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이 옷을 만든다?…PB로 위기 돌파 모색
2017-07-15최은시내 기자 cesn@fi.co.kr
매출 부진 타파하기 위해 차별화 콘텐츠 확보에 집중

입점기업… ‘브랜드 직매입’으로 임대업자 오명 씻을 때



백화점이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하기 위해 PB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사진은 롯데백화점 ‘맨잇슈트’ 매장 전경


마이너스 성장의 늪에 빠진 백화점이 해결책으로 PB(자체 브랜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존의 임대 후 수수료를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자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아나선 것이다. 매장에 채워 넣을만한 참신한 신규 브랜드가 없는 것 또한 PB개발이 절실해지는 이유 중 하나다.

데님 편집으로 시작했던 PB는 이제 니트, 란제리, 주얼리, 코스메틱, 식품, 리빙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됐다. 전개 방식 또한 전문 제조사와 손을 잡고 협업 브랜드를 만드는가 하면 직접 제조에 나서는 등 다양한 형태로 진일보했다.


◇ 백화점, 3社3色 자체브랜드 열전

빅3 백화점은 서로 닮은 듯 다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제조 전문회사와 손을 잡고 특화 브랜드를 출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남성복 ‘맨잇슈트’와 니트 브랜드 ‘유닛’이다. ‘맨잇슈트’는 남성복 OEM을 전문으로 하는 부림광덕과, ‘유닛’은 니트웨어 전문 생산업체 ‘마하니트’와 합작해 만든 것이다. 이들은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가성비를 앞세워 소비자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보다 적극적이다. 니트웨어 브랜드 ‘델라라나’를 통해 직접 제작에 나선 것. 이를 위해 유수의 패션기업에서 경력자를 영입해 조직을 꾸리기 까지 했다. 이 브랜드는 이탈리아 수입 원사 100%로 직조하고 로로피아나 캐시미어 원사를 사용하는 등 프리미엄 브랜드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오는 8월에는 영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세컨드 브랜드도 추가로 론칭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자사 계열사와 합동 작전을 펼친다. 이번에 본점, 목동점, 판교점 등에 선보인 편집숍 ‘폼 더 스토어’가 그 결과물이다. ‘폼’은 한섬을 비롯한 현대 계열사들이 합작해 만든 콘텐츠다. ‘폼1/4’는 한섬이 맡아 여성 컨템포러리 라인 ‘스튜디오’, 남성복 ‘멘즈라운지’, 패션잡화 ‘아틀리에’ 등을 선보인다. ‘폼3/4’는 현대그린푸드가 F&B를, ‘폼3/4’는 현대리바트가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을 소개할 계획이다.


◇ PB에 찬반여론 팽팽

한편 백화점의 PB개발을 바라보는 관계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기본의 패러다임을 깬 유통사의 진화라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입점 업체와의 상생을 저버렸다는 비판적인 의견도 있는 것. 전자는 이제 패션업계는 국가, 복종 간의 경계가 모두 무너진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했으므로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내 소비자들에게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맞서는 의견도 팽팽하다. 일부에서는 ‘결국 특정매입이라는 큰 틀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패션기업 경영자는 “패션기업과 거래하면서 생산력이 검증된 프로모션 업체와 직접 거래해 수익을 챙기겠다는 꼼수로 여겨진다. 여전히 50% 내외의 유통 비용을 부담하는 패션기업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