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S/S 헤라서울패션위크’가 남긴 것
2017-10-30이채연 기자 leecy@fi.co.kr
출발선에 선 ‘쇼룸 비즈니스’ 이제 패션 매니지먼트 방향키 잡아야

‘2018 S/S 헤라서울패션위크’가 이달 21일, 6일 간의 일정을 마치고 막을 내렸다.

지난 16일, 명예디자이너 루비나 전시 오프닝을 시작으로 41개 국내외 디자이너 및 기업 브랜드가 참가한 ‘서울컬렉션’ 패션쇼와 101개 디자이너 브랜드가 참여한 수주상담회 ‘제너레이션넥스트 서울’, 16개의 ‘미니패션쇼’, 18개의 ‘오프쇼’ 등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비롯 서울 전역에서 진행됐다.


'랭앤주' 하이서울 패션쇼


쇼룸 비즈니스, 패션 매니지먼트 향한 출발선에
이번 서울패션위크는 특히 쇼룸 비즈니스의 태동, 나아가 패션 매니지먼트의 방향성에 대해 지원 주체뿐 만 아니라 패션 디자이너 업계에 숙고의 필요를 안겼다.


수주상담회는 르돔, 디그라운드, 네이버 디자이너윈도우, 현대홈쇼핑, 하이서울쇼룸x서울쇼룸(패션쇼만 진행) 등 정부와 지자체 또는 기업이 지원하는 쇼룸이 중심이 되어 디자이너가 아닌 쇼룸이 바이어를 대상으로 조직적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1개 부스 당 200만원, 패션쇼 1회 당 1천~2천만원인 참가비 외에 진행과 모델, 헤어와 메이크업 섭외비를 고려하면 각 쇼룸의 운용 규모가 적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패션쇼와 수주상담회 모두 방문 바이어 수가 늘지 않았고 쇼룸, 참가사 별로 만족도 차이가 있었으나 구매력이 있는 바이어와의 매칭이 원활했고 집중도 또한 높았다는 평가다. 


‘주빈’을 전개하는 김진옥 디자이너는 “‘르돔’ 쇼룸에 부스를 열고 하이서울쇼룸 주관 그룹 패션쇼에 참가해 사전 매칭으로 하루 평균 6~7회의 해외 바이어 상담 기회를 가졌다”면서 “르돔과 하이서울쇼룸은 수주상담과 패션쇼 성과를 높일 포트폴리오를 만들었고, 디자이너와 호흡도 잘 맞았다”고 설명했다.  


'참스X카파' 피날레


내수 시장은 그 동안 홀세일 거래가 없다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였기 때문에 수출만을 목적으로 한 쇼룸 비즈니스는 경험과 실력 모두 걸음마 단계다.


하지만 창업초기~성장기 브랜드를 운영 중인 젊은 디자이너들은 한국 패션 브랜드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강력한 쇼룸의 출현을 염원하고 있다. 특히 정부와 지자체가 한두 차례의 해외 전시 참가 지원이 아니라 전문가를 고용해 해외 쇼룸을 상시 운영, 세일즈랩과 전문홍보사를 핸들링하도록 해 바잉 시즌을 대비하도록 해달라고 입을 모은다.


서울컬렉션에만 참여한 한 디자이너는 “디자이너 브랜드가 전문경영인을 두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정부지원에 대한 의존이 큰데, 앞으로 해외 쇼룸을 만들고 안착시켜 브랜드가 글로벌 패션하우스에 스카우트되거나 자생력을 갖도록 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GNS 상담 라운지


‘장사’를 ‘사업’으로…기업 스폰서십 정착되어야
내수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는데 수출길이 훤히 트인다는 것도 만무한 일이다. 때문에 국내에서 즉각적인 홍보와 판로 확보, 운영 자금 융통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기업 스포서십에 대한 기대가 크다. 수 년째 서울패션위크의 메인 타이틀 스폰서로 나서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헤라’를 비롯해 이번 시즌에는 주목할만한 기업 스폰서십 사례를 볼 수 있었다.   


올 봄에 이어 투자 규모를 키워 패션 디자이너들에게 패션쇼 무대와 트레이드쇼 참여 기회를 제공한 네이버, 패션발전기금을 내놓은 현대홈쇼핑, 신인 디자이너에게 중기 지원을 약속한 성주디앤디 등이다. 


네이버디자이너윈도 프로젝트 꽃


먼저 현대홈쇼핑은 서울패션위크 총감독인 정구호 디자이너와 론칭한 ‘제이바이’의 판매수익으로 총 2억3000만원을 조성해 패션발전기금으로 내놨다.

이 기금은 공식 시상인 ‘헤라 서울패션위크 베스트 디자이너’ 수상자인 ‘한철리(HAN CHUL LEE)’의 이한철 디자이너(신진)와 올해 ‘10소울’로 선정된 바 있는 ‘블라인드니스(BLINDNESS)’의 신규용, 박지선 디자이너(중진)에게 각각 3천만 원과 2억원 씩 돌아갔다. 이들은 서울패션위크 참가자 중 국내외 심사위원들로부터 최고 득점을 받았다. 현대홈쇼핑은 내년 추계 서울패션위크에도 패션발전기금을 전달하기로 했다.


네이버디자이너윈도 ‘제네레이션넥스트 서울(GNS)’을 찾은 바이어들과 상담 중인 디자이너 브랜드 관계자들


또 성주디앤디가 신인 디자이너 지원을 위해 마련한 ‘MCM 어워드’에서는 제너레이션 넥스트 서울 참가 디자이너 중 ‘조셉안’을 전개하는 안희철 디자이너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와 함께 글로벌 온라인 유통 채널 ‘육스(yoox.com)’의 경우 '디바이디(DBYD)' '카이(KYE)' '프리마돈나(Fleamadonna)' '비욘드 클로젯(Beyond Closet)'과 콜래보 패션쇼를 진행했다.


'육스'는 독자 콘텐츠 ‘육스 서울’을 기획, 이번 패션쇼를 실시간으로 생중계하면서 콜래보 상품을 판매하는 'SEE NOW, BUY NOW'를 시행했다.


현재 여성복 컬렉션을 운영 중인 한 디자이너는 “사업으로 정착하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고정 수익”이라면서 “기업 대상 PT 역량, 인플루언서로서의 영향력이 중요해졌다. 국내 컬렉션 패션쇼는 판매를 위한 것이 아니라 디자이너의 이름을 알려 기업과의 협업을 추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최근의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