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레이디를 위하여!” 상품, 동선 다 바꿨다
2017-08-15김숙이 일본 칼럼니스트 sookekim@gmail.com
드러그 스토어에서 만나는 뷰티 전문 코너
일하는 여성 위한 편의점 레스토랑


‘뷰티유’ 매장의 ‘10분 뷰티’ 코너.

일본 유통에 새로운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다.

변화의 중심에 선 것은 드러그스토어 ‘마츠모토키요시’와 편의점 ‘세븐일레븐’이다. 이들은 그동안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등의 관광객들을 겨냥한 아이템을 중점적으로 선보인 것에서 벗어나 일본 자국민들을 타깃으로 한 새로운 업태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즉석에서 주스를 만들어 주는 ‘LA쥬스’ 코너


“10분이면 아름다워진다”…‘10분 뷰티’
‘마츠모토키요시’는 지난 6월 일본 도쿄 긴자8번가에 새로운 업태인 ‘뷰티유(Beauty U)’를 오픈했다. 이 매장은 기존과 같은 슈퍼형 약국이지만 판매상품의 약 90%는 화장품과 미용상품에 특화됐다. 타깃은 ‘일하는 여성’이다. 바쁜 직장 여성을 대상으로 짧은 시간에 아름다움을 연마하게 한다는 콘셉의 ‘10분뷰티(10min.Beauty)’ 서비스 코너를 선보였다. 이 코너에서는 메이크업, 네일, 인그레이빙(각인), 프린트 서비스 등을 제공해 자신만의 미를 가꿀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매장 1층에는 브랜드 및 오가닉 전문 화장품을 체험할 수 있고 뷰티 전문가가 상주해 상담을 받을 수도 있다. 지하 1층에는 셀프 서비스 판매 화장품과 의약품, 생활용품이 전시돼 있다.

매장 곳곳에서는 차별화 요소가 눈에 띈다. 기존의 ‘마츠모토키요시’하면 노란 간판 아래 빼곡히 쌓아 올린 세일상품과 쇼핑바구니가 연상되기 마련이지만, ‘뷰티유’ 매장은 세련되고 심플한 공간구성으로 쾌적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매장 내 벽면에는 프로젝트 매핑으로 단시간에 아름답게 변화하는 모습을 디스플레이해 구매욕구를 자극한다.

또 독자 개발한 오렌지 계통의 향기마케팅으로 후각을 자극하며 매장에 머무는 시간을 즐겁게 해 준다. U자형 동선, 매장 출입문에 전략적으로 진열한 오가닉 제품, 미국 LA의 ‘LA쥬스’와 콜래보레이션 디톡스 주스 등도 기존의 매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요소다.
마츠모트 타카시 ‘마츠모토키요시’ 상무는 “뷰티유는 미에 대한 욕구를 가볍게 채우는 도심형 신업종"이라며 “백화점이나 화장품 전문점이 밀집한 미의 격전지 긴자에서 소비자 반응을 본 뒤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매장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마츠모토 키요시의 뷰티유 매장 전경

편의점도 워킹 여성을 타킷으로
편의점업계는 일하는 여성과 실버세대가 주 고객으로 부상하면서 관련 상품을 늘리고 레이아웃을 바꾸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일본 편의점 업계 절대강자 ‘세븐일레븐’은 직장 여성과 고령자의 증가등 시대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차세대형 시범 매장을 도쿄 마치다시에 오픈했다.

가장 큰 변화는 매장의 레이아웃과 판매상품이다. 출입문 근처에 설치하던 계산대를 매장 안으로 이동시켰다. 또 워킹여성을 위해 조리된 냉동식품을 기존의 2배로 늘리고 반찬과 도시락 등의 간단하게 집에서 먹을 수 있는 상품과 세제 및 샴푸 등 일상생활용품도 풍부하게 구비했다.

고령자를 위한 배려도 눈에 띈다. 고령자들이 손쉽게 제품을 보고 선택할 수 있도록 진열선반의 높이를 기존보다 15cm 낮게 설치했다. 반면 양복을 입는 남성고객들이 늘어서 있던 잡지코너는 인터넷 보급으로 10년간 매출이 60%로 감소했기 때문에 대폭 축소했다.

레이아웃 변경은 43년전 1호점 오픈한 이후 처음이다. ‘세븐일레븐’은 향후 신규매장을 차세대형 매장으로 오픈하고, 기존 매장도 4년 반에 걸쳐 전체의 50%인 1만개 점포에 새로운 레이아웃을 적용할 계획이다.

‘로손’은 ‘세븐일레븐’과는 반대로 작년 봄부터 제품 선반을 15cm 높여 여성들의 수요가 많은 세제, 샴푸, 휴지 등 일상생활 용품과 조미료 등 상품구색을 넓혀 무려 400점 이상의 제품을 더 진열할 수 있게 됐다.

‘패밀리 마트’도 일하는 여성을 위해 시간을 들이지 않고 가볍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구입한 음식을 그 자리에서 먹을 수 있는 잇인(Eat-in) 전용코너를 마련하는 등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인구 절벽에 의한 소비 감소위기에 직면한 일본 기업, 그들은 탈출구의 일환으로 새로운 소비주체인 일하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판매 전략에 집중하는 중이다. 앞으로 어떠한 신규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로 일하는 여성들에게 어필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매장 출입문 쪽에 전시된 오가닉화장품 코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