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하’ 디자이너로 당당하게 인정받아 기뻐…”
2017-09-01이채연 기자 leecy@fi.co.kr
아마존 디자이너 브랜드몰 ‘샵밥’서 시장성 검증

유리나 '레하' 디자이너


유리나 디자이너의 여성복 ‘레하(LEHA)’는 3년 차 브랜드로 보기 드문 완성도를 선보인다. 올 봄 열렸던 ‘인디브랜드페어’에서 여성복 부문 바이어 평가 탑10에 꼽혔던 요인도 중견 디자이너 브랜드 못지 않은 ‘완성도’였다.


해외 바이어들도 젊은 디자이너의 참신함과 아이템 하나하나의 퀄리티에 기대를 표시했다.


디자이너 브랜드 전문몰 ‘샵밥(www.shopbop.com)’의 러브콜을 받은 것. ‘샵밥’은 알리바바와 함께 전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의 양대 축으로 꼽히는 아마존의 자회사다. 현재 800개가 넘는 컨템포러리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다. ‘샵밥’은 코트, 재킷, 셔츠, 탑 등 9개 스타일을 오더, 7월 중순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유리나 디자이너는 “사실 이 오더에 큰 기대를 걸지는 않았다”면서 “글로벌 검증대에 선 것도 처음이고, 첫 시즌은 브랜드를 알리는 데 노력하자는 생각이었기 때문에 마크-업도 상당부분 내려 놓았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샵밥’ 판매 시작 이틀 만에 리오더 요청이 들어왔다. 예상보다 물량이 커서 한달 여 생산 일정을 맞추는 데에 동분서주했다.


지금은 이달 17일부터 19일까지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코트리’ 준비에 여념이 없다. ‘코트리’는 이번이 벌써 네 번째 참가. 현지 에이전트는 지난 시즌 ‘샵밥’과의 거래가 성사되었기 때문에 바이어 네트워킹이 수월할 것이라고 살짝 귀띔했다.


그는 “해외 바이어들은 믹스매치가 용이한 시크한 스타일, 퀄리티 대비 가격경쟁력, 높은 완성도를 좋게 봤다. 그런 컬렉션을 꾸준히 낼 수 있는 실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샵밥’ 바이어도 세 시즌 방문 후에야 주저 없이 오더를 결정했다”고 말한다. 수주회에서 호평을 받고도 정작 실무 미숙으로 수출기회를 잡지 못하는 여타 신인들에 비하면 사업 감각도 갖춘 셈. 


사업적 감각은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라며 웃는다. 그의 어머니는 ‘앙스모드’로 1970년대부터 백화점과 부티크를 주름잡고 현재도 왕성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안윤정 디자이너. 처음에는 누구의 딸로 이슈가 되지 않고 능력으로 일어서겠다는 욕심에 엄마가 해주는 선배로서의 조언도 차갑게 거절했다고 한다.


이화여대와 LCF(London college of fashion)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하고, Elevon World의 후원으로 여러 차례 트렁크 쇼를 여는 등 나름의 커리어를 쌓았지만 ‘엄마 덕’으로 치부되는 후광은 부담스러운 것이었다고.


“물론 지금은 후회합니다(웃음). 패션에 대한 관심과 재능도 40년 동안 부모님이 만들어놓은 기반에서 펼쳐 보일 수 있었기에 감사할 줄 알아야죠. 기왕 ‘안윤정의 딸’로 알려진 것, 더 잘하자는 동기부여가 됩니다.”


이번 ‘코트리’에서는 무엇을 보여줄지 물었다. 그는 “도시 여성의 스타일, 지나치게 차갑거나 외롭지 않은 ‘레하’만의 색, 클래식하고 오래도록 입을 수 있는 옷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