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 넘고 인도양 건넌 ‘K-뷰티’ 파워
2017-07-01최은시내 기자 cesn@fi.co.kr
국내 화장품 원료 전시회 절반은 해외 기업이 채워




세계 화장품 업계의 관심이 급성장하는 한국 시장에 쏠리고 있다. 사진은 국내는 물론 동남아시장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3CE’ 크림 블러셔


한국 화장품 업계에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한류 붐을 타고 급성장하는 한국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으려는 것이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은 한국 화장품 업계의 연간 소매 판매액이 지난해 대비 4% 증가한 114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 예상한 데 이어 향후 지속적이고 빠른 성장을 거듭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지난해 한국 화장품의 수출 규모는 전년대비 44% 증가했으며, 이에 그치지 않고 대규모 R&D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해외 기업들의 한국 시장 진출 러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0~2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화장품 원료 전시회 ‘인 코스메틱스 코리아 2017’에는 200여 개의 참가사 중 44%를 해외 기업이 차지했을 정도. 이번 전시회에는 미국 다우케미컬, 영국 크로다, 네덜란드의 아크노조벨과 DSM뉴트리셔널프로덕트, 독일 클라리언트와바커 등 세계 순위 20위권에 속한 화장품 원료 공급업체들이 대거 참여해 제조사와 활발한 교류를 벌였다. 또한 완제품에 대한 인기도 날로 높아져 가장 큰 수출 시장이었던 중국을 넘어 동남아, 중동, 유럽 시장에서도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모바일 마케팅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한 산치 멘디라타 해피마켓 대표


◇ 중국·동남아 넘어 중동까지


한국산 화장품은 수출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과거 중점적으로 수출했던 중국시장이 사드 사태로 인해 주춤하자 동남아, 중동, 그리고 화장품의 본고장 유럽에서도 활약 중이다.


동남아시장 대상 화장품 수출 규모는 2007년 3900만달러에서 지난해 4억500만달러로 10년 새 900% 넘게 급성장했다. 수출 규모는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미얀마 순으로 높다.


아모레퍼시픽은 일찍이 수출시장 다각화에 나서며 동남아시장에 눈을 돌렸다. 지난 2003년 베트남에 첫 발을 내디딘 이후 2012년 직영 체제로 전환했다. 이후 인도네시아, 태국, 싱가포르 등 다른 동남아 국가로 영역을 넓혀나갔다. 덕분에 아모레퍼시픽은 올 1분기 국내 매출이 저조한 가운데서도 동남아 시장의 선전으로 인해 전체 매출이 증가하는 효과를 누렸다.


LG생활건강 또한 동남아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베트남 주요 백화점에 23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후’와 ‘오휘’ 등은 글로벌 브랜드를 제치고 화장품시장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동과 유럽에서도 한국산화장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화장품 기업들이 사세 확장을 서두르고 있다.


◇ 동남아 시장, ‘모바일로 뚫어라’


‘인 코스메틱스 코리아 2017’에서도 동남아 시장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특히 구글 애드 파트너이자 글로벌 마케팅 컨설턴트인 산치 멘디라타 해피마켓 대표는 ‘모바일 시장 활용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스마트폰은 이제 소비자들의 일상을 함께 하는 디바이스로 자리매김했고 특히 구글이 개인 정보를 수집해 분석하기 시작하면서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기기’가 됐다는 것. 페이스북 조사 결과도 뷰티 쇼퍼의 63%가 스마트폰을 매일 사용하고 있으며, 45%는 스마트폰을 가장 중요한 쇼핑 툴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들은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로레알은 ‘메이크업 지니어스 어플’을 출시해 제품을 사용했을 경우의 가상 화면을 보여주는 한편 뷰티 팁을 제공한다. 랑콤은 버추얼 미러를 활용해 얼굴 구조와 스킨 톤에 맞춘 화장품을 추천하고 있다. 세포라 또한 자신의 사진을 업로드하면 다양한 립스틱을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어플을 제공해 호응을 얻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챗봇을 도입해 다수의 소비자 문의를 실시간으로 해결하는 브랜드들도 늘고 있다.


산치 해피마켓 대표는 “마케팅에 앞서 가장 중요한 점은 ‘제품이 아닌 서비스를 판매한다’는 기조로 임하는 것이다. 브랜드가 아닌 일반인을 내세워 지인이 이야기를 들려주 듯 풀어나가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