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커리어 시장은 박시(boxy)한 실루엣과 패턴물의 확산 등 복고주의 경향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본지가 9개 커리어 브랜드의 추동상품기획 경향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 가을에는 지난 70년대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홈스펀, 헤링본 등 트위드 소재의 재킷이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됐다. 재킷과 매치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는 슬랙스보다는 솔리드물의 스커트 비중이 커지고 있다.
실루엣은 엄마옷을 입은 듯한 느낌의 편안하고 루즈한 룩과 포멀정장보다는 캐주얼한 느낌의 단품들이 셋업되면서 더욱 세련미를 더한다.
스탠칼라, 폭이 넓은 칼라의 재킷, 소매통을 풍성하게 하고 셔링 처리한 블라우스, 기장이 길고 플레어 느낌이 나는 스커트 등 과거로의 회귀를 표방하는 디테일들이 눈에 띤다.
다수 브랜드들이 제안한 F/W의 기본 착장은 트렌치코트 대용의 재킷에 무릎아래까지 오는 스커트, 컬러풀한 니트의 조합이다. 이는 격식 및 편안함을 모두 갖춘 착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여성복 업체의 디자이너는 “블라우스 느낌의 재킷이 여름에 인기를 끌고 있는 것에 이어 가을에도 재킷인지 트렌치코트인지 잘 구분이 안되는 제품들이 다양한 디테일로 선보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 F/W 또 한가지 특징은 톤온톤 컬러에서 배색개념으로의 전환.
이는 수트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단품이 개발되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F/W의 기본 컬러인 베이지, 브라운, 블랙, 카멜 등에 바이올렛, 와인, 버건디, 핑크, 오렌지, 퍼플 등의 컬러가 배색이 되고 있다.
특히 베이직 컬러 수트에 포인트 컬러를 사용한 니트를 사용해 다양성을 제시했던 것과는 달리 점차 상의와 하의의 배색 코디가 늘어난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명품’ ‘럭셔리’라는 키워드가 중시되면서 소재의 고급화도 한층 강도를 더하고 있다.
천연소재가 여전히 주요 소재로 사용되며 특히 울의 경우 90’S, 100’S 등 세번수 원사를 사용해 퀄리티를 높였다. 또 S/S에 이어 실크의 중요성이 더욱 확대되면서 주요 소재에 실크를 5∼10% 혼용함으로써 광택감을 살리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준다.
한 브랜드 관계자는 “브랜드들의 고급화 전략이 커리어 군의 정체성을 되찾는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고급화 전략의 핵심으로 등장하는 것이 소재 개발이고 이를 통해 타 브랜드와의 차별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가격도 자연스럽게 고가존과 저가존으로 확실하게 이원화 될 것이다. 요즘 소비자들은 가격에 합당한 가치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하면 구매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고 말했다.
복고주의는 패턴물의 확산도 가져왔다. 올 가을 가장 눈에 띠는 패턴은 각종 체크들. 하운드투스 체크, 글렌체크 등은 인너 뿐만 아니라 아웃웨어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또 멀리서 보면 솔리드물인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오밀조밀한 체크, 혹은 스트라이프물인 제품들도 눈에 띤다.
삼성패션연구소 이유순 수석연구원은 “복고주의는 인공보다는 자연, 즉 내추럴리즘으로의 환원을 말한다. 이는 곧 인간 본연의 자세로 돌아간다는 것을 뜻하며 이것이 과거로의 회귀로 이어지고 있다. 세기말이 되면서 95∼97년까지 이어졌던 사람들의 과학 및 문명에 대한 자신감(이것이 미니멀리즘으로 나타났었다.)이 점차 사그라들었다. 따라서 2001∼2002년으로 갈수록 트래디셔널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이는 곧 스코틀랜드풍의 트위드, 체크 등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F/W에 이어 올해도 가죽과 퍼를 활용한 제품들이 대거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트리밍 제품은 물론이고 렉스, 머스크렛, 위즐, 송치 등 다양한 소재들의 풀가먼트들이 한겨울의 매출 주도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베이직 아이템들의 판매가 좋아 올해는 이를 차별화하기 위해 기본컬러 군 외에 바이올렛, 핑크, 민트, 블루 등 트렌드컬러 제품의 오더량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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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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