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크게 보임직한 시장과 먹음직한 시장으로 나누어진다. 보임직한 시장은 눈의 시장(Eye’s market)이라고 하며 대표적인 시장으로 패션시장을 들 수 있다. 먹음직한 시장은 혀의 시장(Tongue’s market)이며, 말 그대로 식품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에 자동차, 건강, 주택, 교육 등은 ‘무엇을 먹을까’와 ‘무엇을 입을까’의 시장이 충족된 후에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생명의 안전과 삶의 만족 그리고 신분의 상승을 체험하게 하는 ‘마음의 시장’이다. 이것을 또 다른 차원의 시장으로 세분화시키는 변화요소가 있는데, 바로 ‘사치’라는 ‘욕구의 시장’과 ‘중독’이라는 ‘몰입의 시장’이다.
시장은 명동에 있지 않고 사람 마음에 있다. 그래서 시장을 경제학적 용어로 분류하는 것, 즉 소비자들을 학명을 지정하여 곤충 채집하듯 나무상자에 분리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 말은 블루오션도 사람의 마음에 있다는 이야기다.
한 벌에 400만원짜리 옷을 현금으로 사는 소비자가 숍 매니저에게 깎아달라고 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그 사람을 어떤 소비자로 정의할 수 있을까? 자동차를 끌고 할인매장에 가서 2천원 정도 아끼려고 보이지 않게 지출했던 자동차 기름값과 시간에 대해서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고객은 어느 포지셔닝 맵에 집어넣어야 할까? 밥은 3천원짜리 햄버거로 때우고, 스타벅스에서 5천500원짜리 커피를 마시는 학생들은 과연 어느 소비시장에 있는 사람들일까? 600만원짜리 대형 TV를 사는 사람이 전기 몇천원을 아끼려고 액정을 살 것인가와 PDP를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소비자의 구매 기준은 과연 무엇일까?
이런 사람들의 욕구가 우리가 3년 전에 유행어처럼 말했던 매스티지라는 합리적인 사치시장을 만들었다. 말 그대로 합리적인 사치는 비교 기준에 따라 자기가 결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는 상상할 수 없는 가치를 주더라도 구매하는 것이고, 가치 없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10원도 깎고 싶어하는 것이 소비자의 마음, 곧 우리들의 마음이다. 그래서 우리 마음의 욕구와 불편함 그리고 기대사항을 살펴보면 블루오션은 쉽게 보인다. 문제는 그런 블루오션에 어떻게 도달하는가, 즉 전략 실행력과 아이디어 구사력에 달려 있다.
패션을 살펴보기 전에 머리를 식힐 겸 편의점에 있는 블루오션 상품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문제, 블루오션에서 레드오션으로 넘어가는 데 20년 걸린 블루오션 상품이 있는데 무엇일까? 우유 85.715%, 액산과당(FE42), 백설탕, 치자 황색소, 바나나향으로 만들어진 음료수. 한 달에 100억의 매출을 올린다. 가격은 1천원. 역사는 20년.
바로 ‘바나나 맛 우유’이다. 바나나우유가 아니라 바나나 맛 우유다. 바나나우유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진짜 바나나우유가 비교 광고를 비롯해서 용기를 카피하면서 거칠게 공격을 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예로 수십 년 동안 드링크 시장을 독식했던 박카스 시장을 갈아치워 버린 것이 있다. 비타500이다. 두유 시장을 통째로 엎어버린 시장이 있다. 바로 검은콩 우유 시장이다. 혀의 시장은 독특하다. 원조 콩국수 집에서 한 그릇 먹기 위해 수십 킬로를 달려와서 겨우 한 그릇 먹고 떠나지만 뿌듯해한다. 눈물이 날 정도로 역겨운 썩어가는 홍어찜을 먹으면서 맛있다고 말한다. 오직 원조만 살아가지만, 반면에 전혀 엉뚱한 곳에서 경쟁이 되어 시장이 도태되어 버리기도 한다. 과연 와인 열풍은 소주 시장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었을까?
패션의 무경쟁지대, 곧 블루오션 지대에서 신화를 쓴 회사가 있다. 교복 자율화라는 거대 트렌드 속에서 브랜드가 주는 가치와 시장 의류가 주는 저렴함, 그리고 집 근처에서 당장 살 수 있는 편리함이라는 블루오션 전략을 통해서 이랜드는 1조 기업이 되었다. 당시 중저가 캐주얼의 거대한 블루오션을 만들었던 이랜드 사례를 김휘찬 교수가 제시하는 블루오션 툴에서 본다면 다음과 같다.
백화점에 있는 브랜드보다 품질은 좋지 않지만 가격과 브랜드를 높여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었던 것이다. 비록 한 줄로 그 내용을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겠지만 당시의 이랜드가 만든 블루오션은 유통을 비롯해서 패션 브랜드의 콘셉트 다각화 등 또 다른 여러 개의 블루오션을 만들어냈다.
그 후 어떤 스타일과 유행이 아니라 패션시장 전체를 뒤흔든 또 다른 유통대란이 있었는데, 그것은 동대문에서 터져나왔다. 밀리오레다. 재래시장의 불편함을 제거하고 10대들의 놀이터를 창조하고, 디자인경쟁력과 가격경쟁력은 높였다. 결국 친구랑 몰려가서 싸게 사면서 놀고 싶다는 욕구를 즐거운 야시장으로 만든 블루오션이었다. 밀리오레의 등장으로 시장은 재편되었고, 수십 개의 브랜드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운명이 되었다.
최근에 블루오션으로 각광받는 브랜드가
권민(모라비안바젤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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