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리슈즈’를 비롯한 중저가 트렌드 샌들이 중고가 신발 시장을 위협하는 세력으로 등장했다.
보헤미안 풍 풀 스커트 및 데님 트렌드가 유행하면서 중저가의 에스닉 풍 슈즈와 화려한 비즈와 디테일의 슈즈들이 인터넷과 동대문, 스트리트 숍을 통해 소비자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는 것.
중고가·중저가 상품으로 양분됐던 소비자 구매패턴이 명품과 동대문 상품, 3천원대 젤리슈즈까지 최고가와 초저가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형태로 분산되면서 중저가 샌들은 결국 중고가 시장을 위협하는 존재로 부상했다.
올 여름 플랫슈즈부터 웨지힐, 화려한 디테일의 드레스슈즈부터 인도 풍의 오리엔탈 슈즈까지 화려하고 다양한 샌들 트렌드가 유행하면서 20만원대의 중고가 샌들 하나로 만족하기보다는 저렴한 가격대의 트렌디한 샌들을 여러 개 구입하려는 실속파 여성들도 부쩍 늘었다.
이러한 가운데 초저가 트렌드 슈즈를 표방한 이랜드의 「비아니」가 이 시장의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최신 트렌드 슈즈와 가방을 1만원대에 즐길 수 있다는 슬로건을 내세운 「비아니」는 강력한 소싱력과 차별화된 VMD로 인기몰이를 하는 동시에 여성들의 소비패턴 변화를 제대로 읽어낸 브랜드로 업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브랜드는 신촌점 문을 연 첫달에 2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명동점은 신촌점 이상의 뜨거운 반응을 보이며 폭발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와 함께 차별화된 디자인과 5∼10만원대의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한 수입 브랜드들도 대거 등장했다.
10∼15만원대의 수입 슈즈 「나인웨스트」는 올 봄 백화점의 제화 조닝에서 안정적인 입지를 구축, 「탠디」 「소다」 등을 바짝 추격하는 동시에 ‘수입화의 매스마켓 진입 성공’이라는 새로운 공식까지 창출해 냈다.
이처럼 중저가 트렌드 슈즈와 수입 브랜드들이 빠른 세력확장을 펼치고 있는 반면, 올 여름 중고가 내셔널 신발 브랜드들은 차별화되지 못한 디자인과 가격저항력이 커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백화점 영업을 펼치는 18∼20만원대 내셔널 신발 브랜드들은 올 여름 100년 만의 무더위와 여름이 길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샌들·조리 등 다양한 디자인을 출시했지만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울상을 짓고 있다.
최근 내셔널 슈즈들은 일부 상위 브랜드만이 전년대비 5∼10% 정도 신장세를 보이고 있고 나머지 브랜드는 1+1, 균일가, 브랜드 세일 등 잇따른 행사를 통해 지난해 매출 수준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특히 기대했던 샌들 판매가 여름 성수기인 5, 6월에 접어들어서도 이렇다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대부분 브랜드들은 행사에 의존하거나 7월 세일 판매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소비자들의 액세서리 소구력과 트렌드 수용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내셔널 브랜드들은 차별화된 상품력과 마케팅보다는 전문 슈즈라는 고유 시장 영역만을 내세우며 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 허욱 바이어는 “최근 소비자들은 브랜드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구매 형태를 보이고 있고 앞으로 이런 현상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며 “내셔널 브랜드들은 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채 상품과 가격 등에서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어 새로운 시장대응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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