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가루 집안(?)의 노란색들
2006-02-13 최경원
노란색은 귀엽고 따뜻한 인상을 주는 색이다. 하지만 노란색은 단지 이런 몇 가지 정서적 인상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다양한 면모를 가지고 있다. 같은 노란색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빨간색과 파란색이 다른 것만큼이나 서로 다른 인상을 강하게 보여주는 것이 노란색들이다. 그래서 노란색은 다른 색에 비해 그만큼 표현의 폭이 넓고 풍부하다.
귀여운 노란색
3원색을 사람에 비교해 보면 그 특징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예를 들어 파란색은 남자의 성격이 많이 느껴지고 빨간색은 여자의 성격이 강하게 느껴진다. 노란색은 그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애기 같다. 이렇게 되면 3원색은 단란한 한 가족이 되어 색이라는 견고한 가정을 이루게 된다. 3원색 중에서 가장 어리게 보이는 노란색은 그 특유의 천진난만함 때문에 파란색이나 빨간색의 강력한 카리스마에 비해서는 다소 여리고 단조로워 보인다고 생각하기가 쉽다. 
<그림 1>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개나리를 연상시키는 노란색은 귀엽고 깜찍하다. 하지만 이런 노란색도 오랫동안 볼 것 같으면 특유의 지리하고 따분한 느낌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노란색은 다른 원색에 비해서 좀 특이한 성격이 있다. <그림 2>에서처럼 노란색은 초록색과 오렌지색에 걸쳐서 자신의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
연결된 색들의 면면은 다른 원색의 인접색들처럼 무난한 듯이 보인다. 객차들이 연결된 기차의 행렬처럼 그저 그렇게 서로 끈끈하게 연결되어 하나의 군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그림 3>의 디자인들을 한 번 살펴보자.
<그림 3-1>은 오렌지색에 많이 가까운 노란색의 인접색이다. 노란색의 기운이 느껴지기도 하고 빨간색의 느낌이 들기도 하는 중간색이지만 여타의 중간색에 비해서 자신만의 개성이 아주 강하다. 친근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노란색의 치기어림보다는 활동적이면서 세련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최근에 각광받고 있는 색이기도 하다. <그림 3-2>는 녹색에 가까운 노란색의 인접색이다. 녹색의 느낌과 노란색의 느낌을 모두 가지고 있는 색이다. 역시 노란색 특유의 친근함을 가지기는 하지만 좀더 활발하고 세련되어 보인다.
<그림 3-3>은 노란색에서 빨간색에 걸쳐 있는 노란색의 인접색이라고 할 수는 있지만 오렌지 계통이라고 하기에는 어려운 색이다. 그렇다면 이 색은 어디에 속하는 색일까? 이것은 노란색만이 가지는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노란색에서 빨간색 쪽으로 넘어가는 색은 그 중간색인 오렌지색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계통으로 황토색이나 고동색의 계통이 하나 더 있다. 이 계통의 색들은 노란색에 비해 채도나 명도가 낮다는 특징도 있지만, 어쨌든 오렌지 계통의 색들과는 분명히 그 성격이 다르다. 그래서 우리는 노란색에서 빨간색으로 연결되는 색의 길을 오렌지색을 거쳐가는 것과 황토와 고동색을 지나는 두 가지로 정리할 수가 있다. 이렇게 색의 연결이 하나가 아니라 둘이 되면 노란색에 속하는 색들의 표현 범위는 다른 색에 비해 아주 넓어진다.
<그림 3-3>의 색은 그런 의미에서 <그림 3-1>의 색과 비교가 되는 색이다. 어쨌든 <그림 3>들에서 구현된 색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같은 계통의 색들이긴 하지만 모두 다른 색인 것처럼 색의 개성이 강하다. 일반적으로 다른 색의 인접색들인 경우에 그 색이 어떠한 색이 되었든 기준색의 잔영이 강하게 느껴지는 데에 반해 노란색의 인접색들은 각자의 개성이 강하게 느껴진다. 이것은 색상환을 기준으로 했을 때만이 아니라 명도에 따라서도 그러하다. 예를 들어 <그림 4>에서처럼 노란색의 명도가 높아졌을 때 이렇게 밝아진 노란색은 원래의 노란색이 밝아졌다는 느낌보다는 노란색이나 빨간색처럼 전혀 다른 색이라는 느낌을 준다. 
위의 패션 디자인을 보면 명도가 높은 노란색으로 되어 있지만 각각의 색들은 어떤 중심색에 명도를 높인 것이라고 보이지 않고 마치 독립적인 색처럼 개성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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