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도 롱패딩?
2018-01-01이아람 기자 lar@fi.co.kr
주요 아웃도어, 초도 물량만 10만장 넘게 투입…‘공급 과잉‘ 우려도

지난해 폭발적인 판매고를 올렸던 롱패딩(일명 벤치파카)이 과열 경쟁을 넘어 레드오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전체 물량의 50% 이상을 생산한 아웃도어 기업들이 올해 역시 벤치파카 물량을 크게 늘리는 것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롱패딩은 10~20대 수요 층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지난해 11~12월에 이르는 기간 동안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판매율 70~80%를 넘어선 상태다.


특히 과거 매출을 주도했던 사파리형 다운의 판매가 급감한 반면 롱패딩의 경우 현재까지도 높은 판매를 기록중에 있어 예년에 비해 일찌감치 수량 책정을 마무리 짓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작년 초 책정했던 초도 물량에 비해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5배까지 늘리는 초 강수를 선택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 관계자들은 이 같은 롱패딩 ‘몰빵 영업’에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 12월, 이례적인 한파가 전국을 뒤덮고 내달 개최되는 평창올림픽으로 인한 ‘평창 롱패딩’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며 판매 활성화에 보탬이 됐지만 올해는 날씨 여부를 에측할 수 없고 트렌드 역시 가늠하기 힘들어 판매가 급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웃도어 기업 한 임원은 “현재까지 브랜드별 생산 수량이 결정된 것만 해도 지난해 총 생산에 육박하는 수치다. 리오더 수량이 포함될 경우, 이를 더 상회하는 벤치파카 물량이 쏟아져 나온다. 즉 가격 경쟁, 세일 등 출혈 경쟁이 발생할 경우 위험 수준에 이를 것” 이라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불구 아웃도어 기업들이 벤치파카 물량을 크게 늘린데는 ‘대안이 없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등산복 매출이 급감하며 다운 매출이 전체 총 매출에 50% 선까지 육박하면서 다운 판매 여부에 따라 한해 매출이 좌우되는 기이한 현상이 몇 년째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메인 아이템인 사파리형 다운의 판매 저조 현상이 불기 시작하면서 물량을 감산하고 이를 벤치파카에 물량에 투여해 매출 리스크를 최소화한다는 입장인 셈이다.


반면 벤치파카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판매될 것으로 여기는 긍적적 시각도 존재한다.


10~20대 수요층을 넘어서 30~40대 여성층의 구매가 일기 시작했고 중 장년 고객 층도 창출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막강한 보온력을 바탕으로 10대 층의 교복 패션으로 여겨지는 트렌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호 블랙야크 상무는 “대부분의 기획 담당자들이 올해까지 벤치파카 열풍이 이어질 것에 대한 이견을 달지 않는다. 신 수요층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영업적인 측면에서도 재고 상품이 없다는 장점도 있다. 판매는 다소 위축될 여지는 있으나 기본 이상의 판매는 이루어질 것으로 보여 대부분 지난해 판매 수량을 초두 물량으로 책정한 상태”라고 말했다.


브랜드별로는 에프엔에프의 ‘디스커버리익스페디션’이 지난해 초두 물량 대비 33% 증가한 20만장을 준비중이다. 또 네파의 ‘네파’는 6배 가량 늘린 13만장의 대규모 초두 물량을 책정한 상태다.


밀레에델바이스의 ‘밀레’도 2배 가량 늘린 15만장을 투여한다는 계획이며 케이투코리아의 ‘케이투는’ 지난해 총 생산 수량인 8만장 가량을 먼저 선보인다.


여기에 아이더의 ‘아이더’ 15만장, 블랙야크의 ‘블랙야크’ 5만장, 화승의 ‘머렐’도 3만장 이상의 초두 물량 책정을 완료한 상태다.


따라서 올해 10월 경이면 아웃도어 브랜드에서만 120~130만장의 벤치파카 물량이 쏟아져 나오게 된다. 스포츠와 캐주얼을 합산할 경우 초두 물량 만으로 200만장 이상이 출시되어 과열 경쟁 양상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평창 롱패딩’의 마지막 출시 전날 밤 잠실역 롯데월드몰 입구 광장을 가득 메운 소비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