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라는 대형 제화사 하청공장인 성수동의 한 구두회사는 최근 오더량이 예년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 들었다. 경기가 나쁜 탓에 A사가 생산량을 크게 줄였기 때문. 특히 A사는 최근 고급화를 추진한다는 명목하에 본사 직영공장을 늘리면서 외주업체 물량을 더욱 줄였다.
또 다른 구두공장은 최근 일감이 없어 개점휴업 상태. 예년 같으면 봄 성수기를 맞아 연일 야근을 해야 하지만 거래 업체인 살롱화 브랜드의 매출이 바닥을 치면서 오더량이 뚝 끊긴 상태.
성수동 구두 생산업체들이 오더 가뭄에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특히 생산업체들은 최근 살롱화 브랜드는 물론 금강제화, 에스콰이아 등 대형 제화사들까지도 생산물량을 크게 줄이면서 공장 운영이 매우 어려운 상태다.
업체 관계자들은 “오더량이 절반 이상 줄었다. 지난해 연말부터 몇몇 업체들이 도산되면서 그나마 거래하고 있는 업체들에 대한 불안감도 없지 않다. 특히 최근 대형 제화사들이 고급제품은 직영공장 위주로 생산하고, 저가라인은 청도와 광주 등 중국에서 소싱함에 따라 앞으로도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과 달리 몇몇 생산업체들은 오더가 넘치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톰보이」와 「빈폴」에 구두를 납품하는 한 구두공장은 “올 들어 오더량이 크게 늘었다. 특히 한 디자인에 1~2천족이상 되는 주문도 적지 않아 효율이 높다. 스니커즈 등 캐주얼에 대한 상담도 늘고 있어 스니커즈 전문 디자이너를 새롭게 영입했다”고 말했다.
정장 스타일의 대형 제화사와 살롱화 업체들의 매출은 급감한데 비해 스니커즈와 패션 운동화 시장이 활기를 띄면서 이들 업체에 납품하는 생산업체들의 명암도 엇갈리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경기 영향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패셔너블한 스타일을 앞세운 의류 브랜드들의 액세서리 매출이 늘어나면서 제화사 및 살롱화 협력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에 대한 기획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구두, 가방 등 패션잡화 아이템 비중을 늘리고 있는 패션의류 브랜드들을 새로운 거래선으로 확보할 때”라고 강조했다.
「톰보이」 「쌈지스포츠」 「빈폴」 「데얼스」 「A6」 「BNX」 「EXR」 「후부」 등의 영 캐주얼 브랜드들의 패션잡화 판매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또 최근에는 「파크랜드」가 남화를 새롭게 출시했으며 「베이직하우스」 「쏘베이직」 「마루」 「니」 「클라이드」 등 연매출 1천억원대 이상의 볼륨 캐주얼 브랜드들도 패션잡화 비중을 점차 늘리고 있다.
정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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