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의 시대’의 패션 경영
2006-01-23
인류 역사에 경영학이 등장한 것은 200년 전쯤이라고 한다. 제법 오래됐을 법한 경영학의 역사가 그렇게 짧다는 것이 놀랍다. 사실 ‘경영학’이 있기 전에도 ‘경영’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경영이라는 말은 사용되지 않았어도 경영 행위는 인류 역사가 시작될 때부터 있었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글·선원규(한섬 경영기획실장)
인류의 기원을 기록한 성경의 창세기를 읽어보면 하나님 당신이 경영자로서 우주를 경영하고 있고 인간에게 경영자로서의 미션(Mission)을 부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성경에 따른다면 인간은 창조세계의 경영자로서의 사명을 위해 창조되었고, 따라서 인류역사와 경영은 함께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인간의 경영 행위는 산업혁명 시대에 기업의 등장, 정치체제의 정비 등 급격한 사회 분화를 거치면서 하나의 학문으로 발전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체계적인 경영관리 기법들이 도입되었고 이러한 경영학의 발전으로 오늘날과 같은 거대 복합사회를 이룰 수 있었다.
20세기를 경영의 시대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단적인 예로 피터 드러커가 20세기 인류의 최대의 발명품이라고 추켜세운 ‘회계제도’가 없었다면 오늘날과 같은 기업이 존재하기 힘들었을 것이며 기업이 없으면 산업의 발전도, 그에 따른 정치제도의 발전도, 사회문화의 발전도 기대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작은 키 하나로 거대한 선박을 움직이듯이 거대한 사회를 움직이는 것은 언뜻 보기에는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작은 ‘회계제도’와 같은 경영 도구들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발견할 수 있다. 이런 경영 도구들은 21세기에도 여전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키가 될 것이다. 특히 21세기 경영 환경은 그동안 우리가 경험해온 것과는 차원이 다른 또 하나의 패러다임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패션 산업에서 예견되는 미래 핵심 경영 환경은 무엇인가? 그러한 경영 환경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21세기의 경영 환경은 여러 신문지상에서 여러 대가들이 예견하고 있는 대로 지금까지와는 많이 다를 것이다. 어찌 보면 그동안 개념적으로 이야기되어 오던 사회가 구체적으로,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시대가 될 것이다.
글로벌 경제의 현실화
예견되는 미래 환경 변화를 간단히 요약해 본다면, 첫째 교통·통신의 발달로 인한 글로벌 경제가 현실화될 것이다. 글로벌 경제란 세계 경제가 지역의 경계를 넘어서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된다는 것이고, 이는 기업 입장에서는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기업에게 주는 메시지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것이고 글로벌 경쟁력이 기업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패션 시장에서는 지난 한 해 동안 백화점을 중심으로 수입 브랜드의 국내 진출이 활발했고 올해에는 SPA 브랜드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글로벌 브랜드와의 일전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러한 소식들은 그동안 국내 패션시장에서만 군웅할거하고 있던 우리 패션업계에 열강들이 몰려들고 있는 형국이어서 적잖이 걱정이 되는 상황이다. 이런 환경에서 우리는 어떤 정책과 전략을 취해야 하는가?
꿈의 커뮤니케이션 시대
둘째로 큰 환경 변화는 우리가 지금 혁신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IT분야의 혁신은 우리가 몸소 체험하고 있는 바와 같다. 지금 우리는 손바닥 안에서 이동하면서 TV를 청취할 수 있는 환경에 살고 있다. 꿈의 커뮤니케이션 시대, 유비쿼터스 환경이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누구와도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환경은 우리에게 엄청난 기회임과 동시에 위협이다. 이러한 변화는 고객들의 사고방식, 소비 패턴,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고 커뮤니케이션 매체를 바꾸게 할 것이다.
과거에 중요했던 것이 이제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되고 새로운 대안들이 계속 쏟아져 나올 것이다. 이것이 패션 경영과 무슨 관계가 있는가? 고객들이 느끼는 변화의 속도감은 직간접적으로 ‘변화의 비즈니스(Business)’인 패션산업에서 더욱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 이제 패션 사업에서 기존 패션의 진부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고, 이런 고객의 욕구는 패션산업에서 ‘트렌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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