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패션, 글로벌 브랜드 인수 활발
2017-09-01박상희 기자 psh@fi.co.kr
거리스, ‘비비안탐’ 확보…주력 브랜드 업그레이드 고민해야
중국 여성복기업 거리스가 ‘로렐’ ‘에드하디’‘이로’ 에 이어 ‘비비안탐’의 라이선스를 손에 넣으며 브랜드 확보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거리스의 ‘로렐’ 패션쇼


중국 여성복기업 거리스가 ‘비비안탐(Vivienne Tam)’의 중국 내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이 회사는 이번에 ‘비비안탐’을 손에 넣으며 고급 패션그룹으로 거듭나기 위한 포트폴리오 구성에 한 단계 더 가까워졌다.

‘엘레세이(Ellassay)’로 잘 알려진 거리스는 지난 8월 9일 신규 투자를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3600만위안(61억원)으로 포니파워리미티드(Peony Power Limited)가 가진 비비안탐패션의 주식 75%를 인수했다. 동시에 중국 내 라이선스권도 가질 수 있게 됐다.
‘비비안탐’은 홍콩에 기반을 둔 탄옌위 디자이너가 1994년 론칭한 고급 여성복 디자이너 브랜드. 전세계에 3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중국 전통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자연풍경, 꽃, 새 등을 패턴으로 활용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거리스는 인후 후에도 ‘비비안탐’의 기존 디자인팀에 상품기획을 맡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거리스는 브랜드 전개에 필요한 서플라이 체인 보강, 유통망 확장, 브랜드 홍보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그 첫 단계로 올해 안에 중국 베이징에 ‘비비안탐’의 첫 번째 매장을 오픈한다. 거리스는 2018년까지 순차적으로 매장을 15개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브랜드 다각화로 소비층 확대
거리스의 브랜드 인수는 다각화 전략에 따른 것이다. 거리스는 지난해 실적보고서를 통해 ‘단일 브랜드에서 벗어나 브랜드 다각화로 중국 고급 패션그룹으로 거듭나기 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을 공식화했다.

란디 거리스 이사는 앞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5년 동안 10개의 브랜드를 인수해 더욱 다양한 상품으로 더 넓은 소비층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거리스는 2015년 상장 이후 공격적인 브랜드 인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8억위안(1360억원)을 투자해 독일 ‘로렐(Laurel)’, 미국 스트리트패션 ‘에드하디(Ed Hardy)’, 프랑스 캐주얼 ‘이로(IRO)’ 등 글로벌 브랜드의 중국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이러한 인수 전략은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6년 거리스 매출은 11억3200만위안으로 전년대비 35.5% 상승했다. ‘에드하디’는 중화권에 116개 매장을 오픈하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거리스가 80%의 주식을 가진 ‘에드하디’의 모회사인 탕리글로벌은 2016년 전년대비 71.8% 늘어난 2억4300억위안의 순익을 남기며 거리스의 실적호조에 일조했다.


너도나도 글로벌브랜드 인수
해외 브랜드 확보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거리스만의 전략이 아니다. 2016년은 중국 기업의 해외 패션브랜드 인수가 가장 활발한 해였다. 3월말 산동루이그룹은 13억유로를 투자해 ‘마쥬’ ‘산드로’ 등을 전개하는 프랑스 SMCP를 인수했다. 또한 9월초에는 웨이거나스가 57억위안을 투자해 한국 이랜드그룹의 ‘티니위니’를 손에 넣었다. 이어서 12월에는 강타이홀딩스가 14억6000만위안에 이탈리아 주얼리그룹 브첼라티(Buccellati)의 주식 85%를 인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란디 이사는 “기존 유통망에 브랜드가 입점할 때 글로벌 브랜드에게 제안되는 내용이 국내 브랜드에 비해 훨씬 유리한 반면, 중국 기업이 글로벌 브랜드 유통권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이미 20여 년 가까이 패션사업을 하고 있는 거리스도 그 조건을 맞추기 쉽지 않은 부분이 있어 큰 비용을 투자해 인수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제살 깎아먹기’ 피해야
다만 인수에 따른 리스크는 여전히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일례로 ‘로렐’이 지난해 11월 파산하면서 거리스의 주가가 한 달만에 16% 폭락하기도 했다. 또한 글로벌 M&A 경험 부족으로 인해 강력한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적정 가격에 인수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외에도 거대한 투자금액에 비해 프로젝트 전개가 느리고 성과가 더뎌 주주들의 불만을 사기도 한다.

무엇보다 브랜드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지면서 자체 주력 브랜드에 대한 집중도가 낮아져 실적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위험요소다. 거리스의 주력 브랜드인 ‘엘레세이’의 경우 지난해 매장이 347개에서 341개로 줄어들었다. 매출 또한 7억9700만위안으로 전년대비 3.3% 하락했다. 글로벌 브랜드 수혈이 ‘제살 깎아먹기’가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사실 중국 전통 패션브랜드는 최근 몇 년 새 글로벌 브랜드와 이커머스 기반의 브랜드의 이중 공세에 시달려 왔다. 상장을 통해 브랜드 확보, 마케팅 등에 힘을 쏟을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한 기업은 다양한 전략을 시도하며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엘레세이’와 같은 패션브랜드가 젊은 소비자와 어떻게 교감하며 브랜드를 업그레이드해 나갈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한 시기다.

출처 : 방직복장주간
정리 : 박상희 기자  번역 : 유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