씩 다녀왔는데 기존 장비들로는 부족함을 느꼈다. 현장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른 등반대가 사용했던 장비들의 장점을 참조해 가장 최고 기능의 장비를 만들고자 했다”고 직접 개발에 참여한 이유를 밝혔다.
품번 501번 바지의 경우 박 대장의 아이디어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용변이나 활동성 확보를 위해 허리와 골반 부위에 지퍼를 달아 편리하게 만들었다. 옆단에도 지퍼와 밸크로 테이프를 붙여 땀이 내부에서 얼지 않고 배출된다.
등산화 제작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1차 원정에서 사용했던 수입등산화가 한국인 체형에 맞지 않아 고기능을 발휘하는 국산 제품이 필요했기 때문. 개발팀은 박 대장과 대원 전원의 족형에 맞는 라스트(발 본)를 별도로 제작하고, 동상을 최대한 억지하기 위해 냉기를 차단할 수 있는 4중의 특수 냉한·보온구조로 만들었다.
개발팀은 이번 원정 장비에 ‘퍼텍스(PerTex), 드라이로프트 (Gore DryLoft), 폴라가드(PolarGuard)’ 와 같은 고기능 특수 소재를 사용했다. 기능적인 면은 박 대장의 현장 경험을 중심으로 필요한 기능을 넣고 불필요한 기능과 부피·무게는 줄였다.
박영석 대장은 “가장 많이 입는 운행복을 개발하는데 중점을 뒀고 결과물로 퍼텍스 후드 재킷과 팬츠가 만들어졌다. 혹한 속에서도 움직임이 용이하도록 편의부착물들을 넣었고 라쿤털을 이용해 바람막이 후드를 만들었다. 엉덩이 부분에 특수 지퍼를 달아 용변시 편리하고 격렬한 움직임에도 용이하도록 디자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는 데 첨단 의류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김철주 골드윈코리아 전무는 “박 대장의 기량과 정신력, 그리고 「노스페이스」의 기술력이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낸 쾌거”라며 “「노스페이스」는 앞으로도 기술 개발에 집중해 산악인들에게 필요한 고기능 장비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석 대장은…
1963년 생으로 산악부에 들어가기 위해 동국대에 들어갈만큼 산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차 인류 최초의 산악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그의 그랜드 슬램은 1993년 5월 16일 에베레스트 무산소 등정 이후 12년만의 결과. 「산악 그랜드슬램」이란 7대륙 최고봉과 히말라야 14좌, 지구 3극점을 모두 정복하는 모 방송코너 이름처럼 정말 대단한 도전(?)을 의미한다. 박 대장은 2001년 히말라야 14좌, 2002년 7대륙 최고봉을 완등한 뒤 지난해엔 무지원 탐험 최단기록(44일)으로 남극점을 밟았다.
김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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