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보다 낮은 가격으로 온라인과 재래시장에서 명품을 판매하는 병행수입업자들이 난립하면서 이 시장의 거품이 빠지고 있다.
지난 95년부터 병행수입이 가능해지면서 명품할인쇼핑몰 붐이 일어났으나, 현재는 온라인 쇼핑몰만도 50개가 넘고 재래시장에서 명품을 판매하는 업자들도 일일이 헤아릴 수 없이 많아졌기 때문에 이들 중 대다수가 별다른 이익을 거두지 못하고 단명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수입병행업체 I사의 한 직원은 “3년 전부터 세관을 거치지 않고 들여오는 불법유통이 성행해 가격이 흐려진 탓에 요즘에는 마진이 적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상품을 갖다놓기만 하면 팔렸다. 3∼5만원 짜리 재고를 높게는 10배 마진을 붙이기도 했지만, 이제는 여러 업체가 난립하면서 마진도 낮아졌고 소비자들도 신상품이 아니면 잘 사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투자비용 10억 원 이하를 들여 단기간에 고 마진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에 많은 사람들이 명품 판매사업에 뛰어들지만, 경험이나 인맥 없이는 원하는 신상품확보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태리에서 생산되는 ‘가짜명품’에 속아 골치 아픈 일을 겪기도 한다”고 밝혔다.
동대문 패션타운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수입병행업체 J사는 “여러 사업을 전개하며 이태리와 10년 이상 거래해왔고 선금을 주고 구입하는 등 신뢰를 쌓았기 때문에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동대문패션타운의 한 건물에만 해도 20여 개의 명품매장이 있지만 소규모 업체들은 몇 개월만에 자리를 비우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점포는 연간 운영자금 규모가 40∼50억 원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 사이트에서도 상품종류의 다양성이 장점인 ‘럭셔리굿’, 커뮤니티 사이트의 활성화가 무기인 ‘아이럭셔리’, 소비자와의 신뢰에 초점을 맞추는 ‘럭셔리빌’ 등이 각자의 노하우를 이용해 차별화를 꾀하면서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의 신뢰를 바탕으로 패션네트(대표 김윤주)가 병행수입시장에 뛰어든 데 이어 한섬(대표 정재봉)과 세정(대표 박장호)도 이르면 내년 초부터 수입멀티샵을 운영할 것으로 알려져 ‘보따리장사’식 운영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민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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