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테크놀로지와 융합해 점프업↑
2015-09-14최은시내 기자 cesn@fi.co.kr
상용화된 하이테크 다수…패션 접목 가능성 높아


심박수, 호흡수, 칼로리 소비량 등을 측정해 운동을 도와주는 바이오 스마트 셔츠


#. 썸녀를 차에 태운 현빈이 한손으로 후진을 하며 매력을 어필한다. 그 순간 다른 여성에게 전화가 오자 스마트폰을 ‘로가디스’ 수트 포켓에 넣었고 핸드폰은 진동 모드로 변경됐다.


#. 핸드폰을 진동으로 해놓는 바람에 중요한 전화를 놓치기 일쑤였던 A양은 ‘쿠론’의 글림백을 산 후 걱정을 덜었다. 메시지나 전화가 오면 가방의 로고가 은은한 빛으로 반짝이며 알려주기 때문이다.


멀게만 느껴졌던 패션과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도 ‘로가디스’ ‘쿠론’ 등의 브랜드가 ICT를 활용한 상품들이 출시해 히트 행진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같은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남성복 ‘로가디스’는 근거리 무선 통신(NFC) 태그를 적용한 뒤 스마트수트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3배 신장했다. 이 수트는 자동 명함 전송, 회의 참석 시 에티켓 기능, 위클리 패션 팁 제공, 바이오 리듬 및 일일 활동량 체크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로가디스’의 스마트수트는 NFC 태그를 적용해 자동 명함 전송, 에티켓 기능 등을 제공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의 ‘쿠론’은 올해 사물인터넷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백 ‘글림’을 출시하며 화제를 불러모았다. NFC와 블루투스 기술을 적용해 스마트폰과 가방을 자동으로 연결하고 가방 겉면의 앰블럼을 통해 문자와 전화 수신을 불빛으로 알린다. 이 핸드백은 출시 전부터 소비자들이 예약을 하는 등 많은 관심을 불러모았으며 주차별로 150%의 판매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쿠론’이 사물인터넷 기술을 접목해 출시한 스마트백 ‘글림’


김주용 숭실대 패셔노이드연구센터 교수는 지난 ICT 융합 섬유제품의 글로벌 경쟁력 세미나를 통해 “이제 ICT 융합, 패션 웨어러블을 벗어날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NCF와 블루투스는 물론 근전도, 심전도, 뇌파 센서 모듈 등 필요한 기술들은 이미 상용화 돼 있어 가격 또한 저렴하다”면서 “최첨단 기술을 개발하려는 것보다 이미 나와 있는 기술을 어떻게 활용해 상업화해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 짬을 내 운동하는 소비자를 공략


그렇다면 어떤 상품들을 개발해야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을까? 스타일연구소 스타일러스의 섀년 대번포트 파트장은 슈퍼휴먼, 스트레스 완화, 환경 등 세 가지 관점으로 소비자 심리에 접근한 ICT 융합 사례들을 소개했다.


최근 소비자들은 젊고 지치지 않는 몸을 갈망하고 있다. 이들은 바쁜 일상 속에서도 짬을 내 운동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때문에 미국에서는 아마추어지만 프로 수준의 운동을 지향하는 ‘아마추어 프로’라는 단어가 유행할 정도다. 이렇게 소비자들이 짧은 시간에 강한 운동을 하려다보니 부상의 위험이 높아졌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상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OM시그날에서는 심박수, 호흡수, 칼로리 소비량, 등을 측정할 수 있는 ‘바이오 스마트 셔츠’를 내놓았다. 신체활동을 수치화해주기 때문에 운동 목표 설정 및 기록 갱신을 돕는다.


미세한 전기 자극으로 눈가 주름을 완화시켜 주는 안티에이징 패치도 등장했다. 스페인의 이온토사는 유연한 일회용 마이크로 배터리를 적용한 아이패치를 개발했다. 이제품은 언제나 젊음을 유지하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 이제는 정신 건강까지 챙긴다


바이빙은 텍스타일에 전기회로를 삽입해 마사지 효과를 준다


소비자들은 이제 몸뿐만이 아니라 정신의 건강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바쁜 일상을 보내는 만큼 그 스트레스도 늘어났기 때문. 스타일러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의 1800만명이 명상을 하며 2100만명이 요가를 즐긴다. 특히 요가를 즐기는 인구는 2002년 대비 100%나 증가했다고 한다.


이에 3분만에 명상을 마칠 수 있는 헤드셋이 출시됐는가 하면 마사지가 가능한 텍스타일도 등장했다.


 ‘바이빙’은 회로를 내장한 스마트 텍스타일로 진동을 통해 마사지효과를 준다. 모니터링 슬립은 자는 동안 신체의 활동을 기록해준다. 침대에 두르는 띠 형태의 이 제품은 심박수와 호흡, 움직임 등을 모바일 앱에 기록한다.


◇ 환경오염에 민감한 소비자들


공기 청정을 지닌 비비수트


환경오염에 대해 우려하는 사람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점차 심해지는 환경 오염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며 소비자들은 이를 대비하기 위한 보호장치를 찾고 있다.


비비수트는 저온 플라즈마 기술을 사용해 스스로 공기 청정을 할 수 있는 ‘텍스타일 쉴드’다. 이 옷은 주변 공기의 오염물질을 흡수해 분해시켜 주는 것이 특징이다.


프랑스 스피날리 디자인은 태양으로부터 피부를 지켜주는 하이테크 비키니를 출시했다. 워터프루프 기능을 지닌 UV 센서가 장착된 이 아이템은 자외선 지수를 감지하고 모바일 앱으로 경고를 보내준다.


“맞춤형 시대, 3D 프린터로 대비하세요”

이동엽 아나츠 대표 인터뷰


이동엽 아나츠 대표

“패션의 미래는 다품종 소량화에 달렸습니다. 미국의 공예품 온라인몰 ‘엣씨(Etsy)’가 좋은 사례이지요. 몇 개의 소형 공방 상품을 모아 팔며 시작한 이 온라인몰은 얼마안가 한달에 수억원의 매출을 일으키며 화제의 중심이 됐습니다. 넘쳐나는 대량 물자에 휩싸인 소비자들이 이제는 자신만을 위한 특별한 상품을 찾아나서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에 대한 해답을 3D 프린터에서 찾을 수 있을겁니다.”

3D 프린터 전문업체 아나츠의 대표이자 프로그래머인 이동엽 씨는 패션에 관심이 많은 별난 인물이다. 지금도 사무실에 미싱기를 가져다 놓고 지갑이며 가방을 만들기도 한다. 바쁜 일정 중에도 그는 시간을 쪼개 3D 프린터기로 글로벌패션포럼에 선보일 패션 액세서리며 부자재를 만들고 있었다.

“웨어러블 패션이 널리 퍼지지 못한 건 스타일과 상충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여러 센서를 달다보면 멋하고는 거리가 멀어지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3D 프린터가 활용성이 높죠. 부자재나 가이드, 패드 등 튀지 않으면서 옷의 착용감이나 심미성을 높여줄 수 있는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답니다.”

이 대표는 패션산업에서 3D 프린터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상상력만 더한다면 뭐든 만들어낼 수 있다고. 이 대표가 직접 만든 메쉬 원단이 대표적인 예다. 유연성을 자랑하는 이 소재는 굵기나 탄성을 조절할 수 있으며, 특정 이니셜이나 문구를 새겨 넣을 수도 있다.

“비용이요? 걱정마세요. 3~4년전 특허가 풀리면서 문턱이 많이 낮아졌어요. 과거에는 3D 프린터를 소수의 업체가 독점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제품 하나 만드는 데는 몇 천만원이 들었죠. 하지만 지금은 천원이면 충분해요. 시간도 5~10분이면 뚝딱 만들어 냅니다. 기술은 이미 상용화됐으니 이제 패션업계의 창의성을 더할 차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