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 돌풍 자만 않을 것...우린 이미 '2020 프로젝트' 준비 중"
2018-12-01김우현 기자 whk@fi.co.kr
올 가을에도 밀라노 패션위크 참가 글로벌 위상 높인다

윤근창 휠라코리아 사장


지난 주말 중3 딸과 함께 '휠라' 매장을 찾은 엄마에게 최근 출시된 어글리 슈즈 '바리케이드'를 구매한 이유를 묻자 "애는 요즘 핫한 신발을 사서 좋아라 하고 부모 입장에선 무엇보다 가격 부담이 없다는게 가장 큰 매력"이라고 답했다. 식을줄 모르는 인기를 구가중인 '휠라'의 돌풍을 한 마디로 대변해주는 대목이다. 


패션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 '휠라'가 스포츠 패션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108년 전통에 걸맞게 헤리티지를 강화하고 젊은층에 포커싱한 브랜드 리뉴얼 전략이 적중한데 이어 혁신적인 신발 생산시스템, 홀세일 유통 병행 전략 등이 주효하면서 글로벌 스포츠 시장의 새 강자로 떠오른 것이다. 여기에 중국 비즈니스 호조와 미국 자회사인 아쿠쉬네트의 지분가치 효과까지 더해지며 상승세에 날개를 달고 있다.


특히 지난 해 가을에는 밀라노 패션위크에 참가, 세계적인 디자이너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환상적인 패션쇼를 펼쳐 글로벌 무대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무엇보다 '휠라'는 국내 시장에서의 고성장이 돋보인다. 레트로 트렌드에 맞춰 타깃층을 30~40대에서 10~20대로 낮추고 '휠라' 고유의 헤리티지 라인을 강화한 것이 맞아 떨어져 젊은층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또 신발 유통을 기존 소매 일변도에서 ABC마트 같은 멀티숍과 원더플레이스 같은 편집숍에 입점하는 홀세일 방식으로 바꾸는 한편, 무신사 같은 온라인 플랫폼과 면세점 등으로 영토를 확장해 효율을 꾀한 점도 한 몫 했다.


그 결과 지난 해 3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휠라글로벌을 포함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2018년 3분기 매출액은 7259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대비 27.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739억원으로 무려 107.7% 증가했다. 지난 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이 2조 1930억원, 영업이익은 2745억원이다. 최근 3년 사이 사상 최대 매출에 영업이익도 최대치다.


또 휠라코리아는 지난 해 '휠라' 브랜드 하나로 국내에서만 약 1조 1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 패션시장에서 단일 브랜드로 '1조 클럽'에 가입한 브랜드는 유니클로 밖에 없다. 이같은 괄목할만한 실적이 최근 휠라코리아의 위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한 마디로 휠라코리아의 성장은 일시적 유행에 따른 수혜가 아니라 구조적 체질개선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휠라코리아는 지난 해 3월 윤윤수 회장의 장남인 윤근창 사장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공격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현재의 성공에 자만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적인 행보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복고풍 레트로 트렌드가 하염없이 이어지진 않을 것이고 따라서 휠라의 고공질주를 견인하고 있는 어글리 슈즈 인기도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2020 도쿄올림픽 이후 스포츠 트렌드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주시하며 우린 이미 '2020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밀라노 패션쇼 성공적...올 9월에도 밀라노패션위크 무대 설 것


지난 해 9월 이슈를 끌었던 '휠라' 밀라노 패션쇼는 1년 반 전부터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야심작 이었다. 세계적 디자이너들이 서는 꿈의 무대에서 '휠라'의 상품력과 퍼포먼스를 유감없이 보여주기 위해 작은 것 하나까지 소홀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한 결과다.


당시 휠라 글로벌 관계자 및 전세계 유통 바이어 등 600여명 이상이 참석해 '원더풀 코리아'를 연호하며 박수갈채를 보내줘 가슴이 뭉클했다. '휠라'가 태어난 곳이 이탈리아 비엘라인데 그 곳에서 멀지 않은 밀라노에서 사상 첫 패션위크 런웨이를 성공적으로 치뤄냈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 지난 해 패션쇼가 성공적이었다는 판단에 따라 올 가을에도 밀라노 패션위크 무대에 다시 설 계획이다.


Q) '휠라'의 저력은 어디서 비롯되는가


크게 브랜드 리뉴얼 전략, 신발 생산시스템 혁신, 홀세일 유통 강화 등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1020 세대 취향을 반영한 디자인이 통했다. "이름 빼고 다 바꾼다"라는 각오로 대대적인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한 결과 3040 타깃의 '아재 브랜드'라는 꼬리표를 떼고 '젊은 휠라'로 거듭나 청소년들에게 어필했다.


이를 증명하듯 '코트디럭스' 운동화를 100만족 이상 팔아 치운데 이어, 못난이 신발(어글리 슈즈)의 대명사 '디스럽터2' 를 180만족 판매하고 최근 출시한 신제품 '바리케이드'까지 대박조짐을 보이는 등 상승세가 식지 않고 있다.


Q) 스포츠 브랜드의 성패는 신발이 좌우한다고 하는데


물론이다. 스포츠 브랜드가 롱런하기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조건 중 두 번째인 신발 생산의 혁신적인 시스템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휠라'는 신발에서 출발한 브랜드이기 때문에 절대우위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미국 U브랜드가 최근 주춤하는 이유도 알고 보면 신발 부문 경쟁력에서 뒤처지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휠라USA에 입사하면서 업무를 시작했는데 CFO를 거쳐 풋웨어 총괄본부장을 맡아 신발 부문 혁신 작업을 진두지휘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중국 푸젠성 진장의 신발 R&D센터에 상주하며 혁신 시스템 구축에 올인한 결과, 기존 12만 5000원 수준이던 '휠라' 신발 가격을 5만 9000원의 파격적인 가격대로 낮추는데 성공했다. 생산 시스템 혁신을 통해 얻은 값진 결실이었다. 이것이 오늘날 '휠라' 돌풍의 원천적인 힘이 되고 있다.


Q) 中 진장 R&D센터에 구축한 신발 혁신 시스템이란


1년에 100억원씩 10년간 총 1000억원이 투입된 진장 신발 R&D센터는 '휠라'의 미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이곳에서 신발 샘플의 100%를 자체 개발하고 있는 휠라코리아는 부산지역 신발공장 전체 캐퍼의 80%를 점유하는 소싱파워를 과시하며 연간 4500만족 이상을 생산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국내 경쟁브랜드의 신발 생산량이 연간 100만족 안팎에 불과한 점을 감안할 때 '휠라'가 글로벌 시장에서 유통하는 4500만족은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물량이다.


특히 시스템 혁신을 통해 신발 생산원가를 파격적으로 낮춤으로써 항구적으로 선순환 구조의 지속성장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한 대목이다.


Q) 홀세일 유통과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비즈니스 성과는


기존의 백화점과 대라점 외에 ABC마트, 폴더, 핫티 등 신발 멀티숍과 원더플레이스 같은 홀세일 채널을 병행하는 전략으로 유통망을 다각화해 기대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여기에 무신사, W컨셉 등 온라인 쇼핑몰에도 입점해 젊은층의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또 지지부진하던 '휠라' 자사몰 운영의 활성화를 위해 온라인 사업부를 사장 직속으로 두고 집중 관리하면서부터 연간 10억원을 밑돌던 매출이 올해에는 100억원대를 내다볼 정도로 훌쩍 커 효자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