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번째 ‘인디브랜드페어’, 6월 20일 개막
2018-05-15이채연 기자 leecy@fi.co.kr
연 1회, 시즌리스 콘셉트… 참가 브랜드 200개로 확대



패션 트레이드쇼 ‘인디브랜드페어’가 더욱 알찬 모습으로 우리 곁에 다가온다.
2011년부터 개최된 ‘인디브랜드페어’는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으로 론칭 7년차 미만 디자이너 브랜드에게 판로 개척의 기회를 열어주기 위해 기획된 B2B 전시회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패션협회와 <패션인사이트>가 공동 주관하고 있다.

올해 ‘인디브랜드페어’ 상 가장 큰 변화는 종전 봄과 가을에 각각 한 번씩, 한 시즌 앞선 컬렉션을 선보였던 것과 달리 시즌 구분없이 연 1회만 열린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올 해 전시회는 6월 20일 개막, 이틀 동안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서 진행된다.
전시 회 차는 줄었지만 신청 브랜드 수와 백화점 바이어 등 외부 전문가심사를 거쳐 확정된 참가사 규모는 역대 최대다. 남성복과 여성복, 잡화에 이르기까지 200개 브랜드가 나서 국내외 유통채널 바이어와의 수주상담은 물론 패션기업과의 협업 기회를 모색한다.

‘모니카앤모블린’ ‘이제이노리’ ‘까이에’ ‘얼킨’ ‘쏜가먼츠’ ‘마티아스’ ‘듀카이프’ ‘터치그라운드’ 등 이미 지난 페어에서 실력을 검증 받은 브랜드들을 비롯해 국내 굴지의 모방기업 아즈텍WB가 작년 가을 론칭한 여성복 ‘아바몰리’ 등이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2회 전시를 진행한 지난해에는 봄 전시에 160개 브랜드가 참가 상담 2048건, 내수 17억원, 수출 117만불의 성과를 거뒀고 가을 전시에는 163개 브랜드가 참가 상담 2129건, 내수 15억원, 수출 70만불을 기록했다.

한국패션협회는 정부 지원 예산이 줄었지만 참가 브랜드를 대상으로 사전, 사후에 지원하는 프로그램들은 최대한 종전 수준을 유지해 추진하기로 했다. 페어 참가 브랜드에게 전시 기간 비즈니스 매칭과 국내 SNS 및 위챗 공공계정을 통한 홍보, 실무 중심의 글로벌 패션 비즈니스 기반 교육을 지원할 계획. 이와 함께 우수 브랜드를 선발해 ▲모델과 헤어, 메이크업 등 제반 사항을 지원하는 조인트 패션쇼(30개사 내외) ▲1:1 맞춤형 멘토링(15개사 내외) ▲해외 쇼룸, 전시 참가 지원(20개사 내외) ▲디자이너 포상(2개사) ▲반탄 및 파르코, 아이아패션컬렉션 참가 지원(1개사) 등의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인디브랜드페어’를 찾는 바이어와 패션기업 관계자들의 관심은 한 해에 몇 번의 전시회를 여는지가 아니라 ‘젊은 감각의 참신한 콘텐츠’를 찾는다는 데에 있다. 지난 아홉 번의 전시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인디브랜드페어’가 축적한 이미지 역시 ‘신선함’이었다. 올해 전시는 연 1회로 줄었지만 200개로 참가사가 늘면서 더 풍부해질 콘텐츠에 기대를 거는 바이어들도 다수. 판이 커지면 교류와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중국 ‘미쇼룸’ 바이어들이 지난달 일찌감치 남, 녀 컬렉션 담당자들의 참관을 결정해 알려왔고 ‘무신사’ 등 온라인 패션유통 플랫폼 MD들도 사전 등록을 마쳤다.

지난 시즌 현장 심사를 맡았던 정주태 롯데자산개발 팀장은 ‘인디브랜드페어’에서 느낄 수 있는 ‘젊은 에너지’를 페어의 최대 강점으로 꼽는다. 정 팀장은 “디자인이 독특하고 시장의 트렌드와도 부합하는 남성복과 잡화 브랜드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전시장에서 만난 파보텔(FAVOTELL)의 지아린 콩 대표 역시 “한국 디자이너들의 실력은 글로벌 수준”이라면서 “‘인디브랜드페어’에서는 한국적인 미를 갖춘, 특별하고 재미있는 브랜드를 만날 수 있는 자리”라고 평가했다. 영국 런던에 본사, 중국 상하이에 지사를 둔 파보텔은 디자이너 브랜드를 대상으로 글로벌 홍보와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아티스틱한 콘셉트의 패션전시회, 패션쇼, 팝업스토어를 진행하며 디자이너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 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인디브랜드페어’의 인큐베이팅 기능 강화도 참가사들의 지속적인 니즈가 큰 부분이다. 대부분 창업 초기의 젊은 디자이너들이 오너인 참가사들은 상담 경험과 수주 실적도 중요하지만 국내 전시에서는 홍보 효과와 ‘자립기반’을 찾는 것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때문에 홀세일 거래가 거의 없는 대형 유통사보다 국내 패션기업과의 장단기 협업을 더 원하고 있다.

한 참가사 대표는 “패션기업과 협업을 통해 고정 수입을 가진다면 수출에 포커스를 맞춘 컬렉션도 물량, 단가를 좀 더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을 것 같다. 패션기업뿐만 아니라 비패션기업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바이어들의 의견도 참가사들과 다르지 않다. 직매입이던 위탁이던 바이어 입장에서 참가사 브랜드들을 볼 때 시장경쟁력을 냉정하게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의견이다. 3년 이상 매 시즌 참가 브랜드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온 우희원 한화101글로벌 차장은 “제품력은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면서 “매 시즌 발전하는 모습이 보이지만 생산, 유통 역량을 갖춘 브랜드가 더 늘어나야 진정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시장을 찾은 해외 바이어들의 평가 역시 대체적으로 ‘한국의 디자이너 브랜드는 크리에이티브하고 유니크한 감각을 겸비했으나 수출 가격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메인 수주 시즌이 아닌 탓에 유럽이나 미주 바이어 보다 상대적으로 다수인 중국 바이어들의 목소리가 더 큰 이유도 있지만 지근 거리, 최대 소매시장의 요구를 흘려 들을 수는 없다.

업계 전문가들은 신인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 중 하나로 국내 외에서 검증된 쇼룸과 세일즈랩을 활용할 것을 조언한다. 올 봄 ‘서울패션위크’에 참여한 서울시 공공쇼룸 ‘하이서울쇼룸’의 패션 쇼와 바이어 매칭 운영대행사인 서울쇼룸이 한 예다.

서울쇼룸 이선우 대표는 “하이서울쇼룸이나 우리 자체쇼룸에서 인디페어 출신 브랜드들이 여럿 있다. 이들의 역량이나 의지는 세계시장에서도 손색이 없지만 생산 능력이 부족하다. 컬렉션과 궁합이 잘 맞는 바이어를 찾는 세일즈랩의 역할과 함께 단가와 납기를 맞출 수 있도록 원부자재 생산처와 봉제 프로모션까지 네트워킹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