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 봄/여름 홀리넘버세븐 컬렉션 |
3년간의 지루하고 길었던 코로나 펜데믹 터널에서 벗어난 '포스트 코로나'의 시작을 의미하는 2023 봄/여름 서울패션위크의 첫날 피날레 무대는 듀오 디자이너 최경호, 송현희 부부가 이끄는 '홀리넘버세븐'의 몫이었다. 패션쇼가 시작되고 바닥에 깔려서 서서히 퍼지는 드라이 아이스로 마치 파도가 치는 분위기를 연출한 패션쇼장은 몽환적이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시즌 마다 성경을 기반으로 하는 컬렉션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홀리넘버세븐'의 듀오 디자이너는 이번에서 성경 요한일서의 4장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나니 이는 하나님의 사랑이시라'라는 구절에서 영감 받아 '파도처럼 밀려오는 사랑(WAVE of LOVE)'을 주제로 어떠한 상황이 오더라도 절대 변하지 않는 파도처럼 사랑하길 원하는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의상에 담아냈다. 파도의 출렁임으로 감정의 변화와 움직임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듀오 디자이너의 의도는 파도의 물결 디테일을 프릴과 드레이핑으로 표현해 입체감이 돋보이는 볼륨감 있는 '움직임'을 정교한 디테일로 담아냈다.
특히 '홀리넘버세븐'은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의상의 80% 이상을 재생 원단으로 사용하고 환경 친화적인 소재를 사용해 상품을 생산해내는 등 지속 가능한 패션을 통해 자원순환에 기여하는 패션 브랜드로도 유명하다. 이번 시즌 컬렉션에서도 제로웨이스트를 지향하는 지속가능 브랜드답게 재활용된 코튼, 레더, 폴리, 울 등 리사이클 소재와 모달, 페이퍼 얀, 쥬라실, 뱀부 등 천연 소재의 비중이 단연 압도적이었다. 수명이 다된 웨딩드레스를 업사이클링해 새로운 드레스와 액세서리로 변주한 부분은 듀오가 추구하는 지속가능성의 핵심이 '자연 순환'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스트리트 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데님, 펀한 스트리트 감성의 자수 디테일, 젠더리스 테이스트의 실루엣, 섹시하고 과감한 컷, 페미닌한 러플과 주름, 반짝이는 질감 등은 80년대 감성을 요즘 스트리트에 어울리는 로맨틱한 뉴트로 감성으로 변주했다. 아울러 젠더리스 느낌의 그런지 스타일로 변주된 걸 크러시 스타일은 색다른 시도였다. 내유외강의 매력이 넘치는 걸 크러시 스타일을 때로는 미니멀한 순수함으로 때로는 맥시멀한 활발함으로 다양한 변신을 시도했다. 어쩌면 그동안 유니섹스 스트리트웨어 룩을 추구했던 브랜드가 여성복으로 갈아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페미닌 요소들이 다수 눈에 띄었다. 이 기회에 젠더리스 여성복으로 갈아타는 것이 포스트 코로나의 선택과 집중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쨌든 로맨틱한 페미닌과 빈티지한 레트로가 만난 이번 시즌 홀리넘버세븐은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나름 도약의 날개를 펼쳐 보였다.
이번 시즌 쇼 노트를 통해 디자이너 최경호는 "오늘 이 시대의 문제는 사랑에서 멀어졌다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진전한 사랑의 의미를 다시 한 번 깨닫고 고민하면서 이번 컬렉션을 준비했다. 어디서 무엇을 하거나 어떠한 상황에서도 파도처럼 변함없이 내가 가진 사랑을 나누고 싶다는 나름의 다짐을 고백하는 러브 스토리를 들려주고 싶었다. 나는 나약하고 때로는 감정이 파도처럼 움직이고 출렁일지라도 내가 누려온 모든 것에 당연함이 없음을 깨닫고 다시 감사하며 그 자리로 돌아가 사랑을 품고 실천하는 삶을 살고 싶다"라고 밝혔다.
남성복과 여성복을 각각 전공한 부부 디자이너가 만들어가는 로맨틱 스트리트웨어 브랜드 '홀리넘버세븐'는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긍정과 희망의 스토리를 의상에 녹여내 뻔하지 않고 'FUN'한, 하지만 위트 있지만 가볍지 않은 디자인으로 패션을 '입는 사람의 언어'로 변주해 MZ세대 소비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서울패션위크>
 2023 봄/여름 홀리넘버세븐 컬렉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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