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칼럼> 한국패션산업의 ‘새로운 리더십’
2018-02-14 ingi@fi.co.kr
정인기 패션인사이트 편집국장

한국 패션산업의 진보적 전진을 위한 '새로운 리더십'에 패션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잔여 임기외에 4연임을 하여 14년간 재임한 원대연 회장의 차기 회장 연임 포기선언 이후 패션협회는 지난 8일 이사회를 통해 김귀열 슈페리어 회장 등 5인의 신임 회장 추대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지난 13일엔 첫번째 추대위원회의를 개최했다. 협회는 이날 회의에서 1순위자를 선정하고 이후 당사자와 협의를 거쳐 단일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일정만 보아서는 마치 무엇에 쫓기듯이 신임 회장을 옹립하려는 듯한 인상을 지울수가 없다. 많은 패션인들은 신임 협회장의 현안 과제로 '변혁기 패션산업에 대한 새로운 비전 제시'를 최우선 순위로 꼽고 있다. 그 안에 담아야 할 내용으로는 4차산업 혁명의 도입시기에 인공지능, 빅데이터, 핀테크, 블록체인 등 수많은 신조류와 결합하여 패션산업의 지속가능을 담보로 하는 업그레이드를 주도하며, 이로 인해 젊은 인재들이 다시 패션업계로 유입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경의 의미가 사라진 글로벌 시대 우리 패션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젊은피가 수혈될 수 있도록 산업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는 뜻이 담긴 바람인 것이다.

기업과 디자이너, 인프라 스트럭처 등 산업 구성 주체 간의 견고한 파트너십도 시급한 과제이다. 애초 한국패션협회는 패션 디자이너들을 중심으로 하는 산업 단체로 출범했지만, 원대연 회장 취임 이후 협회 예산 마련에 방점을 두고 기업 일변도로 운영이 되면서 다수의 디자이너들이 이탈하여 '디자이너연합회'를 별도로 만들며 패션협회와 거리를 두어 왔다.

업계 관계자들은 "패션산업은 디자이너, 기업, 인프라, 플랫폼 등 밸류체인으로 연결된 산업 주체들이 활발하게 교류하며 동반성장해야 한다. 디자이너는 소비자와 공감할 수 있는 매력 있는 콘텐츠를 끊임없이 토해내고, 기업은 이를 성장시키는 울타리가 되어줄 때 동반성장은 물론 패션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의견을 개진한다.


산업비전 수립·업계 단합·재정 해결할 수장 모셔야
협회의 재정문제도 심각한 현안 과제이다. 협회는 지난 2012년 11월 성수동에 아파트형 공장인 에이팩센터에 사무실을 분양받았다. 분양대금 중 계약금 마련은 협회가 이천 한국패션물류단지 개발에 기여한다는 계약에 따라 개발 수익금 중  일부를 받아 사용하려 했지만, 아직까지 5억원 이상이 미수로 남아있다는 후문이다. 계약된 내용대로 돈을 받지 못 한 것도 문제지만, 애초에 재정이 튼튼하지 못한 협회가 고정자산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재원 마련계획도 미흡한데  투자의미도 없는 아파트형 공장을 매입하면서 협회는 회원사들에게도 선뜻 밝히지 못하는 부채를 늘 안고 재정계획을 세워야하는 문제에 수년째 놓여있다. 이런 까닭에 회비외에는 특별한 자체 수익모델이 거의없이 정부 사업에 의존하여 인건비 등 경상비를 사용하는 협회는 늘 살림살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새롭게 중책을 맡을 협회장은 이러한 현실적 문제를 정확히 인식하고, 부실한 정관 규정 등을 손보고 상근 책임자 중심으로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 또한 업계의 바램이다. 일반적으로 특정산업 단체의 회장은 명망있는 기업의 오너가 상징적이면서 바람막이 역할을 맡고, 실무는 전문성을 가진 상근 책임자 중심으로  하는 사무국에 의해 책임경영을 해 나가야 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협회는 기업 회원사들의 현안을 모아 이를 공동으로 해결하는 구심점이 돼야 한다. 민간 차원에서 해결하면 좋겠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사업을 키우고 이를 통해 산업이 발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춰야 하며, 때로는 정책 입안과 예산 지원을 위한 대정부 및 입법부 상대의 로비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임 회장 추대위원회는 이처럼 산적한 협회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을 세워야 한다는 측면에서 쉽지 않은 숙제를 풀어야 한다. 그러나 8일 위원회 구성과 2일간(업무일 기준) 추천을 받은후 3일째 의견을 합치한다는 것이 너무 성급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22일 총회를 연기하더라도 최선의 적임자를 삼고초려하여 추대함으로써 산적한 현안을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중요한 시기에 중책을 맡은 추대 위원들과 협회 사무국은 한국패션산업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 사심없이 봉사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를 선정하는데 진정으로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